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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돼지머리 찬밥신세

by 큰바위얼굴. 2013. 10. 21.

고사 안지내고 국밥집 줄고…돼지머리 찬밥신세

뷔페식당도 수입산 장악…2년새 가격 4분의 1 급락

[매일경제 201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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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돼지머리 모시고 고사 지내는 곳이 많이 줄었죠."

얼마 전까지 건설현장이나 개업식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고사`(告祀)가 줄면서 돼지머리가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눌린 고기로 가공해 팔려고 해도 장례식장과 뷔페식당 등 판매처는 수입산이 잠식해 국산은 발디딜 틈도 없어졌다. 또 돼지머리를 사용하는 국밥집도 갈수록 감소해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돼지머리 도매값이 가공 비용에도 미치지 못하자 아예 폐기처분하는 양돈업체도 나오고 있다.

 

10일 양돈업계와 관련 협회에 따르면 2년 전 ㎏당 2만3900원이었던 돼지 부산물(머리+내장) 가격이 현재 5000원으로 4분의 1 수준까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전문업체 선진의 이범권 대표는 "예전처럼 고사를 지내는 곳이 줄어들어 돼지머리 수요가 많이 줄었다"며 "중소 양돈업체는 머리를 폐기처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선진처럼 대형 축산업체는 현재 돼지머리를 한 마리당 2500원 도매가에 대량으로 팔고 있지만, 중소업체는 손질 비용이 더 소요돼 폐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한다.

한 고사 대행업체 관계자는 "전통적인 고사를 지내는 곳이 많이 줄었다"면서 "또 외국계 기업이 늘면서 고사를 지내도 플라스틱 등 모형 돼지머리를 올리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고사가 주술적인 목적보다 이벤트성 행사로 바뀐 것이다.

수입 돼지머리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국산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돼지고기 머리와 내장 등 부산물 수입량은 10년 전 연간 6만2000t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8월 말 현재 이미 8만t에 육박해 10년 새 두 배 이상 수입이 늘어났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수입 돼지머리 고기는 주로 장례식장과 뷔페식당 등에서 팔리고 있다"며 "국산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이런 곳에 납품도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돼지머리 가격이 되살아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양돈업계는 정부에 가격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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