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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찾아서

by 큰바위얼굴. 2018. 2. 21.

 

"블록체인, 레고처럼 쉽게 조립할 수 있다"

 

임유경 기자2018.02.01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찾아서]①블로코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겁습니다. 그러나 그 논란과 상관없이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4차산업혁명 시대 새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이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찾아서' 시리즈를 시작합니다.[편집자주]

 

 

블록체인이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개발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면서, 관련 개발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로코는 "블록체인을 레고처럼 쉽게 조립할 수 있게 하자"는 비전을 가지고 이 시장을 개척 중이다. 지난 2015년 국내 최초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플랫폼 코인스택을 출시한 후 지금까지 약 30 건 넘는 상용화 사례를 확보했다. 대형 글로벌 SW벤더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해 만든 결과다.

 

 

L카드 블록체인 기반 생체인증 간편 로그인, J은행 블록체인 기반 전자서명 간편 로그인, S카드사 블록체인 기반 바우처 등이 모두 블로코 코인스택으로 개발된 사례다.

 

 

블로코는 코인스택으로 "블록체인 개발에 스탠다드 SW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차근차근 실현 중이다. 지금 블록체인 개발 분야에선 그런 위치에 있는 SW가 없다. 세계 기업들이 블록체인 개발자를 채용할 때 '코인스택'을 자격요건으로 보는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블로코, 무엇을 만드나?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노드가 모든 거래를 기록하는 기술이다.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모든 노드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변조를 쉽게 검증해 낼 수 있어, 거래를 중개하는 제 3자 없이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는 이런 기술적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노드가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서로 같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블록코는 이런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구성에 필요한 일종의 데이터베이스(DB)와 미들웨어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김종환 블로코 상임고문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는 지금 각 도메인(산업분야)에 있는 업체들이 더 잘 만들 거라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 업체들이 블록체인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는 걸 도와주고, 파이의 일부분을 나눠 가진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로코 코인스택은 허가된 노드만 참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만들고 여기서 생성된 데이터의 신뢰를 이중으로 체크하기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에 해시값을 기록하는 구조를 지원한다.

 

 

예컨대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성하고 인증정보를 교환하다가, 백로그 데이터 등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담긴 블록이 형성될 때 암호화된 해시값을 퍼블릭 블록체인에 함께 저장해 준다.

 

 

김 상임고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노드 수가 적어 충분히 공격받을 수 있다"며 "퍼블릭에 블록체인에 해시값을 저장해 두면 프라이빗의 데이터의 위변조 여부를 이중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네트워크(퍼블릭 블록체인)가 가지고 있는 신뢰를 더 작은 네트워크(프라이빗 블록체인)에 투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로코는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연결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에 따라 '코인스택 비트코인' '코인스택 이더리움' '코인스택 아르고(자체 퍼블릭 블록체인)' 3가지 형태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블로코 코인스택은 기업 사용자가 원하는 블록체인 시스템 구조대로 설계할 수도록 모듈형 아키텍처로 만들어졌다. 여러 센터에 코인스택을 설치하고 비트코인에 주기적으로 등록할 수도 있고, 아르고라는 블로코 자체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데이터를 쌓고, 해시값을 비트코인에 저장할 수도 있다. 또, 클라우드에 올려 놓고 각각 리전을 분리시켜 사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제품 성능 비교 테스트 져 본적 없다"

 

 

 

블로코를 포함해 세계 10여 개 업체가 블록체인용 DB와 미들웨어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블로코는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과 비교해 성능과 생산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김 상임고문은 "A 금융사의 경우 약 3천500만 명이 쓰는 인증 서비스를 블록체인 위에서 구성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갑자기 몰릴 때를 처리 능력이 있어야만 (블록체인 플랫폼)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수주 점유율(자료=블로코)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수주 점유율(자료=블로코)

 

이어 "코인스택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글로벌 IT벤더보다 훨씬 나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초당 만 단위 트랜잭션을 처리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니까 가능 하지만, 동급 프라이빗 업체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성 측면에선 "기업이 당장 블록체인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코인스택은 API/SDK 형태로 공급하기도 하지만, 기업이 바로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돌입할 수 있게 설치까지 다 해주는 턴키로도 제공된다. 심지어 하드웨어(HW)에 SW 플랫폼이 탑재된 '어플라이언스'형태도 공급한다.

 

 

■"블록체인이 혁신, 코인스택이 앞당긴다"

 

 

블록체인의 이점을 살린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블로코는 블록체인 혁신을 앞당기고 있다. 대학생들도 2박3일 해커톤 대회에서 코인스택을 이용해 '밴(VAN)사 없는 결제' 서비스를 뚝딱 만들어 낼 만큼 기술 진입 장벽을 낮췄다.

 

 

김 상임고문은 블록체인이 가장 빨리 혁신을 일으킬 분야로 '투표 시스템'을 들었다. 총선, 대선, 지방선거뿐 아니라 조합, 주총, 이사회 투표도 블록체인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파트 재개발 투표를 한다고 보자. 법무법인을 불러 참관 아래 재개발 투표를 해야 한다.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블록체인 투표 시스템을 이용하면 그런 역할이 SW로 대체되는 것이다. 더나아가 주총이나 이사회도 블록체인 투표 시스템이 도입되면 회사의 의사결정 방식도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도 해결된다. 의심이 들면 블록체인 데이터를 열어서 위변조를 확인해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 빠르게 블록체인이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콘텐츠가 디지털화 돼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접목하기 좋다"며 "온오프라인이 연결되는 분야는 현업의 이해도가 함께 올라가야 하므로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서밋에 참여한 모습.(사진=블로코 페이스북)

지난해 11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서밋에 참여한 모습.(사진=블로코 페이스북)

 

■"블록체인 시대 제2의 SAP는 바로 우리!"

 

 

블로코는 "기업들이 블록체인 인재를 채용할 때 우리 제품을 다루는 사람을 뽑게 하자"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

 

 

김 상임고문은 "모바일 개발자 채용을 보면 안드로이드 x.0 버전 이상 이런 기준이 있는데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조예가 깊은 자' 'Daap을 만들어본 자' 이런식이다. 아직 (스탠다드) SW가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우리 제품 이름이 들어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생 해커톤, 기업 대상 교육 활동에 많은 공을 쏟고 있다"며 "우리 제품을 접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개발자를 채용할 때 코인스택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며 꾸는 꿈도 있다. 블록체인 시대 SAP나 오라클을 뛰어 넘는 '글로벌 DB/미들웨어' 회사가 되는 꿈이다.

 

 

김 상임고문은 "블로코가 하는 일은 SAP나 오라클과 비슷하다. HANA DB(차상균 서울대 교수가 만든 제품으로, SAP가 인수함)처럼 인수가 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운이 좋다면 우리가 SAP 같은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속된말로 망상이 터진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SAP를 우리가 인수하고 싶다.(웃음)"고 말했다.

 

 

블로코는 벌써 글로벌 무대로 발을 내딛었다. 이달 영국에 '블로코 런던' 법인을 설립한다. 레드햇 부사장 출신을 법인장으로 영입했다. "블록체인 분야에서 SAP같은 회사가 나올 수 있다는 믿음으로" 블로코에 합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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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특허 세계적 강자…"기술력은 최고"

 

임유경 기자2018.02.06

 

코인플러그 어준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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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찾아서]②코인플러그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겁습니다. 그러나 그 논란과 상관없이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4차산업혁명 시대 새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이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찾아서'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한국은 블록체인 특허 강국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92건 출원했다. 출원 건수 면에서 중국(550건), 미국(282건)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다.

 

 

한국을 블록체인 특허 세계 톱3에 오르게 한 1등 공신은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아니다. 직원수 50명 남짓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코인플러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코인플러그는 전세계 기업 중 블록체인 특허를 두번째로 많이 출원했다. 1위는 중국 스타트업 부비(Bubi)로 26건이고, 코인플러그는 21건다. IBM(17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17건)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도 코인플러그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인플러그가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 하이퍼렛저, 차이나렛저 회원사이고 R3와 일본 핀테크 SBI와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이 회사의 기술력을 보여준다.

 

 

코인플러그는 스스로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하지만 "아직 경제적 성공을 이루진 못했다"고 평가한다.

 

 

기술력만 가지곤 성장하기 어려운 이유는 역시 규제 때문이다. 코인플러그는 암호화폐 거래소 CPDAX와 블록체인 플랫폼 등 두 가지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둘 다 한국에서 사업하기 녹록지 않았다.

 

 

코인플러그 어준선 대표는 "정부가 세계 최초 CDMA방식 이동통신을 상용화 했을 때 가진 도전 정신으로 블록체인 시장을 바라봐야 한국이 세계 블록체인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제한적 상황에서도 코인플러그가 추구하는 목표는 분명하다. "블록체인이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이 믿음이 맞았다는 점을 시장에 증명해 보이겠다"는 각오다.

 

 

■코인플러그 특허 기술 총집약된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

 

 

코인플러그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파이도렛저(Fidoledger)'를 바탕으로 금융권에 많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블록체인 기반 사설인증서 및 싱글사인온(한번에 관련 서비스 통합 로그인) 서비스 등을 여러 은행과 카드사에 구축했다.

 

 

최근엔 SK텔레콤, 전기안전공사, 보험회사와 함께 전기 설비에 IoT 센서를 달아 이상징후 데이터를 수집하고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블록체인 기반 IoT 플랫폼 사업도 추진 중이다. 블록체인에 IoT 센서 기록을 기록해 사고 발생 시 증거 자료, 참고자료, 보험료 산정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코인플러그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구성도(이미지=코인플러그)

코인플러그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구성도(이미지=코인플러그)

 

코인플러그는 또 한 시중은행이 추진하는 암호화폐 볼트서비스(금고서비스)의 기술개발사로 선정됐다. 볼트서비스는 암호화폐를 거래소에 맡기거나 스스로 보관하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은행이 대신 보관해 주는 서비스다. 바로 사업화는 어렵지만, 미래를 시장을 대비하기 위해 은행권도 준비에 나선 것이다.

 

 

코인플러그가 이런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특허로 입증된 기술력 덕분이다. 회사가 국내외 출원한 특허수는 모두 합치면 140여 개가 넘는다. 블록체인 기반 인증, 결제, 문서관리, 스마트 계약,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특허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어 대표는 지금같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사업으론 성장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에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기술적으로는 많은 것을 얻었는데, 경제적인 이익은 많지 않다. 아직 국내 환경이 블록체인에 돈 쓸 만한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념증명(PoC) 차원의 프로젝트가 대부분이고, 이익이 안 남아도 레퍼런스 확보를 위해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냉혹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어 대표는 이어 "그래도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면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이 다행"이라며 "대중의 이해가 높아지고 참여가 많아지면 할 수 있는 사업이 늘어 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특히 퍼블륵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공개(ICO)에 기대를 걸고 있다. "초기 기업들이 거대한 플랫폼을 만들고 마케팅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며 "아이디어 좋고 기술도 있는 업체들이 필요한 플랫폼, 사용자, 마케팅 비용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ICO이다"고 강조했다.

 

 

코인플러그도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ICO를 계획하고 있다. "각국 정부마다 ICO를 보는 입장이 조금씩 다르지만 긍정적으로 보는 나라들이 있다"며 "우리도 ICO를 준비 중에 있고 곧 백서를 공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일반 대중에 공개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아니고 해외 적격투자자에 한해서만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투자가 금지된 나라에선 진행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 해외에서 돌파구 찾는다

 

 

2014년부터 시작한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은 최근 정부 규제에 협력관계를 맺어온 은행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상당히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코인플러그 거래소 CPDAX는 현재 원화입금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동안 가상계좌를 받아온 우리은행이 내부 사정으로 실명계좌 시스템을 오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1월말부터 암호화폐 실명거래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코인플러그도 암호화폐 거래에 가상계좌 사용을 중지했지만, 실명계좌 시스템도 도입되지 못한 상황이다.

 

코인플러그 암호화폐 거래소 화면 캡처

코인플러그 암호화폐 거래소 화면 캡처

 

코인플러그는 다른 은행과도 실명거래시스템 연결을 위해 의사를 타진 중이다. 코빗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생긴 거래소로, 현재 빅 4로 불리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거래소뿐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 관련 사업도 최근 냉각 분위기다. 코인플러그는 편의점과 비트코인 선불카드 판매, ATM을 통한 출금 사업도 진행해 왔다. 은행권과 선불카드 판매, 카드사와 비트코인으로 포인트 전환 등의 사업도 하고 있었다. 이 모든 사업이 최근 규제 분위기로 모두 중단됐다. 홈페이지에도 서비스 중지에 대한 공지를 게시했다.

 

 

어준선 대표는 "거래소와 암호화폐 쪽 사업은 융단폭격을 맞은 수준"이며 "이제 국내에선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어 대표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사업경험을 살려 해외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어 대표는 "해외는 암호화폐를 국내와 다른 시각으로 보는 나라들이 많다"며 "해외 2~3개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상황에 대해선 "국내 암호화폐 광풍이 부니까 부작용이 우려돼 정부가 규제를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술과 산업에 대한 이해가 쌓일 것이고 글로벌 트렌드와 다른 방향으로 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어 대표는 코인플러그는 거래소 운영에 필요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모두 따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크립토커런시시큐리티스탠다드(CCSS)라는 비영리 제단에서 만든 규격을 그대로 지키고 있고, 웹사이트의 기본을 지켰는지 테스트하는 '모질라재단' 평가에서도 A+ 등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2의 CDMA 신화 만들려면...정부도 벤처 도전정신 되새겨야"

 

 

어준선 대표를 포함해 코인플러그 창립 멤버 중엔 현대전자 출신으로 글로벌 IT기업 시스코에 오랫동안 몸담은 사람이 많다. 현대전자의 CDMA 사업부가 '엑시오'라는 스타트업으로 독립했고, 이를 시스코가 1억7천만 달러에 인수했기 때문이다.

 

 

어 대표는 2000년대 초반 CDMA 분야에서 일하면서 정부의 과감한 추진력을 몸소 느꼈다. "당시 이동통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선택의 기로에 있었는데 퀄컴이라는 스타트업 기술을 믿고 정부가 CDMA라는 디지털 방식을 선택했다.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고 우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다. 지금의 갤럭시 신화가 나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어 대표는 "이후 정부의 그런 도전적 선택은 볼 수 없었다. (지금 블록체인에 바라는 점은)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개인이 신사업을 해볼 수 이는 활동을 할 수 있게 자리는 마련해 줘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코인플러그가 2014년 선보인 비트코인 ATM기기

코인플러그가 2014년 선보인 비트코인 ATM기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 분리 가능 여부를 놓고 국내에서만 논쟁이 뜨거운 상황도 같은 맥락에서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를 빼놓고 존재할 수 없다. 프라이빗은 암호화폐 없이 가능하지만, 큰 혁신을 가져오긴 어려운 사업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이 인터넷이라면, 프라이빗은 인트라넷이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를 바꾼다고 얼마나 큰 혁신이 일어나겠나. 관련 사업을 하는 블록체인 전문 기업도 SI비즈니스 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어 대표는 미래 세대를 위해 블록체인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미래는 중년과 장년이 경험했던 세상이 아니다. 이제 경제의 주역은 청년들인데, 청년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논의해야하고, 그들이 도전할 수 있게 배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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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젊은 의사의 꿈, 블록체인 타고 날다

 

임유경 기자2018.02.20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찾아서]③메디블록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겁습니다. 그러나 그 논란과 상관없이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4차산업혁명 시대 새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이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찾아서'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한 사람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가 스마트폰에 담기는 세상이다. 그런데 여기서 예외인 데이터가 하나 있다. 바로 의료 정보다.

 

 

의무기록, 엑스레이, MRI 영상 같은 의료 데이터를 스마트폰에 모으고 필요할 때 마음대로 활용할 순 없을까?

 

 

병원에 요청하면 데이터를 받을 수 있지만, 종이나 CD 형태라 개인이 체계적으로 모으는데 한계가 있다. 스마트폰에 넣으려면 디지털 문서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받은 디지털 문서는 사용자가 쉽게 위변조 할 가능성이 있어, 받아도 활용할 수 없는 반쪽짜리다.

 

 

두 명의 젊은 의사 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이런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풀어 보겠다고 나섰다.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 프로젝트 '메디블록' 얘기다.

 

 

메디블록은 스마트폰에 자기 의료정보를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사용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QR코드를 찍어 메디블록 사용자임을 인증하면 자기 데이터를 폰으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병원의 원본과 같다는 '신뢰'를 불어 넣겠단 아이디어다. 보이지 않는 '원본대조필 날인'이 찍히는 셈이다.

 

 

메디블록은 지난해 암호화폐 공개를 통한 자금조달(ICO)을 진행해 2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총 70개 국가에서 6천500명이 메디블록의 가능성에 투자했다. 자체 암호화폐 MED는 거래소에 상장돼, 현재 시가총액이 1억2300만 달러(약 1300억원)에 이른다. 메디컬분야 토큰 중 1등이다.

 

 

암호화폐가 서비스 확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메디블록 팀은 기대하고 있다. 사용자가 글을 쓰면 암호화폐로 보상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블로깅 서비스 '스팀잇'처럼, 개인과 병원이 메디블록 서비스에 참여하면 보상받는 구조를 만들었다.

 

 

메디블록 팀은 "결국엔 일상에 당연하게 스며들어 있는 서비스가 되겠다"는 당찬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한 헬스케어 서비스 만들자!"

 

 

개인의 의료 기록이 여러 병원에 흩어져 있고, 서로 교류가 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많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은 없는 게 사실이다.

 

 

메디블록은 이 문제를 '사용자 중심'에서 보면 보다 쉽게 풀 수 있다고 봤다.

 

 

이은솔 공동대표는 "우리는 개인이 자기 의료 데이터에 대한 주권을 갖지 못한 상황이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개인이 자기 데이터를 소유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원하는 사람에게만 그 데이터를 주고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메디블록의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메디블록에 따르면 병원이 환자에 디지털 문서 형태로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이미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선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데이터를 제3자에게 주는 것도 문제가 될 부분이 없다.

 

 

다만, 환자가 데이터를 받은 후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데이터 위변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치 2주를 20주로 바꾸는 일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위변조가 되지 않았다는 신뢰가 없다면 디지털 문서로 받더라도 활용하기 어렵다.

 

메디블록

메디블록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신뢰성 문제를 해결했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환자에게 데이터를 주는 단계에서 그 이력과 내용에 대한 해시값을 블록체인에 남겨, 환자가 제3의 의료기관이나 보험사,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 연구자 등에 데이터를 제공할 때 데이터를 원본과 동일한지 체크할 수 있게 해준다"며 "이렇게 하면 환자가 자기 데이터에 대해 신뢰성을 불어 넣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왜 블록체인인가?

 

 

사실 사용자 입장에선 이런 서비스가 블록체인 기반이라는 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잘 작동하는 서비스만 있으면 된다. 의료 정보의 위변조를 확인하기 위한 기술도, 굳이 블록체인이 아니어도 구현 가능하다. 디지털 사인 등의 기술이 이미 존재한다.

 

 

그럼에도 메디블록 서비스가 블록체인 위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 고우균 공동대표는 "의료 정보의 이력까지 증명하려면 디지털 사인 등 기존 기술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의료기록은 바뀌면 안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바뀌었는지 남아야 의미가 있다. 그런데 지금은 데이터가 그냥 덮어 씌워지고 이력이 남지 않는 구조"라며 데이터 이력까지 증명하는 데 블록체인이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정보가 블록체인 위에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이력과 내용에 대한 해시값만 블록체인에 남긴다. 해시값은 알아보기 어려운 문자열의 조합으로, 해시값을 통해 원래 데이터를 알 수 없다.

 

 

 

메디블록은 이 해시값을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구조를 택했다. 고 대표는 "퍼블릭이든, 프라이빗이든 블록체인 안에 들어가는 정보에 대해서는 민감한 데이터는 어차피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프라이빗이나 퍼블릭은 이런 논의에 있어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새롭게 커뮤니티에 들어와서 정보를 얻고, 무결성을 입증해서 활용하려는 사람들에겐 그 자체가 큰 허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 퍼블릭 블록체인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스팀잇에서 영감 얻은 '메디포인트' 인센티브 시스템

 

 

메디블록은 플랫폼이 활성화되는 데 기여한 사용자와 병원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구축했다. 블록체인 기반 블로깅 서비스로 성공한 스팀잇 모델을 차용했다.

 

 

이은솔 대표는 "스팀잇은 (글을 작성해) 생태계 기여한 사람에게 스팀이라는 일종의 포인트를 제공한다. 쌓인 글이 전체 생태계의 가치를 반영한다고 생각하고 생태계에 가치를 만들어 준 개인에 보상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경우 의료정보가 메디블록 생태계 안에 쌓이면 우리의 가치가 커진다고 생각한다"며 "그에 대한 보상으로 기여한 개인 사용자나 병원에 메디포인트를 준다"고 덧붙였다.

 

(이미지=메디블록 블로그)

(이미지=메디블록 블로그)

 

사용자는 자신의 의료정보를 휴대폰 저장장치에 보관할 수도 있고 메디블록 네트워크에 올릴 수도 있다.사용자가 데이터를 메디블록 네트워크에 올리는 경우 인센티브로 메디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또, 해당 데이터를 만든 병원에도 메디포인트가 제공된다.

 

 

네트워크에 올린다고 데이터가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데이터는 개인 암호키로 암호화돼 본인만 열람이 가능하고 암호키로 풀었을 때만 제3자의 열람이 가능하다.

 

 

■"메디블록 프로젝트, ICO 없었으면 시작도 어려웠을 것"

 

 

두 창업자는 "ICO가 없었다면 메디블록 프로젝트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은솔 대표는 "환자 데이터를 쌓아서 우리가 데이터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회사의 가치와 직접 연관이 되겠지만 지금 메디블록은 이런 모델이 아니다. 완전 공공성을 띈 모델에 가깝다. 이런 경우 ICO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균 대표도 "메디블록은 굉장히 어려운 프로젝트다. 엄청난 돈과 인력이 들어갈텐데 여기에 쉽게 투자할 밴처캐피탈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ICO 이외엔 접근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또 "ICO는 초기에 굉장히 많은 서포트 그룹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ICO를 마치고 (거래소에) 리스팅된 후 해외에서 강연하거나 밋업행사에 가면 '메디블록 샀다고 응원한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되게 많다. 이런 분들이 우리를 하나하나 홍보해주고, 서비스가 론칭되면 다 한번씩 써줄 수 있는 잠재적 유저가 된다는 측면에서 ICO는 좋은 모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ICO에 대한 적정 규제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고 대표는 "ICO관련 사기도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규제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산업적인 측면으로 바라보면 스위스 주크 같은 산업모델을 국내에 만들면 세계 유례없는 블록체인 산업 중심에 설 것 같은데 국내는 규제만 하려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의료·IT 전문성 앞세워 시장 선점"

 

 

메디블록은 올해 말까지 기능을 완전히 갖춘 서비스 완성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내부적으로 개념검증(PoC)를 진행했고 지금은 대학병원과 PoC를 진행중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베타 플랫폼을 공개할 계획이다.

 

 

서비스가 완성된 다음이 더 중요하다. 고우균 대표는 "의료데이터는 민감하니까, 우리가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사용자가 바로 쓸 것이라고 생각하긴 어렵다. 경제적 인센티브를 준다고한들 내 데이터를 내놓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기술을 만들어서 론칭하려는 생각은 아니다. 사람들한테 신뢰를 받고 사회적 컨센선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메디블록은 시스템이 믿을 만하다는 신뢰를 쌓기 위해 대학병원, 대기업 등과 PoC를 적극 진행할 계획이다. 길게는 내년까지 이런 작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료와 IT에 대한 전문지식이 충분하다는 점이 메디블록 팀의 강점이다.

 

 

영상의학과 전문의인 이은솔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프로그래밍 특기자로 입학해, 졸업 후 의대에 진학한 경우다. 치과의사인 고우균 대표는 같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 SW엔지니어로 일하다 치과의사로 전향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의료와 IT 분야 전문성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까 다른 경쟁자와 비교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고 대표도 "진입 장벽이 높아 후발주자가 생기기 어려운 분야"라며 "외국에 비슷한 프로젝트가 있긴 하지만 솔직히 우리가 제일 잘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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