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산발전연구

5대 농축산품, 유통업자 마진이 36%

by 큰바위얼굴. 2013. 1. 30.

축산물이 생산된 후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채 50%도 되지 않는 것은 좀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가령, 계란을 농장에서 소비시장의 마켓에게 직거래한다고 하자.

이때의 유통비용은 얼마일까?

농장의 출고가가 100원/개일때 소비자 판매가격은 200원/개 이었다 라고 가정할 때, 일단 주변을 둘러보라. 현재 계란을 구입할 때 보통 얼마에 구입하는지. 일단, 30구, 15구, 10구로 포장된 형태에 따라 개당 소비자 판매가격은 모두가 알다시피 다르다.

30구의 개당 가격이 10구에 비해 싸다.

 

이때의 유통비용은 100원이다. 직거래라는 가정 시 50%가 마켓에서 발생했다. 유통단계는 고작 2단계다. 농장~마켓~소비자.

마켓의 운영비용, 인건비 등 간접비와 함께 운송비 등 직송하기 위한 직접비가 개당 70원 발생했다면, 이윤은 얼마일까? 개당 30원. 

일일 판매량이 3,000개 라고하면 210천원을 들여 90천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1) 직거래 라고 해도 판매되는 적정시세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남들이 모두 1000원에 팔 때, 100원에 팔지는 않는다.

  그렇게 팔 수도 없다. 생산자의 판매가격이 거의 일정하게 정해진 상황에서 유통인은 어떻게 하면 좀더 유통비용을 줄여 소비자에게 적정 수준에서 팔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것이 그들의 가치이자 존재이유이니까. 남들이 뭐라든 그들은 사활을 걸고 이미 생업에 임하고 있다.

 

(2) 일정 규모 이상이 유통비용으로 반드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누가 최종판매하던지 간에, 시공간적인 제약이 있다는 말이다.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장소에 구입하는 물량이 있기를 기대한다. 없다면 짜증낼테지. 그것이 소비자다.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농가의 생산고충 보다 적다고 보지 않는다.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파는 것도 중요하다. 왜 '마케팅'을 강조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3) 유통단계의 축소에는 한계가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성향과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탄생된 최적화된 유통경로가 쉽게 인위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위의 사례에서 100원/개에 사온 계란을 대량으로 운송해서 대량으로 소비되는 체제라면 운송비를 줄이거나 유통주체를 줄여 이윤을 낮출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도 마켓규모, 거리, 소비량 등에 따라 기본적으로 발생되는 비용이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즉, 단계를 줄여도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제하고 얼마나 가격을 낮출 수 있는지 따져볼 일이며, 그것을 위해 투자한 비용 대비 효과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솔직히 자신할 수 없다. '확실히' 바뀐다고.

 

   가령, 이미 단계가 축소된 닭고기 시장의 예를 보고, 그 줄이고자 하는 노력과 비용절감이 수급과 국제시장 상황에 따라 어떻게 가격이 널뛰는지 보라. 단언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4) 유통단계를 축소해도 위의 (1)~(3)번에 의거해서 소비자가 적정하다고 지불하는 가격이 형성되었다면, 그것이 시장가격이다.

  지금도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정육점, 음식점 등 판매처 유형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것이 또 소비자의 성향에 부합하는 길이기도 하고 욕구를 채워주기도 한다.

 

   "정육점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니 그곳에서 구입하세요."라고 떠들어도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 소비자의 이미 형성되고 고착된 식습관이다.

 

물론,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자는 말이 아니다. 다만, 유통비용이 어쩌구저쩌구 할 때 그 끝을 보고나서 말하면 좋겠다.

단순히 유통비용이 올랐다든지, 누가 얼마의 폭리를 취했다든지 라는 시각은 사실 유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말이다. 시장가격의 독과점과 이상흐름을 체크하는 것이 기자의 본연의 임무라 하면, 그 말로 인한 여파 또한 그들이 책임질 일이다. 마치 이상하다고 몰아세워서는 안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가격의 형성과 발생되는 유통비용이 적정한지 살펴봐야 한다. 수만, 수천가지 유통경로 중에서 그나마 대표할 수 있는 경로를 선별하여 그 속에서 발생되는 비용이 적정한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이때, 무작정 비싸다는 시각은 경계한다)

그 다음 순서가 바로 비싸게 형성된 접점이 있다면 그 접점의 발생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리라.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아래에서 밝힌 유통비용을 산출한 결과값이 2~3가지 경로로 추정한 수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는 분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사실은 그것을 아는 일부 분들이 그것을 전부인양, 마치 큰일난 것처럼 부각시켜 버려도 속수무책 당한다는 사실이다.

 

 

아래 유통비용의 산출방식부터 제대로 알고 접근했으면 너할나위 없겠다.

유통비용이 대략 이렇다 라는 감안을 할 때 필요한 자료이지, 마치 전국이 이렇다 라고 말할 때 사용해서는 안된다. 마치 뭐를 잡겠다고 뭐가 잡히는 꼴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현재 농식품부가 그간의 오점을 바로잡기 위한 연구용역 "축산물 유통조사 설계"을 추진한다기에 너무 반갑고 기대가 된다.

몇 년간 꾸준히 잊을 만하면 이용되는 '유통비용 폭리 = 유통인 나쁜놈(?)'라는 등식을 깨기를 바란다.

 

사실, 유통비용 파악만큼 어려운 일이 있을까?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면, 수치를 이용할 때 그 수치가 지닌 의미부터 알고 이용되길 바랄 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