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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비건

by 큰바위얼굴. 2020. 1. 9.


먹는 것부터 바르고 입는 것까지…대세는 '비건'

롯데마트, 식물성 마요네즈 출시… CU는 비건 간편식
패션·화장품 업계도 비건 열풍 동참
주 구매층 구매력 높아… 해외 진출도 염두                                

이데일리 2020-01-09 오전 6:30:00



롯데마트에서 출시한 순식물성 마요네즈와 CU가 내놓은 비건 간편식.(사진=롯데마트, BGF리테일)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유통가에서는 비건(Vegan)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비거노믹스(Veganomics)란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비건이 새로운 구매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 마트부터 편의점까지 비건식 출시

비건이란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철저하고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최근 비건들은 육류를 섭취하는 것을 피하는 것 외에도 동물 실험을 거친 화장품이나 동물의 털이나 가죽으로 만든 옷들도 거부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저명인사들 또한 비건의 철학에 동참하고 있어 동물성 요소가 담긴 상품을 피하는 일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단순히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뿐만 아니라 화장품, 패션에서도 동물성 요소를 배제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일 순식물성 ‘해빗(Hav’eat) 건강한 마요’를 출시했다. 일반 마요네즈가 식초, 계란노른자, 오일을 주재료로 만드는데 반해 ‘해빗’은 순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했다. 특히 달걀 대신 기능성 대두를 사용해 계란 알레르기가 있거나 콜레스테롤을 걱정하는 고객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오뚜기 역시 지난해 1월 콩을 사용한 ‘소이마요’를 출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11월 자사가 운영하는 편의점 브랜드 씨유(CU)를 통해 업계 최초로 비건을 위한 간편식을 내놨다. CU는 100% 순식물성 단백질 고기를 이용한 비건식 도시락, 버거, 김밥을 출시했다. 특히 버거의 경우 빵과 소스에서도 동물성 성분을 완전히 뺐다. 최근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샐러드 상품도 출시하는 등 비건을 위한 라인업(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계열사인 헬로네이처 또한 지난해 7월 비건존을 열어 운영 중이다.

비건 지향 화장품 브랜드 아워글래스와 아떼(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LF)


◇ 비거니즘, 패션·화장품 업계로 확장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업계에도 비건 마케팅이 불붙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의 최고경영자(CEO) 마르코 비자리가 동물 모피 사용을 중단하는 ‘퍼 프리’(Fur free)를 선언했고 스텔라 매카트니·비비안 웨스트우드·랄프로렌·타미 힐피거·캘빈 클라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 또한 ‘퍼 프리’ 선언에 합류했다.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롯데홈쇼핑은 자체 패션브랜드 LBL을 통해 비건 패션 제품 ‘하이 FAUX 롱 무스탕’을 출시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슈퍼띵스 유니드나우(Super things you need now)와 협업해 내놓은 이 상품은 인조 스웨이드와 인조 퍼 소재로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대신했다. 신원의 캐주얼 브랜드 지이크도 지난달 24일 인조 가죽을 사용한 비건 무스탕을 선보였다.

화장품 업체들도 순차적으로 비건용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018년 출시한 미국 비건 지향 화장품 브랜드 아워글래스는 이미 실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 브랜드에는 수입을 위한 위생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비건 화장품을 원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한국 면세점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워글래스의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90% 신장했다.

LF는 지난해 10월 여성용 비건 지향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를 출시했다. 아떼는 프랑스 비건인증기관인 EVE(Expertise Vegane Europe)로부터 비건 화장품으로 인증 받았다. 이 인증은 제조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화장품 원료와 용기 등에도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만 취득할 수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브랜드 어퓨 역시 지난해 EVE 인증을 받은 비건 화장품 ‘맑은 솔싹 라인’을 선보였다.

◇ ‘글로벌 시장 + 고마진’ 노림수

유통업계가 비거니즘에 집중하는 까닭은 그만큼 비건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노리기 위해 세계적 트렌드로 확산하는 비거니즘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비건 식품 시장규모는 120억 달러(13조9920억원)를 상회했으며 오는 2026년까지 약 243억 달러(28조3338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비건 화장품 및 패션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연구원은 지난 2018년 33억 달러(3조8478억원)를 기록했던 글로벌 비건 화장품 시장이 2025년 208억 달러(24조2528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비건 패션 시장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인공가죽 시장은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4.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건 시장 자체가 국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건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구매력이 높고 재구매 의사가 확실한 사람들이라 고마진을 기대할 수 있다”며 “비거니즘이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식품은 물론 화장품, 패션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비건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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