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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임대주택&부동산

도이체發 `제2리먼` 공포

by 큰바위얼굴. 2016. 10. 2.

 

도이체發 `제2리먼` 공포 … 겁먹은 헤지펀드 줄줄이 이탈

 

Mk뉴스 2016.10.01 13:38:25

 

美, 15조원 벌금 물린후 투자심리 얼어붙어…연초대비 주가 반토막·CDS프리미엄도 급등

외신 "ECB지원 기대…리먼보다 나은 상황"

獨 2위 은행 코메르츠방크도 인력 구조조정

 

◆ 도이체방크 후폭풍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펀드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에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한 헤지펀드들이 수십억 달러의 현금을 인출하고 주식 공매도에 나서면서 도이체방크가 '제2의 리먼브러더스'가 될 것이라는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가 경영난으로 전체 인력의 20%에 달하는 96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도이체방크발(發) 은행 위기가 독일과 유럽은 물론 세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밀레니엄파트너스, 캐풀라(Capula)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로코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QR 캐피털 매니지먼트, 시타델, 룩소르 캐피털 그룹, 마그네타 캐피털 등 10개 헤지펀드들이 잇달아 도이체방크에서 자금을 인출했다.

 

이들은 도이체방크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비즈니스(주거래) 헤지펀드로, 도이체방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파생상품을 다른 은행으로 옮기고 일부 현금을 인출했다.

 

 

 

WSJ에 따르면 이들 헤지펀드가 최근 인출했거나 인출할 예정인 금액은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WSJ는 이와 관련해 "헤지펀드들이 도이체방크와의 거래를 전면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야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고 있다"며 "도이체방크가 처한 위기 상황으로 고객들이 불안해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헤지펀드들이 도이체방크에서 돈을 빼고 있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자 이 은행에 맡겼던 수십억 달러의 자산이 동결돼 고통을 겪었던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즉각 사태 진화에 나섰다. 도이체방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거래고객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투자자들이며 이들 중 대다수는 우리의 안정적인 재정 상황과 최근의 실적 개선세, 미국과의 소송 진행 과정, 현재의 거시경제 환경 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도이체방크가 보유한 유동자산은 2230억유로(약 276조원)로 넉넉한 편이다. 도이체방크에서 돈을 빼 간 헤지펀드들의 자산도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체 고객 자산 수천억 달러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문제는 파생상품 위험 노출액이 46조유로로 어마어마한 데다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다른 헤지펀드들도 자금 인출에 가세할 경우 도이체방크에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도이체방크의 사태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발을 빼고 있다. 헤지펀드들의 자금 인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도이체방크의 주식예탁증서(ADR)는 지난달 29일 장중 한때 9.1%나 하락했다. 유럽 증시에서도 주가가 장중 10.18유로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연초 주가 대비 절반에도 채 못 미치는 수준이다. 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주식에 대한 공매도 비중도 3.1%로 지난달 27일 2.4%에서 크게 올랐다. 주가 추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숏(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신용위험은 급등했다. 도이체방크의 5년물 선순위채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228bp(1bp=0.01%포인트)로 급등하며 6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5년물 후순위채 CDS 프리미엄 역시 459bp로 급등했다.

 

도이체방크가 위기에 처하게 된 직접적 원인은 미국 정부의 벌금 부과다. 도이체방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불완전 판매했다는 혐의로 미국 사법부에서 140억달러(약 15조5000억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선고받았다. 글로벌 저금리와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 부실 증가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도이체방크가 벌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독일 정치권도 내년 선거를 의식해 구제금융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도이체방크 위기가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위기가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도이체방크는 고객 기반도 다양하고 상품 구성·유동성 등 여러 측면에서 당시의 리먼브러더스보다 나은 상황"이라며 "결정적으로 리먼브러더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로부터 외면받은 것과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매각이 힘든 자산을 ECB가 나서 현금으로 교환해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미국 법무부와 협상을 통해 과징금 규모를 현재 3분의 1 수준인 50억달러까지 줄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올해 초 MBS 부실판매로 도이체방크와 비슷한 15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골드만삭스가 협상을 통해 벌금 규모를 51억달러로 줄인 바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벌금 규모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코메르츠방크는 2020년까지 직원 1만여 명을 감원하고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당분간 배당금 지원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총 11억유로(약 1조4000억원)를 절감하고 최대 103억유로(12조7000억원)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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