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축산업계, 대선 공약 요구

청와대 ‘농축수산업수석’ 신설…축산식품업무 일원화해야

 

농민신문 2017.4.5

 

범축산업계, 대선 공약 요구사항 10가지 살펴보니

 

판매·유통 지원 강화

김영란법서 축산물 제외를 도축·가공 등 자금 지원 필요

 

 

　축산관련단체협의회·전국축협운영협의회·한국축산분야학회협의회가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에게 전달할 범축산업계 공약 요구사항을 확정했다. 범축산업계는 공약 요구사항을 빠른 시일 내에 각 정당에 전달할 예정이다. 범축산업계의 대선공약 요구내용과 그 배경을 살펴본다.

 

 

　① 농축수산업수석 신설 또는 대통령 직속 ‘농축산업발전위원회(가칭)’ 설치

 

　축산업은 식량주권 확보와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지만, 산업 발전을 위한 인적·물적 지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축단협에 따르면 현재 청와대 수석 10명 가운데 농정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인력은 없다. 또 2017년 정부 총 예산액(400조7000억원) 중 농림축산식품 관련예산은 3.6%(14조4887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범축산업계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농축산업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농축수산업수석 신설 또는 농축산업발전위원회 설치를 주장했다.

 

 

 

　② 축산 관련 식품업무 농림축산식품부로 환원

 

　현재 축산식품 위생관리는 생산·가공단계를 농식품부에서, 유통·판매 단계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원화된 관리체계로 인해 축산식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 규명과 해결책 제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범축산업계는 축산식품의 안전관리를 농식품부로 일원화해 체계적인 식품위생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줄 것을 요구했다.

 

 

 

　③ 축산물 자급률 목표 상향 설정 및 달성을 위한 정책지원 강화

 

　법으로 축산물 자급률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이 요구사항에 담겼다. 이는 육류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국내산 축산물의 자급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서다.

 

　쇠고기 수입량은 2000년 23만8000t에서 2016년 36만2000t으로 늘었다. 이 영향으로 자급률은 52.8%에서 37.7%로 15.1%포인트 하락했다. 돼지고기 수입량도 9만6000t에서 31만9000t으로 증가했으며, 자급률은 86.4%에서 76.7%로 떨어지면서 80%선이 무너졌다.

 

 

 

　④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서 농축산물 적용 제외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농축산물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17년 설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판매액(4585억원)은 2016년(5356억원) 설에 견줘 14.4% 감소했다. 농축산물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법 적용대상에서 국내산 농축산물을 제외하거나 허용가액 기준을 대폭 인상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게 범축산업계의 요구다.

 

 

 

　⑤ 축산물 유통 관련정책 지원 강화

 

　현행 축산법상 축산업의 범위는 생산부문으로만 한정돼 있고, 도축·가공 등 유통부문은 제외됐다. 이 때문에 축산정책은 생산자 위주로 이뤄져왔다. 패커(생산·도축·가공·판매 일관체계)가 발달돼 유통부문을 중요하게 취급하는 축산 선진국과는 동떨어진 방향이다. 따라서 유통부문에 생산자와 동일한 정책금리 1% 지원, 축산업 정의에 유통 분야를 포함하는 축산법 개정, 수출활성화 자금지원 등을 요구사항에 담았다.

 

 

 

　⑥ 축산업 기반유지를 위한 무허가축사 적법화 대책 마련

 

　국내 전체 축산농가(11만5000가구)의 52.2%인 6만190호가 무허가로 분류돼 있다. 무허가축사 적법화 유예기한(2018년 3월24일)이 일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현재 적법화가 완료된 농가는 2.4%에 그친다. 따라서 범축산업계는 가축분뇨법 개정을 통한 적법화 유예기간 연장을 공약으로 약속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입지제한구역 내 농가를 구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농가들의 적법화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이행강제금 경감률을 현행 50%에서 90%로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⑦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축산농가 피해보전 대책 강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발효 후 15년간 누적될 축산업 피해액이 7조3000억원, 한·EU FTA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범축산업계는 피해보전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일곱번째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여기엔 피해보전직불금 발동기준을 3개년 평균가격의 90%에서 100%로 완화하고 보전비율도 95%에서 100%로 상향시켜줄 것을 바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⑧ AI 방역과 관련한 특별법 제정 등 청정축산 구현을 위한 정책지원 강화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청정축산을 구현하기 위한 방안 마련도 빠지지 않았다. 농가별 냄새 저감시설 설치자금 지원과 축산 냄새 관리를 위한 조직·인력 확충을 공약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또 특별법 제정을 통한 AI 고위험지역의 농장 이전·폐업과 시설현대화 지원, 거점 계란유통센터 설치를 통한 가금류 방역 선진화 방안도 제시했다.

 

 

 

　⑨ 농지와 간척지를 활용한 조사료 생산확대로 경영비 절감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비를 절감하기 위해선 조사료 생산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축산업계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농가가 벼 대체작물로 조사료를 재배했을 때 1㏊당 300만원의 생산보조금을 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또 조사료 재배 활성화를 위한 간척지 임대기간을 현행 1~5년에서 5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동시에 사료가격 안정을 위한 자금과 세제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해줄 것을 제안했다.

 

 

 

　⑩ 기업의 가축사육업 진출 제한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이 가축사육업에 진출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영세농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범축산업계는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기업의 축산업 진출 제한을 요구했다. 또한 농가규모에 따라 정부자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