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자리한 장모님의 집은 오랜만에 다시 활기를 띠었습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후, 몇 달이 흘렀지만 그 빈자리는 여전히 컸습니다. 이번 모임은 장인어른이 떠나신 후 두 번째로 맞는 큰 모임이었고, 아들네와 딸네 가족이 함께 모였습니다. 장모님은 아직도 상실의 슬픔 속에 계셨지만, 자식들이 곁에 있으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모두가 장모님을 위해 며칠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집에 들어서니, 장인어른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마루에는 늘 앉아 계시던 안마기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고, 방 한편에는 자주 입으시던 낡은 겉옷이 걸려 있었습니다. 장모님은 옷가지를 정리하자며 우리를 불렀습니다. 아들과 저는 그 옷을 애써 입어보기도 했지만, 장인어른의 체온이 남아 있는 듯한 그 옷을 쉽게 벗어두지 못했습니다. 딸은 그 옷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지만, 이를 애써 감추고 장모님께 다가갔습니다. “엄마, 이제 조금씩 정리해도 괜찮아요. 아빠도 그러길 바라실 거예요.” 그녀의 말은 조심스러웠지만, 그 안에는 깊은 사랑과 이해가 담겨 있었습니다.
딸은 아버지의 빈자리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지만, 이제는 어머니 곁에서 더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묵묵히 엄마를 돕기 시작했습니다. 방 안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아버지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면서 그녀는 눈물과 함께 아버지와의 마지막 순간을 되새겼습니다. 부성이와 치형이는 할아버지의 낡은 군인 모자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장난삼아 써보며 집안을 뛰어다녔습니다. 그 활기찬 모습에 집안은 다시금 생기를 되찾는 듯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피할 수 없었던 이야기는 상속 문제였습니다. 장인어른은 유언장을 남기셨지만, 뒤늦게 그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모님과 자식들은 차분하게 상속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아들은 현실적인 면을 고려해 의견을 내놓았고, 딸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양보하려 했습니다. 유언장에 담긴 장인어른의 마지막 말들은 가족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모든 것을 자식들이 잘 알아서 해줄 거라 믿는다"는 말씀이 자식들에게는 무거운 짐이었지만, 동시에 따뜻한 신뢰의 표현이었습니다.
그 속에서도 며느리는 재치와 발랄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에도, 그녀는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긴장을 풀어주려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녀의 밝은 성격 덕에 가족들은 조금씩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함께 집안 곳곳을 정리하며, 틈틈이 재치 있는 말로 모두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가족들은 동네 인어횟집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모두에게 새로웠지만, 함께라서 좋았습니다. 회와 소라, 소주가 차려진 상 앞에서 자식들은 오랜만에 모여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아들은 잔을 들고 아버지와 함께했던 기억을 이야기했습니다. 딸도 울컥하는 마음을 참으며 “아빠가 이 순간을 참 좋아했을 거야”라고 속삭이며 어머니를 향해 잔을 들었습니다.
술이 들어가면서 분위기는 점점 더 무르익었습니다. 장모님도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지신 듯,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으셨습니다. 술에 취한 딸은 어느새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아빠 생각이 많이 나요. 하지만 우리, 함께 잘 이겨내요. 아빠도 그걸 원하셨을 거예요.” 장모님은 딸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그래, 우린 서로가 있잖니”라고 속삭이셨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가족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날 밤, 모두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곧바로 잠들었고 어른들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장인어른의 부재 속에서도 가족들은 더 깊어진 가족애를 느꼈습니다. 장모님 곁에서 함께 머물며 서로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렇게 며칠간의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자주 보자”라는 말이 그날 밤의 여운처럼 우리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 퇴고 전
대구에 자리 잡은 장모님의 집은 오랜만에 다시 활기를 띠었다. 장인 어른이 돌아가신 지 몇 개월이 지나고, 아들네 가족과 딸네 가족이 함께 모였다. 이 모임은 장인 어른이 돌아가신 후 두번째 맞는 모임이었다. 장모님은 여전히 상실의 슬픔 속에 있었지만, 자식들이 함께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는 듯했다. 딸 가족과 아들 가족은 장모님을 도와드리기 위해 며칠을 함께 보내기로 했다.
집 안은 여전히 장인 어른의 흔적들로 가득했다. 마루에는 그가 늘 앉아 있던 안마기가 남아 있었고, 방에는 그가 자주 입던 낡은 겉옷이 걸려 있었다. 장모님은 그 옷가지를 정리하자 하시었고, 아들과 사위는 애써 입어보길 여러차례. 딸은 그 옷을 보며 남몰래 눈시울을 붉혔지만, 애써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께 다가갔다. “엄마, 이젠 조금씩 정리해도 괜찮아요. 아빠도 아마 그러길 바라실 거예요.”
딸은 아버지의 빈자리를 생각할 때마다 속 깊은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아버지와의 추억, 어린 시절 함께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러나 이제는 어머니 곁에서 더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묵묵히 엄마를 돕기 시작했다. 그녀는 방 안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아버지의 흔적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 부성이는 할아버지의 옷가지 속에 섞여있던 군인 모자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장난삼아 써보기도 했고, 치형이와 함께 집안 곳곳을 탐험하며 뛰어다녔다. 그 모습에 집안은 다시금 활기가 돌았다.
이번 모임에서 피할 수 없었던 이야기는 상속 문제였다. 장인 어른은 돌아가시기 전 유언장을 남겨두었지만, 뒤늦게 알게되어 그 내용을 두고 가족들이 의견을 나눠야 했다. 장모님과 자식들은 차분하게 상속 문제를 논의했다. 아들은 현실적인 면을 고려해 유연한 의견을 내놓았고, 딸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양보하고자 했다. 유언장에 남겨진 아버지의 마지막 말들은 가족들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자식들이 잘 알아서 했으면 하는 믿는다는 내용이었다. 그 문장들이 자식들에게는 어쩌면 무거운 짐처럼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그 믿음이 고맙고 따뜻했다.
며느리는 그 속에서도 재치와 발랄함을 잃지 않았다. 진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긴장감을 풀어주려 농담을 던지고 웃음을 유도했다. 그녀의 밝은 성격 덕에 분위기는 한층 부드러워졌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함께 집안 이곳저곳을 정리하고, 집안일도 도우며 틈틈이 재치 있는 한마디로 가족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저녁이 되자, 모두 함께 동네 인어횟집으로 향했다. 이곳은 가족들이 처음 가보는 집이었다. 회와 소라, 소주가 차려진 상 앞에서 자식들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추억을 되새기며 술잔을 기울였다.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잔을 들어 올렸다. 딸도 울컥하는 마음을 억누르며 “아빠가 이 순간을 참 좋아했을 거야”라고 속삭이며 어머니를 향해 잔을 들었다.
술이 들어가면서 분위기는 점점 더 무르익었다. 장모님도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지신 듯, 가벼운 농담을 하며 웃으셨다. 술에 취한 딸은 어느새 눈물을 흘리며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아빠 생각이 많이 나요. 하지만 우리, 함께 잘 이겨내요. 아빠도 그걸 원하셨을 거예요.” 장모님은 딸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그래, 우린 서로가 있잖니"라고 속삭였다.
딸이 어머니께 품은 속내는 며느리와 며느리의 어머니와의 관계처럼 복잡하고 어려워 보였지만, 잘 감내하며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한층 반가웠다.
술에 취한 아들네 가족과 딸네 가족은 횟집을 나와 장모님의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후, 아이들은 곧바로 잠들었고 어른들은 조금 더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제 장인 어른의 부재를 모두가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었고, 그동안 얘기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꺼내며 서로의 마음을 나눴다.
그날 밤, 비록 술기운이 있었지만, 가족들은 장인 어른의 부재 속에서 더 끈끈해진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장모님 곁에서 자식들이 함께 머물며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며칠간의 가족의 시간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자주 보자~~"
그리고,
"여운"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장인 어른의 부재와 남겨진 가족들 사이의 감정이 여운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남기를 바라면서 이야기를 매듭짓는다. 사위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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