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미국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시기의 투자전략에 대해
치과신문 2021.12.17 10:39:11제947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 36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연준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가 시작된 이후 1년 9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미국 현지시간 2021년 12월 14일과 15일에는 FOMC 12월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2022년에는 양적완화를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 출구 전략으로써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을 완료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가상자산 등 자산시장은 숨을 죽이고 연준의 기준금리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12월 FOMC에서 연방준비제도는 테이퍼링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테이퍼링 규모를 매달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상향하고 테이퍼링을 내년 3월에 마치는 가이던스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예상되었던 속도 보다 2배 정도 빠른 일정이다. 테이퍼링이 종료되면 연준의 금리 인상도 시작될 것이다. 2020년 3월 이후 시장에는 천문학적인 달러 유동성이 풀렸고, 이를 바탕으로 자산시장의 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에 연준의 유동성 축소정책에 대해 자산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할 것이다.
오늘은 2022년에 테이퍼링 완료와 금리인상기에는 기본적으로 어떤 투자전략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지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역사를 토대로 유추해보려 한다.
연방준비은행은 FOMC를 통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기축통화 달러의 기준금리와 통화량의 흐름을 조절한다. 기준금리의 향방과 자산 가격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2차원적 이해가 필요한데, 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모형이 전에 다룬 적 있는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이다.
코스톨라니 달걀은 여러 가지 모형으로 재해석해서 사용한다. 투자자 마다 각자 다양한 달걀 모형을 참고할 수 있다. 오늘은 필자가 활용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따라서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을 이후 진행된 양적완화와 제로금리 시기의 마지막인 2021년 12월의 현재 위치를 검토하고, 2022년에 일어난 경제상황을 모형으로 간단히 예측해보겠다.
▲ 개인적으로 동적 자산배분 투자에 참고로 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By J-UTOPIA)
코스톨라니 달걀의 세로축은 기준금리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시계방향으로 진행된다. 달걀 모형의 꼭대기는 금리고점인 A지점, 달걀의 바닥은 금리저점인 D지점이다. 가로로 평행한 두 줄을 그려서 위아래 세 등분으로 나누고, 가운데 선을 그어 좌우 구간을 만든다. 이렇게 총 6개의 구간이 형성된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상단의 ‘버블’ 영역은(F→B) 경제가 과열돼 자산의 가격이 버블 초기 상태가 된 것을 의미하고, 주황색으로 표시된 ‘버블의 최고점’ 영역은(B→C) 경기 과열이 지속돼 버블이 최고점에 이른 시기를 말한다. 붉은색 ‘경제위기’ 영역(C→D)은 경제위기가 일어나고 중앙은행이 긴급 인하로 금리저점으로 향하는 시기를 말하며, 푸른색 ‘경기회복’ 영역(D→E)은 금리저점에서 유동성의 힘으로 금융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서서히 안정을 찾는 시기다. 초록색 ‘호황’ 영역(E→ F구간)은 경제 성장률이 정상화되고 물가가 상향 안정돼 경제가 건실하게 성장하는 시기다.
<경제위기, C→D> Big Cut을 단행한 지 2주가 지난 3월 중순에 Fed는 기준금리를 다시 긴급히 1% 내려 제로금리로 만들었다. 동시에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했다. 미국 회사채 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전 세계 주가지수는 폭락했고, 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금리저점, D→E> 2020년 8월 이후 금융시장이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자산시장은 폭락 전 가격을 회복하고 유동성에 의한 새로운 강세장에 들어섰다.
<경기회복, E> 2021년 12월 현재는 2022년 1월부터 시작될 Fed의 테이퍼링을 기다리고 있다. 당초 계획은 테이퍼링을 6개월 안에 마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5%를 넘어가면서 당초 계획보다 테이퍼링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당초에 2023년경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었으나 앞당겨서 2022년부터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황의 초기, E→F> 2022년 이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사이클은 경기 회복 구간인 ‘E’ 구간을 지나 호황 구간인 ‘F’ 구간을 진입하기 위한 궤도에 오르게 된다.
현재 자산시장은 연준의 시중 유동성 축소(테이퍼링 과 제로금리 종료)를 경계하며 단기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장기적인 추세로 보면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된다는 것은 경제위기와 기나긴 불황을 마감하고 경제가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준비를 마무리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지금부터 금리 인상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산을 모아가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자산을 멀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금리 인상기에는 금과 미국채의 가격이 하락한다.
국내 부동산은 기준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국내 기준금리도 오르게 돼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달러의 가치와 비트코인의 가치는 반비례하는 성질이 있는데 금리인상기에는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므로 비트코인 또한 상승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미국 주식시장은 대세 상승장이 시작된다. 미국 주식 중에서는 나스닥 지수보다 S&P500이나 다우지수 같은 전통산업군과 현금 흐름이 창출되는 가치주와 배당주의 투자성과가 더 좋을 수 있다. 실제로 과거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증시는 S&P500 지수의 성과가 나스닥 지수의 성과보다 더 우월했다.
다시 한 번 요약하면 코스톨라니 달걀 그림에서 좌측 구간인 (D→E→F→A)는 금리인상기라고 불리며 위험자산인 미국 주식 중에서 S&P500 같은 가치주와 배당주 투자가 유리하다. 우측 구간인 (A→B→C→D)는 금리인하기라고 불리며 안전자산인 미국채, 금과 위험자산 중에서 미국 나스닥 지수 같은 성장주와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 투자가 유리하다.
국내 주식은 신흥국 위험자산에 속하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큰 혜택이 없다. 다만 국내 주식도 배당 투자나 가치 투자 위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연준은 테이퍼링으로 양적완화를 종료하면서도 경제도 무난히 회복하며 금리 인상기로 연착륙하고 싶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2021년 12월에도 중국의 2위 부동산 개발 그룹인 ‘에버그란데(헝다)’ 그룹이 사실상 파산했다. 2015년에도 중국 발 위기로 중국 주식은 50% 하락한 적이 있었고, 그리스도 디폴트를 선언하며 남유럽 발 경제위기가 찾아왔었다. 모두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과정 중에 일어난 일이다.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초기에는 이렇게 시장에 큰 혼란과 하락이 있을 수 있다. 조정 구간마다 금이나 미국채, 달러 등의 안전자산이 단기적으로 상승하기도 한다.
2022년에는 장기적으로 금리인상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자산을 모아가되, 시장의 큰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시장이 충격으로 인해 출렁일 때마다 저가에 매집을 해나가는 방법으로 투자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거시경제적으로 보면 투자하면서 금리인상기의 큰 흐름을 벗어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주에는 12월 FOMC의 내용을 리뷰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2022년에 ‘버블’이 터질까? (1)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다시 오는가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 38
12월 열린 FOMC 회의를 계기로 2021년 12월 현재 기축통화 달러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이용해 알아봤다.
연준(Fed)은 양적완화와 제로금리를 마무리하고 첫 번째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의 가파른 물가 상승에 대응해 2022년에만 세 번의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테이퍼링(Tapering, Fed가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을 마치고 금리인상을 시작했던 역사를 돌이켜보면, 테이퍼링만 해도 시작에서 종료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으며 첫 번째 금리인상 이후 1년 동안 추가 금리인상을 하지 못했다. 경제 상황은 예측 불가능하며 경기하방 압력이 강해지면 연준 또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난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2021년 말 연준의 금리인상 계획은 과거보다 서두르는 것처럼 보인다.
연준의 행보가 빨라 진 가장 큰 이유는 심상치 않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미국은 40년래 가장 높은 물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로 촉발된 연준의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발행된 통화량 급증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하락해 나타난 당연한 결과이다. 화폐가치 하락은 결국 자산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시장에는 40년간 이어진 저금리 디플레이션의 시대가 끝나고 1970년대처럼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하고 있다.
과거 1970년대에는 1·2차 석유파동으로 유가가 폭등하며 물가를 끌어올려 주요 선진국의 물가상승률이 두 자릿수로 이어진 적이 있었다. 선진국의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에서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것)을 겪었다. 1973년 1차 석유파동 시기에는 한국의 물가상승률 또한 3.5%에서 24.8%까지 상승한 적이 있었다. 1978년의 2차 석유파동에서는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15%에 육박했고 한국도 물가상승률 28.7%, 회사채 수익률이 30%대에 이르는 등 전방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됐다.
▲ CPI 지수의 연도별 그래프. 1970년도에는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동시에 물가도 크게 올랐다. 1973년 말 2%였던 CPI 지수는 2년 후인 1975년 6%까지 올랐고, 1980년에는 10%까지 올랐다. / 출처 fred.stlouisfed.org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1981년 미국은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된 후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감세와 규제 완화로 민간 투자를 촉진했고 당시 연준 의장으로 임명된 폴 볼커는 미국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리며 인플레이션과 물가를 안정시켰다. 그 후 40년간 디플레이션(deflation, 전반적 물가 수준과 금리가 장기간 하락하는 것)의 시대가 열려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지금의 물가상승은 70년대처럼 앞으로 펴진 물가상승과 인플레이션의 서막으로 볼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연준의 12월 FOMC에서 찾을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심상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2022년 세 차례 금리인상을, 그리고 2024년까지 총 여덟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이는 2024년 기준금리 최대치가 2%정도 밖에 못 미치는 것으로 과거 20%의 기준금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 연준은 왜 과거처럼 적극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 파이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꺼려하는 걸까? 해답은 미국의 천문학적인 부채에 있다.
모두가 FOMC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12월 14일. 미국 의회는 14일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현행 28조9,000억 달러에서 31조4,000억 달러(약 3경7,225조원)로 2조5,000억 달러가량 상향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이로써 미국 연방정부는 채무불이행 시한인 15일을 하루 앞두고 가까스로 디폴트 사태를 피하게 됐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한계점에 도달해 있으며 무분별한 양적완화로 달러의 총통화량(M2)은 전년 대비 30%나 올랐다.
지금부터 양적완화나 제로금리 같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거둬들인다 해도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M2의 연간 증가량이 5% 이하로 내려가야 하고, 코로나 팬데믹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려 해도 M2 증가율을 10% 이하로 맞춰야 한다.
▲ 연준의 총통화 M2(협의통화 M1에 저축성 예금을 합친 것) 그래프를 보면 2020년 코로나 펜데믹 이후 $15,000 B에서 $20,000 B로 30% 이상 증가했다. / 출처 fred.stlouisfed.org
미국의 대표적인 물가지수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미국의 고용통계국에서 매월 발표하는 통계치로 소비재 및 서비스 시장에 대해 도시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의 시간 경과에 따른 평균 변화를 측정한 것이다. ‘주택, 운송, 식료품, 의료, 레크리에이션, 교육, 의류, 기타 상품 및 서비스‘ 등 총 8개의 구성요소로 이뤄져 있다. 연준은 이 CPI 지수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측정하고 통화정책에 반영한다.
하지만 CPI 지수는 화폐가치 하락을 정확하게 나타내주지 못한다. 주로 소비재 위주로 구성된 품목의 물가만 측정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산가치는 CPI 지수보다 훨씬 더 많이 올랐다.
▲ 미국의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의 5년 그래프. 코로나 위기 전인 2020년 말과 비교했을 때 나스닥은 150%, S&p 500은 100% 상승했다. CPI 지수 상승률보다는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률이 통화량 증가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을 더 잘 보여준다. / 출처 구글파이낸스
CPI 지수 상승률과 미국 주식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생긴 경제침체와 공급차질로 2021년 하반기에는 소비자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 경기가 좋다면 유가나 천연가스도 가격이 올랐을 텐데, 유가나 원자재의 가격은 오히려 조용하다. 현재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수요 증가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연준이 천문학적으로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생긴 화폐 가치 하락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같은 인플레이션 압박이지만 결이 다르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물가가 상승하고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예금금리도 오를 것이고 예적금에 좀 더 비중을 늘려야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화폐의 가치 절하를 통한 자산 가격 상승의 여파가 훨씬 크므로 이자 비용이 감당되는 선에서는 현금을 멀리하고 우량한 자산을 편입해야 물가 상승으로 인한 구매력 하락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금리인상기에는 달러가 귀해지는 등 금리인상기에 적합한 자산들이 따로 있으니, 그렇지 않은 자산은 적극적으로 편입하지 않도록 한다.
금리가 인상된다고 모든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주식 같은 위험자산은 계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크다. 과거 나스닥 버블 때도 기준금리가 5%로 오르는 동안 나스닥 지수는 기록적인 버블을 만들었고 버블이 터짐과 동시에 경제위기로 인한 금리인하를 단행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 미국 주식이 2배에서 2.5배까지 오르고 비트코인은 10배 이상 오른 지금이 과연 버블의 꼭대기로 볼 수 있을까? 다음 시간에는 이번 금리 사이클의 버블의 시작과 끝에 대해 다뤄보겠다.
2022년에 ‘버블’이 터질까? (2) 버블의 시작과 끝에 대하여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 39
코로나가 시작됐던 2020년 3월. 미국 주식시장과 전 세계 주식시장은 급락을 거듭했다. 한 달 내내 폭락이 지속되는 동안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대폭락 이후 가장 큰 폭락이 있었고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1929년 대공황과 비교되기도 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시작된 2020년 3월의 저점부터 2021년 말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S&P500 지수는 2배, 나스닥 지수는 2.2배 상승했고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무려 10배가 넘게 상승했다.
2021년 하반기에 들어 기록적인 소비자물가(CPI) 지수 상승을 보이자 연방준비이사회(Fed)는 2021년 11월 양적완화를 거둬들이는 테이퍼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FOMC에서는 2022년 3월까지 테이퍼링을 마치고 금리 인상을 곧 시작할 수도 있음을 알렸다.
과도한 부채와 레버리지로 오를 대로 오른 자산시장 가격을 보며 앞으로의 연방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자비용이 한계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이어서 자산시장의 버블이 곧 터지고 경기침체가 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2022년 1월 현재를 기점으로 연준이 통화정책으로 만드는 경제 사이클에서 우리는 어느 시점에 와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버블이라고 하고 버블은 언제 끝이 나는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미국에서는 공급망 위기와 구인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시장은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동시에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버블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지금까지 차량 생산 대수가 156대에 불과하고 매출은 거의 없다. 반면 분기 손실액은 10억 달러를 넘는다. 하지만 리비안은 증시 데뷔 이후 급증해 시가총액이 1,100억 달러(약 130조원)로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GM과 Ford를 추월했다.
미국 주식시장에는 현재 투자금이 계속해서 몰리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 IPO(기업공개) 건수는 380건 이상으로 작년(221건)의 두 배에 가깝다. IPO 규모(수익금)도 올해 1,361억 달러로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의 기록(970억 달러)을 돌파했다.
IPO 건수와 규모가 크다는 건 그만큼 새로운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많고 증시에 자금이 몰린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버블의 끝에서 IPO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왔다. 작년 내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미국 증시도 짧은 조정장을 마치고 2022년 연초에는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 새해를 맞으며 경제전문가와 투자의 대가들은 거시적 경제 전망을 예측하면서 자산버블에 대한 경고를 연이어 했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그린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현재 주식시장이 1929년 경제 대공황 직전이나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때 보다 자산 가격에 버블이 더 많이 끼어 있다고 경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레이 달리오 Bridgewater Associates 회장은 지난달 CNBC에서 “코로나 이후 또 다른 경제 충격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무리하게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여 미국의 물가가 급등했고 실업자도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 경제는 미·중 무역 전쟁의 후유증을 크게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충격에 대비하려면 개인 투자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가상 화폐 같은 디지털 자산에도 관심을 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의 사업 상대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지난달 “최근 자본시장의 법은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때보다 심하게 미쳤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미국 기업이 수익 대비 35배 정도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보지 못했던 극단적인 가치 고평가라고 말했다.
세계 부호 1위인 일론 머스크도 최근에 트위터에서 “다음 경기 침체가 언제일 것 같냐?”는 물음에 “거시경제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2022년 봄에서 여름 사이에…. 늦어도 2023년 전에 일어날 것 같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GDP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인 버핏 지수는 증시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데 가장 좋은 척도로 사용되는 지수다. 통상적으로 버핏 지수가 70~80%이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버블로 진단한다. 최근 버핏 지수는 204%로 닷컴 버블 시기였던 2000년 3월(141%)보다 훨씬 높아 미국 주식시장의 버블 수준이 상당함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의 버블이 터지며 갑작스러운 조정을 겪게 되면 세계 경제에도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미국 증시의 활황과 시장 반응, 그리고 미디어에 노출된 경제적 그루들의 경고까지…. 2022년 1월 지금부터라도 자산 가격의 버블이 터지는 것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선제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일까?
버블(bubble)’ - 투자 경제용어로 실물 경제의 조건이 따르지 않는데도 물가가 오르고 부동산 투기가 심해지고 증권시장이 가열되면서 돈의 흐름이 활발해지는 현상
자산시장은 시장 참여자의 탐욕과 공포의 심리로 변동성을 만들어 내지만 시장의 상승과 하락의 거시적인 추세는 정해진 순서에 맞게 진행된다. 결국, 자산시장은 기축통화국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결과물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시장의 잡음에 휘둘리기보다 천체를 관측하며 항해하는 것처럼 가장 핵심적인 기준점을 가지고 투자자의 스탠스에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경제위기와 경제 침체 사이클을 예측할 때 가장 중요한 나침반은 바로 ‘연준의 통화정책 사이클’과 ‘장단기 금리차’다. 연방 기준금리와 장단기 금리차를 그래프로 살펴보면서 2022년 1월 현재의 경제 사이클의 위치를 알아보겠다.
▲ 연준의 기준금리 그래프(1955~2022). 파란색 선 그래프가 기준금리, 회색 음영이 경제위기 구간이다. / 출처 fred.stlouisfed.org
인플레이션 사이클이었던 1955년부터 1980년대까지, 그리고 디플레이션 사이클이었던 1985년 이후 2022년 현재까지 모두 10번의 경제 위기가 있었다. 경제 위기(economical crisis, 공황)는 경기 순환의 한 국면이며 버블이 터지며 경제 활동의 축소 과정이 급격하게 진행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래프를 잘 살펴보면 경기가 호황일 때 물가에 맞춰 기준금리가 인상되다가 기준금리가 고점을 형성하고 나서 경제 위기가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경제 위기의 전제 조건은 기준금리의 고점이다. 2022년 1월 기준금리는 제로(0~0.25%)이고 양적완화도 아직 마치지 못한 상황이다.
▲ 장단기 금리차 그래프(1980~2022). 10년물 미국 국채(장기)와 2년물 미국 국채(단기)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를 말한다. 파란색 선 그래프는 장단기 금리차를 뜻하며 회색 음영은 경제위기 구간을 표기한 것이다. / 출처 fred.stlouisfed.org
일반적으로 채권시장에서 장기물의 금리는 단기물의 금리보다 높다. 단기물은 연준의 기준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시장에서 미래에 경기가 둔화할 거라 예상하면 장기물 금리가 떨어지고 장기물의 채권가격은 오르게 된다. 즉, 현재보다 미래의 전망이 비관적이면 장단기 금리차가 떨어지게 된다. 장단기 금리차가 0 이하(마이너스)에 도달하게 되는 경우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 됐다고 한다. 1980년 이후로 5번의 경제 위기는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이후 6개월에서 24개월 안에 일어났다. 2022년 현재는 장단기 금리차가 1%에 가까워 아직 마이너스로 전환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종합해보면 2022년 1월 현재는 기준금리 사이클과 장단기 금리차로 분석해보았을 때 버블의 마지막이라기보다 버블의 한가운데로 진입하는 구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버블이 끝나려면 필연적으로 경제 호황과 금리인상 사이클을 거친 후에 금리 고점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2022년 1월 - 버블은 현재 진행 중이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나스닥 버블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4.75%에서 6.5%까지 1.75% 인상하는 동안 나스닥 지수는 1997년 1,300p에서 2000년 3월 5,133p까지 3년 동안 4배나 상승했다. 버블의 구간에서 시장은 마지막으로 갈수록 점점 더 큰 상승폭을 보이며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시장 참여자에게는 가장 큰 수익을 안겨 줄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투자에서 지나친 욕심은 큰 손실을 불러온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투자를 회피한다면 평생에 한 두 번만 만날 수 있는 부의 증식기회를 스스로 내치는 길일 수도 있다. 현명한 자산배분으로 경제위기를 대처하면서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한다면 성공적인 투자 수익이라는 과실을 거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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