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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한국농업 '점프 UP' -③ 농협, 혁신의 주역으로

by 큰바위얼굴. 2020. 1. 3.

한국농업 '점프 UP' -③ 농협, 혁신의 주역으로

판매사업 역량강화… 산지 유통 구심체로 탈바꿈해야

농수축산신문 2020.1.1.



급변하는 시장변화
산지 조직화·규모화로 대응
거래 교섭력도 높여야

회원 조합 역량 강화 위해 
중앙회 뒷받침 역할 필수

 

시장 전면 개방 시대를 맞아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는 수입 농축산물에 대응하고, 급변하는 소비시장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무엇보다 농협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자칫 시장 대응에 늦어질 경우 공세를 펴고 있는 수입 농축산물에 국내 시장을 내줄 지도 모르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이 산지 유통의 구심체로, 지역 농업 혁신의 주역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농협은 아직도 이 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개혁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판매사업 강화 요구 빗발쳐


갈수록 수입 농축산물의 국내 시장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소비지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한정된 국내시장에 농축산물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해마다 수급불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산 농축산물도 넘쳐나는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 물량까지 가세하면서 농업계는 매년 수급불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제한된 판매처를 둘러싼 피 말리는 시장경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배송 혁신을 통한 온라인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성을 추구하는 소비성향 여파로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개별 농업인이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나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농협이 판매농협으로 완전히 탈바꿈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변화를 선도해 나가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적인 질의가 있었다.

정운천 의원(바른미래, 전주을)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가 2012년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2020년까지 4조9592억원 규모의 경제사업 활성화 추진계획을 세웠지만 2018년까지 3조4004억원밖에 투자하지 못해 집행률이 68.6%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양곡사업 활성화 사업’은 당초 투자 계획은 5396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2230억원만 투자돼 41.3%의 집행률을 보였고, '계란 유통구조 개선사업'의 경우 732억원의 투자계획 중 150억원만 투자돼 20.5%의 집행률을 보였다. 또한 종축부터 도축, 가공, 소비지를 연계하는 '육계 계열화 사업'의 경우 1100억원의 투자계획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는 이와 함께 2020년까지 원예의 책임판매 비중은 39%, 양곡은 59%, 축산은 64%까지 높이기로 했지만 2018년 기준 원예는 25.2%, 양곡은 38.4%, 축산은 29.4%로 농협경제지주의 전체 책임 판매는 29.3%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산지 유통 조직화 규모화 확대해야


판매사업 활성화와 함께 농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산지 유통의 규모화, 조직화다. 지난해 무, 배추, 마늘, 양파 등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 사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산지 유통채널을 규모화하고 조직화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협을 중심으로 한 규모화되고 조직화된 산지 유통조직을 통해 수급조절과 상품화, 마케팅 등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소비지 유통주체와의 거래교섭력을 높여나갈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회원 조합 등은 힘을 합쳐 산지 규모화와 조직화를 위한 산지유통활성화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 변화가 급변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정책의 속도를 더 내야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통합마케팅 유통 비중을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늘려나가고, 사업추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전문 인력 확충 또한 서둘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유통 자회사 통합, 반드시 실현해야


농협의 소매유통 강화도 개선돼야 할 과제다.

선두 기업과의 사업 합작, M&A를 통해 농협이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농협 내부의 사업 추진 비효율성과 농업과 축산업을 가리지 않고 유통 사업 전 분야에 걸친 부실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유통 사업 활성화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고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은 “임기 내 유통 자회사 5개의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통 자회사 합병을 통한 소매유통 강화 추진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 비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하나로유통의 매출액은 계획 대비 1081억원, 2018년 보다 671억원 줄어든 3조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농협유통의 매출액은 2018년 대비 404억원, 지난해 계획 대비 473억원이 부족한 6458억원을 기록했다. 충북유통 또한 2018년보다 22억원, 지난해 계획 대비 84억원 부족한 938억원을 기록했다. 부산경남유통은 2018년 대비 46억원, 지난해 계획 대비 55억원 부족한 8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전유통은 2018년보다 1억원 많은 85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들 5개 유통 자회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2018년보다 21억원의 수익을 더 올렸지만, 목표이익에는 33억원 모자란 매출액을 기록했다.

김 의원은 “농협의 유통 자회사 통합은 고비용 구조를 극복하고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오래전부터 모색됐지만 진척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경영 사정은 안 좋아도 임원들의 급여는 억대에 달하는 등 ‘각자의 밥그릇을 차지하는 계산 때문에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원 조합 강화방안 고민해야


이렇듯 산지 유통과 소매 유통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외부 전문가들은 신경분리 이후 농가에서 판매장까지 연결되는 라인인 계통출하 라인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민기 농정연구센터 소장은 “농협의 농축산물 계통출하는 중간 유통마진을 최소화할 수 있어 소비자가 제값을 주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며 “농업인 입장에서는 판매비용과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신경분리 이후 아직도 조합원들을 위한 방향으로 제대로 된 틀을 잡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회원 조합의 역량 강화를 위해 중앙회가 뒷받침 역할을 철저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장 소장은 “현재 회원 조합마다 조합원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갈수록 더해질 것이다”며 “조합이 판매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조합원 밀착형 복지 사업 등에도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가 뒷받침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또한 “농협은 인건비를 효율화하는 등의 내부적인 개혁을 통해 고비용 구조부터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정부의 뜻에 따르기만 하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능동적인 자세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트렌드 변화에 따른 새로운 판로 개척을 실현하는 것이 유통 경쟁력 강화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될 것이다”며 “온라인 유통 시장 강화와 가공업체나 외식업체에 원료를 국산화 할 수 있도록 농협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대부분의 사업이 아직 회원조합 중심의 사업이 아닌 중앙회 중심의 사업 주도로 실현되면서 회원조합과 중앙회의 유기적인 관계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회원 조합과 농협중앙회와의 공동투자 계획의 축소 등으로 농협중앙회 사업 구조 개편에 대한 회원 조합의 다양한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농협중앙회의 사업 구조 개편 당시 수평적 계열화에 입각한 수직적 계열화 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농협중앙회의 사업 구조 개편만으로는 협동조합의 사업 활성화와 정체성 강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농협중앙회뿐만 아니라 회원 조합과 조합원 등의 다층적인 접근을 통해 섬세하고 종합적인 농협 발전 방안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협동조합은 운동과 사업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는 조직체라는 관점에서 농협의 발전방향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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