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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by 큰바위얼굴. 2018. 10. 1.


사진출처 : 축산신문

1999년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송훈

글쓴이 : 에스알씨   조회 : 1725   작성일 : 99-08-01   IP :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송훈 박사/축산기술연구소 개량기획과

1.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현주소


유전평가와 능력검정, D/B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 되어 있고, 소규모이지만 공식적인 능력검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상당수의 육종농가는 제나름대로 자가검정도 실시해 왔다. 하지만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역사는 짧고 아직까지 확고한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상태이어서,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종돈에 의한 개량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무엇보다도 근심스러운 것은 일반 종돈장과 양돈장이 모두가 수입 종돈을 선호하고, 국내에서 생산된 종돈을 기피하는 현상마저 있다는 점이다. 1997년 한 해만도 종돈 3,300두를 수입하기 위하여 49억원을 소비했다는 것이 한국 종돈사업의 허실함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수입종돈이 국산종돈보다 무조건 좋다고 믿는 경향이 우리나라 종돈업과 양돈업계에 보편적으로 있다"는 사실을 본인은 여러 번 듣게 되었고, 그 때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사대주의 사상에서 나온 것인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본인이 추측하기에는 한국에 뚜렷한 돼지육종체계와 효과적인 종돈개량사업이 없기 때문에, 그 결과로 자연적으로 발행된 관념이 아닌가 한다. GGP농장들은 제각기 고립된 상태에서 산하 계열사 GP농장과의 관계유지와 종돈수입과 증식을 통하여 보급하는데 급급하다. 또 전국적인 연결과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선진국과 다국적 육종회사와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그러므로 한국종돈업경영인회가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본인은 기쁨을 금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본인은 한국 종돈업계가 원하기만 한다면 효율적인 종돈개량사업을 정착시킬 수 있고, 국내 양돈농가의 신임을 얻을 수 있으며, 방대한 외국 종돈시장으로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고유의 유전자가 아니면 수출에 성공하다라도 결국은 남 좋은 일만 하는 것이다.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전보다 유례없이 부각될 21세기를 코앞에 두고, 한국은 자체적으로 돼지유전자원을 확보할 뿐 아니라 전진적인 개량을 통하여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의 종돈공급에 도전하기 위하여 단합하는 이 모임을 진심으로 격려하고 싶다.


2. 21세기에 닥쳐오는 도전


◇외국종돈회사

선진양돈국들의 치열한 경쟁과 종돈개량사업의 발전상은 괄목할 만하고, 21세기로 접어들면서 돼지육종이 마치 과거에 닭육종사업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앞으로 한 개의 초대형 다국적 육종회사가 형성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여러 선진국의 돼지개량 사업들도 큰 도전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종돈개량사업에 종사하는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도전에 대하여 적절한 대응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초대형 다국적 육종회사는 세계 종돈시장의 독점을 그 사업의 유일한 목표로 놓고 있다. 최고속의 종돈개량 뿐만 아니라 다국적 유전자원을 바탕으로 조성된 여러 계통들을 바탕으로 전 세계시장을 점유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다국적 종돈회사가 세계시장을 장악한다면 한국 종돈농장은 과거와는 다른 조건과 형편에서 수입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 더욱 더 외국 종돈수입에 종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 종돈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면 가격도 상승할 것이다. 현재는 여러 국가에서 수입해 올 수 있어 어느 정도의 가격경쟁이 가능하지만, 한 개의 다국적 육종회사가 생기면 국제적 가격경쟁이 없어질 수도 있다.


◇동남아 종돈수출 시장

전 세계 돈육소비의 반이 넘는 국가들에 근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한국은 반드시 세계적 수준의 종돈생산국으로 도약하여 자국의 종돈수요를 만족시킬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세계 종돈시장의 일원을 장악하여야 한다. 그러자면 과감하고 획기적인 개혁과 개선을 통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종돈개량사업을 운영하여야 한다. 종돈사업은 양돈사업보다 부가가치가 높으며, 국내 양돈업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것이므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어 결코 소홀히 할 사업이 아니다.


3. 한국 종돈개량사업 개혁의 실패 요인


한국 돼지개량사업의 문제점에 대하여 지난 수년동안 여러 차례에 걸친 세미나와 협의회를 수없이 거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긍정적인 해결책을 보지 못한 데는 무슨 이유가 있는가. 첫째는 어차피 한국에서 종돈개량사업을 한다는 것은 블가능하니까 수박 겉핥기식 개량체제라도 유지하면서 외국 종돈의 수입에 의존하는 도리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고, 둘째로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조그마한 이권을(연 2∼5천만원) 잃지 않겠다는 집착과 세력다툼으로 효율적인 종돈개량사업(연 500억원 경제성)을 설립하는데 걸림돌이 되어 왔고, 셋째로는 각 육종농가들은 국가단위 종돈개량사업이 오히려 자신의 사업과 이득을 훼손하거나 위협할 우려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넷째로 정부는 종돈개량에 대한 정당한 과학적 사실과 전문지식에 토대를 둔 현실성이 있는 종돈개량사업을 채택하기 보다는 정치적 관점에서 소수의 공무원과 기업인에게 가장 유리한 사업체계를 채택하였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오늘 이 모임을 주관하는 한국종돈업경영인협의회가 현 종돈개량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최소한 위에 열거한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무런 개선책이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지난날의 개량체계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개선 자세

과거 5∼10년의 종돈개량체계와 사업을 비판 일관으로 대하는 것은 본인의 의도도 아니고, 결코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과거의 체계가 한국 종돈개량과 발전에 아무리 큰 혜택을 주었고 중대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그것이 오늘과 미래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과감하게 개선할 자세와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효율적인 21세기에 걸맞는 종돈개량사업을 한국에 수립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전문지식에 바탕을 두고, 민주적이고 합리적 방법으로 공익을 우선적으로 하고, 소수의 세력과 이권다툼은 배제하여야 할 것이다. 종돈개량의 수단, 목표 및 방법에 대한 견해 차이를 존중하여 각 GGP(육농농가)의 개량방향과 목적 및 사업성을 저해하지 않고, 오히려 각 육종농가의 이득을 높일 수 있도록 개량사업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정치적 세력에 좌우되지 않고, 종돈농가와 국민을 위하여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고 기업과 단체간의 협동을 위해 필요한 요소와 중재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여야 할 것이다. 과거와 같은 잘못이 앞으로는 지속되지 않고,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종돈개량사업의 핵심이고 필수적인 과학기술과 전문지식이 잘 적용될 수 있다면 21세기의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장래는 매우 밝다고 하겠다.


4. 외국 수입 종돈에 대한 평가


우리가 필히 알아야 할 것은 과연 수입 종돈이 국내 종돈보다 우수한가. 그리고 우수하다면 얼마나 우수한가 하는 것이다. 수입된 종돈이 평균 국산 종돈가격의 3배에 달하는 반면, 실지로 그들의 유전적 능력은 국내산보다 휠씬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소규모의 자료이긴 하지만 수입 종돈과 자체 선발 종돈을 비교한 결과 80%의 수입 종돈이 우리 종돈보다 못하였고, 20%도 중위권에 머물렀다는 것이다(박화춘, 1998:공식 발표되지 않음).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종돈의 유전적 우수성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또 다른 사실이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 돼지인공수정소에 보유할 만한 종돈의 수입가격이 두당 1,300만원인 반면, 그 동안 수입된 종돈들의 평균 가격이 140만원이라는 것을 보아서 그 수준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더욱 안타까운 것은 수입 종돈과 우리 종돈에 대한 유전능력을 정확하게 비교 평가할 때 돼지유전능력평가제도가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미지수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 돼지는 무조건 좋고, 국산 종돈이 무조건 열등하다는 개념은 조속히 없어져야 한다. 본인이 보기에는 육종농가가 종돈판매를 위한 홍보자료를 마련할 때에도 과학적이고 근거있는 통계수치를 사용하도록 협의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수입의 자유화, 생산원가 절감과 국제 돈육가격의 하락과 같은 새로운 환경에서 생존하려면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더 높은 생산효율성을 갖추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2류급 종돈을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해 온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고, 돼지육종에 관련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책임을 지고 반성하며 개선해야 할 것이다.


5. 종돈개량사업


◇능력검정

한국이 종돈개량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겨루고 나아가려면 국가단위 능력검정체계가 수립되어 국내에서 생산되는 종돈과 수입되는 외국종돈이 정확하게 비교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야 한다. 그 첫번째 과업이 충분한 수의 종빈돈의 번식능력과 충분한 수의 자돈의 능력검정을 매년 실시하는 것이다. 최소한 10,000두 규모의 종빈돈을 유지하며, 이 개체들에 대한 모든 번식기록과 분만자료를 확보하고, 연 80,000두의 자돈에 대한 능력검정을 실시하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신뢰할 수 있는 국가단위 유전평가를 바탕으로 종돈개량사업에 임하여야 할 것이다.


◇계획 교배

육종농가간의 유전적 연결성을 높이고, 동시에 각 육종농가의 개량목표와 특이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계획교배를 실시해야 한다. 혹자들은 육종농가와 육종농가 사이를 유전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 공통 종모돈을 인공수정에 사용한다는 것을 곧 육종농가로서의 유전적 특이성을 상실하는 것으로 오산하는데, 실지는 이와 반대이다. 철저한 계획교배와 국가단위 유전평가를 시행한다면 각 육종농가들은 그 특이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선택(종축 선발)과 개량목표

현재 한국에 있는 다섯개의 GGP와 기타 육종농가들이 나름대로 독특한 유전형의 종돈을 갖고 있는 것은 다행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이러한 다양한 유전자원의 확보는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장래를 풍요하게 할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세계 종돈시장은 다양한 유전형의 종돈을 찾고 있기 때문에 이에 적절한 대답을 하려면 각 육종농가는 독특한 개량목표를 가지고 종축선발과 개량에 임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어떤 국가단위 종돈개량사업이건 불문하고 이 필수적 요구(독특성과 다양성)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이 수립해야 할 종돈개량체계는 모든 육종농가의 사업과 개량목표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운영하고 평가하고 유전정보를 사용하여야 한다. 여러 가지의 선택지수도 개발하여 종돈장마다 갖고 있는 그 특이성들을 잘 발현하고 종돈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고,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한 개의 선택지수로 모든 종돈을 평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전적 연결성

검정자료에 출현되는 유전적 연결의 결핍성 문제이다. 유전적 연결의 결핍성을 보강하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은 우수한 종모돈을 계획적인 인공수정을 통하여 여러 육농농가에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 유전적 연결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 우리나라에서는 농장별 유전평가에 그치고 있다. 농장별 유전평가의 취약점은 미국 NSIF의 문헌에서도 명백하게 기술되어 있다. 요약한다면 최대한의 개량속도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동시에 다양하고 우수한 유전형의 원종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초-핵군을 확보하고 국가단위 유전능력 평가를 해야 할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육종농가들의 한시적이고 소극적인 생각으로 다른 육종농가와의 비교를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 농장에서만 번식 교배하고 다른 육종농가와의 유전적 연결(Genetic tie)을 꺼려하고 있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현실이고, 이것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한 현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능력검정자료의 구조적 열악한 조건이 즉시 시정되어야만 국가단위 유전평가를 시행할 수 있다. 세계시장을 향한 육종농가의 도약과 발전은 상호간의 견제와 격리가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협력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하며, 정부의 보조도 이런 농장들에게만 주어져야 그 보조의 정당성을 국민 앞에서 떳떳하게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개체와 조상에 대한 식별

조상에 대한 개체정보가 손실되었을 경우에는 유전적 연결을 알 수 없게 되므로 결과는 위에 서술한 바와 마찬가지로 유전적 연결성을 계산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부정확한 육종가의 산출에 이르고 만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 증상은 우리나라 능력검정 자료에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으므로 즉각 시정되어야 한다. 실질적으로는 유전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집된 자료의 조상에 대한 정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연결이 안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설명하겠다. 예를 들어 두 양돈농가가 한 육종농가로부터 종돈을 구입하였고, 이 종돈들이 서로 형제 자매의 관계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들에게서 태어난 후손들은 비록 다른 두 농장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마땅히 유전적 연결을 갖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만일 한 농장에서 그들 형제자매의 부모에 대한 자료를 수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들에게서 태어난 자돈이 이웃 농장의 삼촌과 이모, 그리고 고모들에게서 태어났고, 따라서 이 자돈들끼리 상호간에 유전적 연결성(사촌관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도리가 없다.

즉 태어난 자돈들의 부모에 대한 개체정보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번식용으로 다른 농장에서 구입한 모돈과 부돈의 부모와 그 조상의 개체정보도 기록해야만 유전적 연결성을 정확하게 규명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부모에 대한 개체번호는 물론 필요하지만, 그 부모들의 조상에 대한 정보가 또한 필수적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즉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포함한 3∼4대 조상에 대한 정보가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통계처리인 개체모형(Individual Animal Model)을 이용한 전국유전 평가는 불가능한 것이다.


◇검정방법에 대한 의견차

입회검정을 고집하므로 초래되는 부작용이 너무나도 큰 피해결과를 부르고 있다. 입회검정을 주장하는 측은 능력검정자료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위하여 필요하다 하지만, 실질상 이유는 자신의 소득에 대한 집착인 것을 자타가 잘 알고 있다. 누가 하든 검정은 해야 하는데, 검정사가 출장을 가서 검사를 하는 것과 검정사가 육종농가와의 고용/계약하에 상주하면서 검정하는 것과는 비용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육종농가가 자격이 있는 능력검정사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는 우선 출장경비가 안들고 검정사가 때에 따라서는 육종농가의 다른 업무도 병행하여 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또 이 문제 자체가 이해가 안가는 것은 불과 연 2천∼5천만원의 소득을 놓고 수년간 줄다리기식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신용이 없이는 국제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자가검정이건 입회검정이건 검정의 정확성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자가검정을 허용했기 때문에 어떤 육종농가가 검정을 소홀히 했다면 그 육종농가는 스스로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다. 농장의 자가검정을 허용하되 검정에 대한 교육과 검정표준화작업을 실시하고, 또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여 자료의 질적문제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체제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리하여 최대한의 검정두수를 확보해야만 21세기 국제시장과 자유무역의 환경에서 우리나라 종돈개량사업은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입회검정의 객관성과 그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서 경험하고 있는 소수의 부분적 농장검정의 주요인이 된다면 반드시 현실성이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여야 한다.


◇종돈사업의 조직

조직이 개량사업의 전제가 되어서는 안된다. 개량사업의 내용이 수립되고, 이에 가장 적절한 조직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연 80,000두 이상의 자돈에 대한 능력검정을 하고, 10,000두의 종빈돈에 대한 번식과 분만기록을 정확하게 또한 가장 경제적으로 수집하는 것이 한국 종돈개량사업의 제일 목표가 되고, 이 업무를 누가 하는 것인가는 시장원칙에 따라 자율화 시켜야 한다. 과거에 능력검정의 업무를 수행한 단체라도, 이들의 역할이 비경제적일 때에는 다른 업체나 자격을 갖춘 개인이 대행할 수 있도록 자율화 하여야만 원하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국가단위 유전평가도 종돈사업에 종사하는 모든 관련단체가 만족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공정하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결정되어야지, 과거와 같이 정치적/인적관계에 따른 서로 나누어 먹기식의 업무 분담방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능력검정소와 이에 납품하는 종돈장들도 전국단위의 개량체제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운영되고, 종돈장에 납품되는 자돈 수의 몇 배에 달하는 두수의 충분한 자돈들을 국가적으로 표준화된 농장검정을 실시하여 전국 개량사업에 적극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저렴한 농장검정과 최대한의 검정두수 확보, 그리고 이 검정자료를 분석할 유전평가 시스템 개발이 한국 인력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자가검정이건 공식 입회검정(위탁 검정)이건, 각 육종농가가 사명감을 가지고 원칙에 입각해서 한국 종돈개량사업에 참여하는 한 이 모든 농가들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취급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유지해야 할 것이다.


◇한국 종돈개량 체계

우리 모두가 직장과 일거리에 무관심할 수가 없다. 그러나 한국 종돈개량사업이 실패한다면 우리 상당수가 다른 직업을 찾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또한 망각할 수 없겠다. 그러나 한국 종돈개량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로 인하여 2배, 3배의 새 직업을 창출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므로 한시적으로 볼 때는 손실이고 희생인 것 같이 보여도 더 좋은 장래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면 협력해서 개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개량사업에 가장 필요한 것들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고, 집중적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관련된 모든 개인과 단체들은 이를 위해서 협력하여 새로운 업무도 수행하겠다는 각오와 자세가 있어야만 할 것이다. 이런 각도에서 한국 종돈개량체계를 (그림1)과 같이 제안한다.


6. 결론


과거의 육종체계는 한국 양돈업의 근대화와 생산효율성 증대에 막대한 기여를 하였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과거의 방법으로 우리나라 양돈업이 오늘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한 이상 우리는 과감하고 용감한 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 모두가 협력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농장검정에 참여하는 육종농가와 검정두수(10,000두 종빈돈과 80,000두 검정자돈)를 확보하여 모든 육종농가가 연합적으로 범국가단위 초핵군을 구성하여야 한다. 계획적인 인공수정을 이용하여 육종농장간 유전적 연결을 강화하고, 국가단위 유전평가를 가능하도록 하며, 동시에 각 육종농가의 유전적 특이성과 다양성을 반드시 확보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의 다양한 선택지수도 개발하고 사용하여야 한다.

농장별 고유개체식별 체계를 수립하여 국가단위로 표준화된 개체식별을 쉽고 가능하도록 하며, 여러 세대의 조상에 대한 혈통자료를 확보하여 국가단위 유전평가를 가능토록 하며, 육종가의 신뢰도와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 고유 개체번호는 농장을 떠나더라도 평생 유지하도록 규정하여 국가단위 농장검정과 검정소 검정의 개체번호 표준화를 실시하여야 한다.

우리의 적은 다른 것이 아니라 시간이다. 현 돼지종돈사업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지난 수년동안 수없이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유의하여 정부, 단체, 그리고 육종농가는 깊이 반성하고 개선하여 신속하고 꾸준하게 새로운 종돈사업을 수립하고 진행해야 할 것이다.

21세기에 발생할 다국적 종돈회사의 위협을 직시하고, 한국 종돈개량사업은 종돈의 국내 수요와 공급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세계 종돈시장의 일부를 확보하는데 최대한의 노력과 힘을 경주하여야 한다.


(본고는 한국종돈업경영인회가 주최하고 (주)다비육종이 후원한 가운데 지난 7월 2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종돈산업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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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종돈개량과 규모

축산신문 2018.09.21 11:28:43



#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한돈농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비를 낮추고 판매단가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이 있으나 단일 항목으로 산자수만큼 생산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없을 것이다. 산자수가 1두 증가하면 약 4%의 생산비 감소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자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종돈으로 사용되는 암퇘지이다. 암퇘지의 능력에 따라 산자수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껴 알고 있다. 또한 돼지고기의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에 하나가 수퇘지로 볼 수 있다. 도축전후의 품질관리와 가공형태 등도 영향을 미치지만 단일 요인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수퇘지이다. 결국 한돈농가가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생산비를 낮추고 판매단가를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종돈이다. 한돈산업에서 종돈은 매우 중요하다.


#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종돈은 올해 상반기 동안 849두가 수입되었다. 지난해의 4천409두에 비하면 많이 감소했지만 평균적으로 매년 2천여두의 종돈이 수입(2013년(2천65두), 2014(1천525), 2015(1천873), 2016(3천076))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종돈이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지난 6월말 통계청 가축동향조사에 의하면 6천195농가에서 약 1천130만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한돈농가에 종돈을 공급하는 국내 종돈장 수는 지난해보다 17개소가 증가한 132개소이며, 이 중 단독으로 GGP 역할을 수행하는 종돈장만 22개소로 조사되었다. 또한 종돈장 중에 GGP역할을 일부라도 감당하고 있는 종돈장 73개소에서 개량을 위해 순종을 생산하는 모돈이 1만6천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한국종축개량협회). 이것은 18년 2/4분기에 조사된 후보돈을 포함한 전국의 모돈 107만두의 1.5%로, 경쟁력 있는 육종피라미드의 0.7%보다 2배 이상의 순종모돈을 더 가지고 있지만 73개 종돈장의 평균 순종보유 두수는 219두로 매우 규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종돈장의 규모화와 전문화이다. 지난 30년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던 많은 종돈장들이 연합하거나 다른 종돈장에 흡수되어 규모를 늘리게 되었으며 현재는 PIC, 덴브래드, 톱픽스-노스빈, 하이포 등 다국적 종돈기업과 프랑스의 누클레우스, 엑시옴(진플러스와 ADN 연합), 캐나다의 제네수스 등이 세계종돈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캐나다의 얼라이언스나 미국의 베스트제네틱스 등은 여러 개의 작은 종돈장이 연합으로 종돈을 마케팅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또한, 지역적으로는 나름대로 몇 몇 작은 종돈장이 명목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 우리나라 종돈장이 종돈개량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규모화와 전문화가 필연적이다. 국내에 등록된 종돈장이 132개소나 있고 순종을 생산하는 종돈장 또한 73개소가 있지만 거대한 다국적 종돈회사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문화는 차치하고 이들 종돈회사를 규모로 보면, 모계의 경우 한 품종에 적게는 3천두에서 많게는 1만두 이상의 종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종돈장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규모를 늘리기는 어렵지만 협력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골든씨드프로젝트(GSP; Golden Seed Project)에 참여하는 5개의 주요 종돈회사(다비, 농협, 선진, 가야, 금보)에서 개량에 사용되는 요크셔 종돈을 모두 합치면 3천500두 정도이다. GSP의 기본 개념이 참여하는 종돈장의 종돈군을 합하여 규모를 확보하고, 개량에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경쟁력확보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더구나 부계인 두록은 지난 10년 동안 돼지개량네트워크 사업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규모를 확보하는 일을 추진해 왔다.


# 여러 개의 종돈장이 모여서 종돈을 같이 개량한다고 해도 각 종돈장이 개별적으로 특성을 유지하고 개량할 수 있어야 한다. 산자수와 같이 큰 방향은 모두 같이 통합해서 개량하고 각 종돈장들은 마블링이나 모돈의 포육능력, 성장률 등 다른 종돈회사와 차별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개별적인 개량을 병행해야 한다. 산자수와 같이 유전력이 낮은 형질은 개별적으로 개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같이 힘을 합쳐야 하지만 시장에서 요구하는 여러 특징을 각자의 종돈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 여러 개의 종돈장이 모여서 유전자원을 공유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주던 사람이 받을 수도 있고 받던 사람이 줄 수도 있어도 입장이 명료하지 않은데, 줄곧 받을 수 밖에 없는 경우 불균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돼지개량네트워크에서 참여종돈장과 협력종돈장으로 구분하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규정해 놓은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종돈장들과 어깨를 겨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규모이다. 종돈의 개량은 규모화와 전문화가 필수적이다. 최근의 가축개량은 이전에 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규모도 커지고 전문적인 산업으로 발전되고 있다. 세계의 주요 가축의 경우 손에 꼽을 정도의 대규모 종축개량회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규모화와 전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들만큼 규모화하거나 전문화하기는 어렵겠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규모화와 전문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협력과 이해가 필요하다. 이익과 노선에 따라 모이고 헤어지는 이합집산이나 합종연횡과는 다른 형태의 참여가 필요하다. 캐나다의 얼라이언스나 미국의 베스트제네틱스 같이 무늬만 합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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