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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알기/국내실태

2013.02/ 농식품부 블로그/ 어느 한돈 식구의 겨울나기

by 큰바위얼굴. 2013. 2. 5.

 

돼지가 많다고 난리다.

하루 7만두 정도 출하한다고 하니,

이렇게 가다가는 올해 출하물량이 1,700만두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한다.

 

 

"난 돼지고기 좋아하는데, 생산이 많이 되면 좋은 것 아닌가?" 라는 분도 계실 수 있겠지만,

문제는 적당해야 한다는 것.

 

 

소비되는 양 보다 급격히 많이 출하가 되다보니 출하가격이 3,000원/kg 안팎에서 형성되어 오를 기미가 없다.

이러면 팔아야 하는 농가에게는 부담이 된다.

 

 ▲ 돼지 출하가격 동향(www.ekapepia.com)

 

 

 

그래서, 양돈농가를 찾아가 보았다.

주인아저씨와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 돼지가 태어나 자라는 순서로 친구들을 만났다.

 

 

[포유자돈]

 

 

어미젖을 찾아 달려든다. 꿀꿀~

태어난지 얼마 안된 포유자돈(보통 28일령까지, 체중 1~7kg 정도)들이 어미젖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다른 방에서는 친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잠이들었다.

전등 아래 열기에 몸을 맡기며 추운 바깥날씨를 피한다.

 

 

[이유자돈]

 

 

낯선 이가 찾아온 것도 모르는지 자기들끼리 잡담을 나눈다.

이 방에는 갓 젖땐 이유자돈(보통 28~60일령, 체중 7~25kg)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어이, 거기 깔아뭉개지마"

 

때굴때굴 구르기도 하고, 탑을 쌓기도 하고, 쭈욱 다리를 펴고 휴식을 취하는 등 다양한 모습들이다.

 

 

[육성돈]

 

 

형과 누나들은 바쁘다. 한창 식사중이다. 꿀꿀~

이곳은 60~120일령 정도된 체중 25~50kg이 나가는 육성돈이 모여있다.

 

이럴 때는 모른척 하는 것이 예의다. 살금살금 다른 방으로 이동

 

 

[비육돈]

 

 

어, 여기는 반갑다고 먼저 나와 인사를 한다.

비육돈 방이다. 120~180일령의 50~120kg 나가는 돼지들이 모여있다.

 

"야, 좀 밀지마. 난 들어갈꺼야"

 

낯선 이를 경계하는 것인지, 배고파서 그런 것인지 우루루 달려든다.

 

"그런데, 누가 방구 꼈나?"

 

Gas 냄새에 눈쌀을 찌뿌리게 된다. 그래도 좋다고 잘도 논다.

 

 

 

 

 

그런데, 아까부터 내 발을 툭툭 치는 놈(?)은 뭐지.

졸졸 따라다닌다. 정이 들었나 보다.

 

물어보니 특별관리대상으로 선별해 놨단다. 곧 좋은 곳으로 옮겨진단다.

 

 

 

 

이번 겨울, 잘 나기를 바라면서, 방을 나섰다.

 

"얘들아, 잘 있어"

 

....

 

지금 정부와 업계에서는 모돈수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조기에 결실을 맺어 적정 모돈수 관리와 함께

우리나라 육류 자급률 상황에 맞는 적정 사육두수가 형성됨으로써

시장가격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되었으면 좋겠다.

 

이와 더불어, 농가는 무조건 입식만 늘리는데 관심을 갖지 말고,

농장 환경에 적정한 두수를 산정하고 관리하는데 힘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출하 선별관리에 소홀하여

잘 키우고도 막상 손실되는 비율(C등급 이하)이 33.3%에 육박한다고 하니

이는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가령, 1차량(40두) 출하 시마다 약 840천원에서 1,600천원 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아서는 길에

"어렵더라도 힘들어도 해야지요. 제 일인데" 라는 주인아저씨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환경이 열악해도 꿋꿋히 지켜나가는 분들이 계시기에

돌아서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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