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 띡
신호를 받아 이동한다. 순조롭다. 가끔 멈춘 해나로 인해 지연되었지만 횡단보도에 서기 전에 녹색불을 맞아 기다리지 않는다.
멀리 멀리 나아기만 한다. 낯선, 그리고 자주 오지 못한 길로 들어선다. 온갖 상념이 스쳐 지나간다.
멀지 않을까? 굳이 가야할까? 시간이 오래 걸려서 가야할까? 이러저러한 상념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발걸음은 계속 나아가고 있다.
이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쭉 뻗은 길, 달려볼까? 뛰어!
저멀리 소방서까지 가서 돌아오던 중 잠시 머물러 이를 남긴다.
해나야, 신났지?
다음날 05:45경,
산책을 나선다.
이번에는 이미 수없이 왔다갔던 길이어서인지 익숙하다. 낯설지 않고 편안하다.
그리고 그날 저녁 반가운 이를 만나 새롭고 낯선 길을 어찌어찌 가야할지 한참을 논의한다.
새로우니 신난다. 어둑한 거리, 흩날리는 빗방울, 시끌시끌 정담을 나누는 이들, 만취했고 익숙하지만 자주 걷지는 않은 길을 걸어 돌아가려니 너무 고되고 힘들었다. 오죽하면 다음날 새벽 산책을 빼먹었을까.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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