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라는 책이 도착했다.
뜻밖일 만큼 기억에 없었다. 결국 선물로 시작한 기분 좋은 출발이다.
"그냥 그렇게 살면 돼." 라는 답을 낸다.
"내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 이란 말이 내게 와닿는다. 흠. 좋아.
그리고 "불안하다고 무작정 열심히 하지 말 것"과 "잘 싸우는 법을 배울 것", "미래에 대한 엉터리 각본을 쓰지 않을 것"은 첫째 영록이에게 전하고 싶다. 이제 디딤돌을 딪는 지금, 너에게 필요한 건 조급한 뜀박질이나 밖이 아니라 천천히 걷기와 충분히 사색하기, 그리고 똘똘하게 현재 주어진 것에서 자신의 몫을 최대한 챙기기 정도가 아닐까 한다. 단박에 뭔가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지 않듯이, 밖은 무작정 좋지는 않다는 걸 알잖아? 물론 거친 삶 좋지. 왜 좇는지도 알거 같기도 하고.
스스로를 아주 온전히 마주하는 것도 좋은 일이야. 그래서 oK 했던 거지만. 그렇다고 슬기롭다고 보진 않아. 어차피 우리 다섯이 함께 있는 시간은 앞으로 계속 줄어들꺼야. 헤어지고 만나고 가끔 모여 그래 잘 살았구나 하는 거리감이 생길 수 밖에 없지. 지금 또한 어쩌면 너의 입장에선 함께 한다고 보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만큼 아쉽지만 고맙다.
언젠가 우린 만나 자기 얘기 하기 바쁠 수도 있고 부끄럽다면 숨기려 들테지. 사실, 성공과 실패의 잣대는 남이 아닌 자신이 정하는 것임에도 부끄러움은 자기가 느껴. 마치 책임지는 모습처럼. 그럴 필요 없는데. 그저 바라는 건 함께 머문 시간에서 경험을 나누고 그 이야기에서 후련함을, 때론 자기마음 만큼 와닿지 않아도 좋은, 그냥 편히 말하고 말해서 좋은, 딱 그 정도.
아빠는 너의 무사함에 감사한다. 결코 너의 실적과 쌓은 영광이 아니라.
너가 이야기하는 너의 삶에 관심이 인다. (분명 넌 관종이다. 타고났어. 이렇게나 많은 글로 표현하게 만들다니.)
그 만큼 우애있게 지금처럼 형으로서 때론 뒤바뀐 동생처럼 그냥 우린 경험하고 그 경험을 나누면 된다고 봐.
"이야, 내가 말이야. 이런저런 걸 해봤는데, 글쎄. 뒤질 뻔도 했구. 삐끗하면서 아 그 아찔함이란!"
누구나 언젠가 한 번쯤 해봤을 그런 경험, 사실 내가 모두 온전히 주지 못하는 것이 그 경험치임을 너무 아쉬워 하는 것처럼. 우린 살고 경험한다. 그게 삶이지.
"나 다운 삶을 찾을 것"과 "희망의 근거를 만들 것", "삶의 경우의 수를 늘릴 것"은 둘째 영탁이에게 전하고 싶다. 온화하게 다스릴 줄 아는, 그래서 품이 큰, 선한, 다만 아쉬운 건 참는다는 게 보인달까?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라는 표현이 필요해. 근데 웃긴 건 그 싫으면 싫다의 대상이 결코 청소나 쓰레기통 비우기나 설겆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일상중의 심부름이 그 대상이 되는가봐. 사실 다 알면서 그럴꺼라고 봐. 내 과자를 잘 찾아 먹어 날 너무 실망시키지는 말아줘.
재미는 경험. 무얼하든 즐거움이 있지. 당연히 괴로움도 있고. 뭔가 만들어가는 과정이야 말로 행복. 그 결과는 마치 다시 출발선에 선 것처럼 어쩌면 허무할 수 있어. 그러니 그냥 계속 조금씩 쌓아가고 쌓아가길 바래. 누가뭐라해도 지킬 사랑은 지키고 아니라면 쿨 하게 내려놓고 고집과 집착은 사랑이 아니니까. 경험 중에 중한 것이 있으니 그 중에 최고는 사랑이라. 그 감정의 소용돌이야 말로 찐~ 한 경험. 내 아들들은 보다 많은 경험이 있기를 바란다.
"너그러운 개인주의자가 될 것"과 "스스로에게 변명하지 않을 것", "스스로 선택할 것"은 셋째 치형이에게 전하고 싶다. 위로 형들을 보며 자란 아이, 조심스럽고 거칠고 때론 강하고 부러질 듯 유연하고 휘어지고, 여리고 슬퍼하고 아파하고 그 마음을 즐겁게 노는데 쓴다. 그렇게 살아. 그러면 돼. 남에게 휘둘릴 필요 없다. 그 또한 부족한 면이니 그 부족함 조차 간직한 자신을 아끼고 살아. 그럼 돼.
"미움받지 않기 위해 좋은 사람은 되지는 말 것"은 아내 서희에게 전하고 싶다. 너무 애쓴다. 힘겨울 만큼. 물론 본인은 즐기겠지 라고 답하겠지. 기꺼이 하니까. 힘들어도 그렇게 산다고 여기는 듯해. 제발 그러지 말아줘. 적당히. 그래야 편해. 자신과 주변 모두. 그 조차 사랑스럽지. 아마 노력은 하지 않아도 될꺼야. 이처럼 내가 바라고 바라다보면 기도가 되어 당신에게 전해질 테니. 당신은 그저 너무 마음씀을 조심하면 된다고 봐. 어디 하나 꽂히면 끝을 보는 건 훌륭한 자세가 아니야. 제발, 화분 좀 그만! 당근을 통한 교환이 싫은 게 아니라 지나침이 싫어. 화분은 좋아. 더 울창하게 변할 숲도 좋아. 쾌적한 공기, 나무향이 베인 집. 난 그걸 원해. 바래. 그런데 이런 수고로움과 시간씀으로 인한 결과는 싫어. 그 시간에 차라리 쉬어. 그리고 돌아봐줘. 자신과 나와 아이들, 가족을. 오죽하면 이란 말로 당신을 해석하게 하질 말아줘. 당신은 지금 당신 삶을 살고 있는 거잖아. 제발 날 좀 봐줘 라고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좋아. 그냥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놓치면 놓친대로 그렇게 살자.
이번 장인장모께 칼라로 프린트 된 크리스마스 편지를 놓친 건 정말 아쉬웠어. 그렇지만 그때 크게 실망했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당신은 알까? 틈틈이 들어가서 노트북 들고 프린터 켜고 블로그 열고 찾고 찾아 할까말까 망설인 것이 몇 번인지를. 그런 거야. 마음이란. 원망이란 없지. 그냥 놓쳤어. 아쉬워. 그리고 그 다음은 늦었네. 늦었어. 그럼 어떻게 할까?
다행스럽게도 그 길은 곧 그날의 추억을 남기면서 오게 되었고, 다시 연결되어 장모님을 울게 만들었네.
여보, 조금은 늦어도 좋아. 다 완벽하지 않아도 돼. 그냥 편안하게. 느긋하게.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 거야. 미움 받거나 사랑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라는 말로. 미움받지 않기 위해 좋은 사람은 되지는 말 것이란 말을 돌려보면 사실, 다른 면일 뿐. 어쩌면 말장난. 그래도 너무 과한 애씀 보다는 적당한 틈도 필요해 보여. 그래야 그 몫을 옆에서 찾아서 메워줄 수 있지 않을까?
"때론 재미없는 이야기를 할 것", "완벽하지 않음을 사랑할 것".. ....
고른다고 고르는 문장들이 자꾸만 와닿는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내 현재의 삶에 감사하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은 못 하더라도 든 감정과 인 감정은 전하려고 하고 전하고 있다.
오늘 점심식사 후 산책길에서 샤브샤브 이야기가 나왔다. 난 참으로 싸 먹는 걸 좋아하나봐 로 시작하여 소금 뿌리지 않은 김을 좀 가져다가 종종 싸먹어야 하겠네 라는 말에 쌈싸먹는 이야기가 샤브샤브, 냉이에 간장, 그리고 김에 싸 먹는 맛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주는 샤브샤브 먹고 싶다.
그리고 소금 뿌리지 않은 김을 넉넉히 챙겨와야 하겠다.
더구나, 쌈싸먹는 습관은 빠르게 먹는 내 식습관을 개선해줄꺼라 본다. 김성호.
-
스스로 `自`2022.01.11 13:39
어쩌면 든 감정과 인 감정을 민낯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상황이 아닐까?
답글
묶어 책을 낸다고 한 들 그건 일일 뿐이고,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이야말로 그 본질이라고 받아들인다.
돈을 벌면 좋다. 그런데 지금 감정을 표현하다보면 사실 돈 보다는 그런 상황에 충실하게 되는 것 같다.
돈이 아닌 그런 상황에서 만족해 하는 것, 그리고 조금은 넉넉하게 아니어도 좋잖아 하면서 굳이 책으로 내야할까? 설레발 치면서 라는 말로 위안을 삼고, 기회가 되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겠지 하며 기다리는 것 또한 멋진 일이라고 본다.
때가 되면 무르익듯
때론 보채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본다.
고생한 만큼
침묵한 만큼
그 깊숙한 깊이만큼
깊어진 자신을 바라봐.
이미 가졌잖아.
뭘 더 가져야 하겠니?
넌 이미 더 가졌잖아?
마지 못해 가졌든 억울해하면서 가졌든 이미 가진 것에 너무 큰 자기반성은 하지 말자.
때론. 어쩌면. 우연히. 너와 만난 것처럼. -
스스로 `自`2022.01.11 13:46
내게 두 가지 특출난 능력이 있으니,
답글
감화력(교감, 심하면 교주)과 면면히 흐르게 하는 지속력(연결, 심하면 홍익인간 실천)이라고 본다.
"내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을 이미 실천 중이다. 연을 싹뚝 잘라버리고 면면히 흐르는 긍정에너지 또한 흐르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타고나길 이롭게 하나봐. (재수없게도??)
내 가족, 주변, 나와 관계 맺은 사람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기도가 실현된 것처럼,
이제는 내 가족과 내가 마음을 준 사람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로 기도를 바꾼 것처럼.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막았으니 잘 한 일이라고 여긴다.
어쩌면 후회할 지는 몰라도. 내 반복된 일상, 그 중 기도를 통해 얻은 값진 능력이 잘 통했으면 하고 바란다. 아멘. -
플 로라2022.01.12 00:20 신고
오죽하면.. 이란 시선으로 보여질수 있겠다.
답글
애틋한 사랑으로
내게 하고픈 얘기도.. 수긍이 된다..
빠져드는.... 우리는 닮았다.
나는 좀더 액티브하게
당신은 은근하게..
수많은 음성파일과 글들..내 식물에 견줄수 없지않을까?
내게 지금 가장 힘이되는 말
"아님 말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내 하루한루를 즐겁게하고
수반되는 몸의 피로는되려 위안이 된다.
나 하나만 바라보면
지금처럼 자유로운적이 있었을까싶다.
걱정. 불안. 염려가 줄었으니...ㅎㅎ
급격한 변화에 세심한 배우자는 당황스러울수도 있겠다..
그리고 성질이란 변하기 어려우니
활활 태우고나면 또 뭐
. 도로 제자리가될수도..
그럴지언정.. 지금은 지금의 내가 좋아
지출에대해도 예전의 나의 100분의1정도만 생각하니.. 세상이 아름다워보이고
좋아하는 사람과 더 많이 나눌수있고~~
미래의 나보다 지금 당장의 나에 집중하니좋아.. 내일보다 당장 오늘..
오늘은 누구만나 놀까...ㅎㅎㅎ
어떻게하면 더 맛있는거 먹고
더 예쁜곳에 살고
더 예뻐질까...
행복이 뭐 별건가.. ㅋㅋ
그런 의미에서.. 나 피부과 하번 더 끊어주라..
50대. 60대 이뻐지는것 보다
지금 더 이뻐지는게 좋잖아..?
응?응?
사랑해~~~-
스스로 `自`2022.01.12 08:27
지금 예쁘다.
다음 번에도 더 더 라고 조를 것이다.
그냥 지금 만족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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