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더워~
아침부터 의자에 오래도록 앉아있었기 때문일까! 아이들도 공부에 열중해서 일까! 공기조차 후끈 달아올라 있다.
밤 11시 00분. 모처럼 만에 의견이 통했다.
자연체험하고 늦게 돌아온 둘째의 시간에 맞춰 일어선다.
가자. 가요~
군포시에는 수리산이 있다. 수리산 아래에는 내 집이 있다. 말 그대로 산 위에 산다. 공원에 둘러싸인 집. 부지런히 내려간다. 도심으로~
자. 찍는다. 포즈~
하면 멈추고 으쌰~ 하는 막내아들. 요즘 주먹에 힘이 실린다. 자립할 때가 왔나보다.
투닥투닥 장난을 멈추지 않는 첫째와 둘째. 징징~ 우격다짐~ 알다가도 모를 둘만의 우정 쌓기에 이리쿵 저리쿵~ 그래도 오늘은 무난한 편이다. 찍힌 사진이 있으니까..^^
도착. 시켜! 먹자~
어두워진 거리에 환하게 맞이하는 치킨점. 테이블이 거리에 나와 있다. 옹기종기 모여 더위를 이기는 분들이 많다. "여기여~"
치킨점에서 쏟아지는 불빛과 지나가는 차량 불빛에 마치 무대에 올라와 있는 듯하다. "분위기 끝내줘요~"
그리고, 흔적을 남겨본다. 2013년 6월 8일, 군포. 우리 가족은 여기에 있었다고.
... (감상에 빠져든다)
삶이 나를 미워할지라도, 삶이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삶이 나를 미치게 할지라도 내가 그 삶에 속해 있다는 것이 미치도록 좋을 때가 있는가 하면 미치도록 우울해질 때가 있다. 통하다가도 서로 모른채 하다가도 힘이 나기도 하다가도 힘이 없어 주저앉고 싶을 때라도 어찌어찌 사는 모양새가 남들과 비슷하겠거니 하면서 위안을 삼다가도 '나'를 몰라준다고 상처를 입는다.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다른 곳을 보고 있고 같은 공간에서 다른 생각과 같은 생각일 꺼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이야기에 빠지다보면 통한다고 여기지. 그렇게 그렇게 살다보면 정이 들고 어느새 자라 독립한 아들들이 있겠지.
어느새 아버지는 하늘에 계시고 땅에 살고계신 어머니께는 안부전화가 다 인 것을.
살다보면 살다보면 나누고 싶은 것이 있고 정말 미치도록 돈이 그리울 때도 있지.
우리네 사는 모습이 정을 모두 풀 수 없음에야 "너와 나는 믿어" 라는 마음이 반드시 필요하지. 그렇지만 삐지고 돌아서는 아들의 모습에, 아이~ 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지 하는 손짓으로 어깨를 만질 때 귀찮다는 듯이 떨쳐내는 그 모습에 아파지지.
내가 사는 법, 더위를 이기기 위해 꼭 필요한 방법, 우리가 보다 더 통하는 법. 사실 갈수록 각자의 영역과 범위가 정형화되는 이때, 커가는 아이들에 못지않게 꿈을 꾸는 나이기에 아내의 말, "그렇게 해서는 통하지 않아. 어쩌려고 그래?" 하는 그 말에 우울해지지.
한창 여름에 우울해지면 더위를 잊고 이렇게 일요일에 회사에 나와 책상 앞에 앉아있으면 그 통함은 도대체 언제 하는 거냐구! 하지.
"비나 쏟아져라" 하면서 내 마음을 달래지.
.. 그리고 가끔 "난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하지.
.. 그래도 그 믿음에 답해줄거라고 그것 하나로 살고 있다. 어쩌면 이세상 이땅에 사는 모든 아버지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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