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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세종시 중앙공원 공연 관람

by 큰바위얼굴. 2022. 7. 4.

사람들이 무척 많다. 2019년 코로나19 발발이후 이렇게나 많이 모인 건 처음인 듯하다. 정말 많다. 우린 7시반 2부 공연 시작에 맞춰 서둘렀다. 자리 맡아야 한다고.

 

어디에 주차할 것인가?

무사이 도착하고 빠져나올 수는 있을까?

 

폭우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는데 폭염이 작렬하니 이 또한 문제다. 중앙공원 주차장에서 공연장까지, 호수공원 주차장에서 중앙공원까지 거리가 엇비슷하여 우린 그나마 자주 방문했던 호수공원 컨벤션센터 앞 주차장으로 향했다. 퇴근길이라서 일까? 막힐 조짐이 보이니 우회한다. 그리고 발견했다. 컨벤션센터 출구가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 근처에 주차하였다. 나올 때를 고려하여. 그리고 이는 절묘한 한 수가 되었음은 나중에 입증되었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호수공원으로 향하고, 예티와 해나, 치형이와 아내, 그리고 나 이렇게 서둘러 걷는다. 많은 이들이 동행한다. 긴 띠를 이룬 행렬,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두르는 발길에서 기대감 어린 즐거움이 엿보인다. 다리에서 뿌옇게 뿜어지는 수증기는 차갑다. 시야를 가릴 수 있어 주의를 요했지만 이 또한 하나의 이벤트 처럼 다가왔다.

 

걷고 또 걷고, 마침내 공연장에 도착했다. 총리의 인사가 막 시작된다. 영상으로. 무대 앞 공간에 자리가 있는지 가서 찾아보는데 역시나 잘 띄지 않고 사람들이 너무 빽빽하니 갑갑해져 온다. 그래서 치형이만 두고 한적하게 앉아서 공연을 바라볼 수 있는 곳, 그늘진 잔디밭에 돗자리를 폈다. 

 

어느새 어두워졌고 그늘은 이제 의미를 잃는다.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좋다. 아내의 무릎을 베고 누운다. 그리고 예티와 해나를 배 위에 올려놓는다. 

 

 

"여보, 아이스 커피 한 잔 하고 싶어."

 

아내의 말에 얼릉 일어난다. 멀텐데 하는 거 보다는 공연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산책이나 나서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좀 많이 멀었고 좀 많이 기다리게 되었으며 원하는 커피 또한 기성품이면서 원하는 음료수는 사질 못했다. 편의점이 동났다.

 

 

어느 새 공연이 한창이다. 치형인 신났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쉴 틈이 없이 돌아다닌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거미의 4곡이 지나가고, 아이브(IVE) 공연이 시작되었다. 여기저기 환호성이 터진다. 아이들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치형이 또한 아이브가 온다더라 하는 소식을 듣고 기대감에 왔다. 6명? 5명? 아이들이 나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다들 엉덩이를 들고 들썩인다. 시야가 가려짐은 순식간이다.

 

어느 새 아쉬운 이별, 4곡을 다했다. '드론쇼가 곧바로 시작되겠습니다.' 라고 사회자가 말한 후, 어디 어디 사람들은 찾는다. 어디에서 드론이 나타나는지 한 껏 기대감이 부푼다. 두둥... 두두두.. 슬며시 떠오르는 격자모양의 드론들. 우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세종시 중앙공원 드론쇼(도입부)  https://youtu.be/wIY-BQ-Nkq8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역시 처음 떠오를 때의 감동. 서서히 줄 맞춰 떠올라 격을 이루니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정말, "정말 완전 영화다. 영화. 대박." 스스럼 없이 튀어나온 말들. 다들 입을 벌린 채 다물 줄을 모른다. 그렇게 우린 한 때의 잊지못할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다.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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