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
못 마땅하여 기분이 좋지 아니함.
못 마땅하다.
잘 나갔다. 잘 했다. 뭐든 했고 뭐든 이뤄냈다. 자신만만했다. 재미있었다. 즐거웠다. 직장생활이.
못 마땅함의 정체는 비교이다.
제는 잘 나가는구나! 받을 사람은 다 받는구나! 표창이란 것. 고생했으니 받는구나! 챙겨주지 아니함. 야속함. 누구는 노력 끝에 얻는 열매를 누군가는 쉽게 얻는 듯이 보인다. 쉽지 않겠지만. 앞선다. 또다시 비교된 마음은 파문을 인다. 직장이 내게 준 것은 큰 배신감이었듯이 나 또한 정하지 않았던가? 호구는 되지 말자구. 휘둘리지 말자구. 그런저런 피상으로 내 감정을 가두지 말자구. 눈에 보이고 보인 것들에 감정이 이는 것을 보니 우숩기도 하고 못 마땅하기도 하다.
쉬이 변할,
어쩌면 세종시를 누비면서 '당근' 물건을 거래하는 일상이,
딱히 다르지 않는,
직장의 유무가 아니라 삶의 자세인 것을.
"김서방, 뭘 이렇게 많이 보냈누?"
"김서방, 너무 많다. 힘들긴데. 우짜려구."
아침부터 장모님, 장인어른께 전화가 온다. 이제야 통장을 찍어봤다고. 100만원의 행복.
사실 돌려드린 것 뿐인데. 고마움이 정이 되어 되돌아 온다.
3일을 머물다 갔다는 민석이네 식구.
마음 한 켠 목욕탕을 함께 했을까 궁금도 하고, 좋았겠다 싶다.
함께함이란 손을 잡고 산책길을 나선 동반자가 내 곁에 있음이요, 소식을 전하고 안부를 묻는 부모가 살아계심이 아닐런지. 흔들린 마음이 다시 추스려진다. 마음을 가두는 그런 비교, 헛된 욕심, 타의에 의한 휘둘림에서 벗어나도 괜찮다. 괜찮아.
비교하지 말고,
보채지 말자.
뭘 하든 뭘 원하든 퇴직은 기정사실이다. 직장의 유무로 인한 판단과 삶을 더이상 바라보지 않겠다. 다짐했다.
잘 준비하고 있다. 연금펀드, 연금저축, 돈의 흐름을 가져가는 투자. 당장의 이익 보다는 흔들림 없는 %에 담가둔 든든함을 원한다. 우선, 적게 먹고 뛰어라. 그리고 부의 든든함을 갖춘다.
"아빠, 적게 먹고.. 아니, 많이 먹고 뛰면 안 될까요?" 라는 둘째 영탁이의 말.
90kg 대에 머물러 있어 자신만만하다. 그 반면, 백신의 부작용(?) 일까? 변비가 왔고 체중이 줄어들지 않는다.
산책을 늘렸고 걷고 또 걷는데도 불구하고 몸무게는 96kg을 오간다. 언제쯤 90kg에 도달할 수 있으려나!
자주 툭툭 엉덩이를 치는 치형이,
감정표현이 투박하다. 이제 다 컸네.
"아빠, 오늘은 늦었지요? 재워줄 수 없겠다.. 잉.."
"어여, 다녀와."
아내의 말에 양압기를 빼내고 거실로 향한다. 그리고 토토의 이야기 나라에 귀를 기울인다.
숨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
스스로 `自`2021.10.27 10:08
교훈.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다. 어울릴 만한 사람과 어울린다. 삶에서 지운다. 어쩔 때는 피하는 것이 낫다. 피할 수 없다면 휴가를 낸다.
내가 정하지 못하는 것들에 마음 쓸 이유가 없다. 감정을 소모할 뿐이다. 바람이란 결국 비교로부터 시작하는 순간 욕심이 되어 '못 마땅'하게 나타난다. 불쾌해진다. 사실, 변한 건 없다. 소식을 몰랐다면 달랐을까? 듣고도 모른척 알고도 모른척 다른 잣대로 살아도 좋다. 굳이 아닌 것에 마음 쓸 이유가 없다. 내가 지닌 무한한 가치와 능력, 어디에 쓰는 것이 옳은가? 그걸 궁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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