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세상을 몇 가지 단어로 압축해 보면 어떨까? 그 중에서 과거와 비교하면서 발전을 논하고자 할 때 아마도 기업화 또는 산업화 라는 단어는 분명히 속할 가능성이 크다. 좀 더 잘 살기 위해서 우리는 이렇게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라는 정점을 놓고, 그 테두리를 벗어나서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 우리는 발전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업화, 산업화 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기업화나 산업화의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규모'를 떠올리기 쉽다.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지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이 되어야만 한다. 또한 그래야만이 사업성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그래야만이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사업성'의 범위를 돈 또는 이윤으로만 평가하지 말고 '행복'과 '가치'에 부여하면 어떻게 변할까? 우리는 현재 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동물복지 축산은 그 쟁점의 화두다.
"돼지가 행복하면 뭐가 좋다냐?" 하는 질문을 받는다. 내 행복조차 어느 곳에 있는지 모른채 방황하는 이 때, 돼지의 행복을 추구한다라 하면서 한탄한다. 그렇다. 우리는 행복이라는 주제를 처음 접할 때 나와 돼지를 비교한다. 그리고나서, 좀더 현실적인 관계자들은 과연 가능하겠느냐 라는 물음을 던진다. 가능하다라는 말에는 '사업성'이 담보되어 있다. 실현가능한 부분은 사업성이 담보되어야만이 실천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 하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궁금해진다. 과연 동물복지는 선택이냐 아니냐의 문제. 여러분은 어떻게 보는지?
'동물복지'라고 하면 마냥 좋아보인다. 마치 친환경 하면 좋아보였고 우후죽순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되다가 본의아닌 혼동과 혼란 중에 섞여있는 초창기 모습과 유사하다. 친환경 하면 비싸다, 친환경 하면 믿고사는 사람만이 단골로 가능하다. 일부 극미량으로 그들만의 무대가 열렸지만 대중성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동물복지 라는 화두를 던졌다.
'동물복지'를 왜 해야 할까? 돼지를 위해서 해야 할까? 나를 위해서 해야할까? 돼지를 위하니 나를 위함이 되니 하자는 말로 해석되는데 이와 반대되는 의견을 내시는 분들 또한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살기 바빠 죽겠는데 무슨..." 하면서 부가적인 할꺼리로 보는 경향이 크다. 자, 여기에서 다시 묻는다. 동물복지는 선택일까? 필수일까? 왜 하자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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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인증사업 참여 및 연계가능성 검토('14.1) http://blog.daum.net/meatmarketing/1372
축산도 동물복지 시('13.12) http://blog.daum.net/meatmarketing/1333
동물복지 농장 인증기준 및 평가표('13.3) http://blog.daum.net/meatmarketing/1002
동물은 ‘고기’가 아니다('14.2) http://blog.daum.net/meatmarketing/1440
“농민 의견 외면한 친환경 축산대책 거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14.2) http://blog.daum.net/meatmarketing/1414
닭은 알 낳는 기계가 아니다('12.11) http://blog.daum.net/meatmarketing/443
그런데, 이에 앞서 참으로 이이러니한 사실을 업계를 비롯 어중간한 분들이라면 모두 알만한 사실이 있다. 바로, 축산물은 가축으로부터 얻은 산물이요, 가축은 도축과정을 거쳐야 하고 다시 발골정형되는 포장처리과정, 그리고 가축의 운송과 축산물의 운반 및 보관 등 참으로 여러 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행복한 돼지는 죽을 때 아파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행복한 돼지로부터 '행복 바이러스'를 얻으려면 이렇듯이 농장만 인증한다고 끝이 아니다. 도축업, 식육포장처리업, 운반업, 보관업, 판매업 등 각종 축산업 종사자 모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이를 다시, 먹이와 질병까지 감안하면 사료업, 수의사 등 더더욱 다양해지고 많은 주체가 필요해진다. 동물복지는 소비자가 접할 완성형을 이르는 말이지, 농장단계만을 위함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나 고심하고 있을테다. 이렇듯이 동물복지는 기본적인 취급부터 관리에 이르기 까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다.
동물복지를 하면 돈이 될까? 만약, 돈이 된다고 평가되었다면 (하지말라고 해도) 이미 모든 양축가들이 자발적으로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를 못하니 푸쉬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지원해준다.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다. 스스로가 모르니 정부가 리드한다. 여기에서 엇박자가 자주 난다. 따당~ 하고.
양축가는 현실적인 생존과 삶의 질, 행복을 추구하고자 한다. 정부는 더 더 더를 제시하면서 미래 발전을 이야기 한다. 결국 동물복지의 성패는 양축가와 정부의 딴생각이 일치될 때야 비로소 논할 자격을 갖춘다. 지금 성패를 논하기에는 한참이나 이르다. 이제 농장단계 한 두 농장 동물복지를 추진하면서 정작 관심갖을 것은 양축가가 모두 실천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이냐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실천내용을 세부항목별로 나눈다음에 모두 할 것과 일부만 할 것, 조금더 미뤄도 국제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 나중에 검토해도 늦지 않은 것 등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물론, 5000 돼지농가 모두에게 맞는 동물복지형 미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당신의 현주소는 여기 이 시점이요, 경영과 산업, 소비트랜드 변화 등을 볼 때 이 시점과 이 시점에서 이 정도는 갖출 필요가 있소"하는 각개격파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동물복지 하세요." 라고 떠들지만 말고 구체적인 실행 시 가져갈 '사업성'을 보여주자. 그리고, 제도적인 동물복지형 축산의 커트라인을 정한 후 차츰 증진시켜 나가는 방향에서 모든 책임과 역할은 양축가에게 맡기자. 정부는 선택에 따른 결과로서 답이 될 수 있도록 '사업성'을 보여주는 이면적인 후원을 지속하자. 동물복지가 통할 시장, 너도나도 믿고 사는 동물복지 축산품. 그것은 바로 모눈종이처럼 꼼꼼히 그려낸 계획과 컨트롤에 달려있다. 그런데, 행복한 돼지고기는 얼마일까?
동물복지로 투입된 비용이 만만찮음은 인정되지만 급속히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높지 않은 가격대에서 유지되면서도 인정받는 것일테다. 결국 투입비용을 각자 충당하려면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밖에 없겠지만 판매부문에서 집산하여 대량으로 소비시킨다면 이 또한 규모의 혜택을 입어 보다 저렴한 가격에서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다. 누가 돈이 되는 일 보다 '행복'한 일에 관심갖고 나서는지가 관건이다.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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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돼지가 ‘건강한 먹을거리’를 주더군요
동아일보 2014.5.26
정부 인증 ‘동물복지 양돈농장 1호’… 강민구 강산이야기 대표
![](http://dimg.donga.com/wps/NEWS/IMAGE/2014/05/26/63753706.2.jpg)
건강한 돼지를 키우는 ‘강산이야기’의 대표 강민구씨가 잔디밭에서 자신이 키우는 돼지들과 포즈를 취했다. 강민구 씨 제공
“돼지 똥 냄새가, 어휴…. 농장에서 밴 악취가 며칠 동안 안 없어졌어요. ‘이건 아니다’ 싶었죠.”
2007년 봄 전남 해남군에서 돼지고기 유통 사업을 시작한 강민구 씨(37)는 처음 방문한 돼지농장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일반적인 돼지 축사는 바닥이 구멍이 뚫린 철판이다. 똥을 싸면 밑으로 빠져 아래의 통에 차오른다. 스트레스 받은 돼지들은 서로 꼬리를 물어뜯기 때문에 꼬리와 송곳니를 자른다. 면역력이 떨어진 돼지들은 항생제 섞인 사료를 먹는다. 특히 임신한 어미 돼지(모돈)는 몸에 꼭 끼는 철제 우리(스톨)에 들어가 20일 정도를 옴짝달싹도 못한 채 지낸다.
자녀가 넷인 강 씨는 “아이에게 맘 놓고 줄 돼지를 찾았지만 국내 돼지 사육 환경은 너무 안 좋았다”고 말했다. 결국 직접 건강한 돼지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축산학을 전공한 지인에게서 ‘동물 복지’라는 개념을 들었을 때 눈이 번쩍 뜨였다. 도축할 가축이라 할지라도 안전한 먹이를 먹고 고통 받지 않으며 본래 습성대로 자라도록 해줘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유럽의 복지 농장 자료를 찾으며 차근차근 공부했다. 꼼꼼히 축사를 설계한 끝에 2008년 11월 해남군 황산면에 돼지 2900여 마리를 위한 ‘스트레스 없는 축사’가 완성됐다.
축사 공간을 배로 늘리고 바닥에 60cm 깊이로 짚과 톱밥을 깔아 습성대로 땅을 팔 수 있게 했다. 어미 돼지도 스톨에 가두지 않고 25m² 정도에 6마리만 넣었다. 돼지 꼬리와 송곳니를 자를 필요도 없다. 항생제를 먹이지 않아도 되고 어미 돼지도 난산(難産)이 거의 없다. 강 씨는 농장에 첫째 아들 이름을 따 ‘강산이야기’라는 이름을 지었다. 강산이야기는 이번 달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동물복지 양돈농장 1호’로 인증 받았다.
최근 강 씨는 이 농장을 아동 체험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다. 그는 “‘돼지를 실제로 본 애들이 없다’는 초등학교 교사 말에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했다”며 “우리 농장만 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실 농장 운영이 쉽진 않다. 깔짚을 자주 갈아야 해 비슷한 규모의 농장보다 직원이 배로 필요하다. 보수를 더 줘도 1년을 못 버티고 나간다. 톱밥 구입에도 연 1억 원 이상 든다. 강 씨는 매년 1억 원 정도의 손실을 돼지 유통과 소시지 가공으로 번 돈으로 메워 왔다. 그러나 강 씨의 의지는 강했다. “어려워도 공장 같은 농장은 안 만들 겁니다. 아들 이름에 먹칠할 순 없죠. 계속 연구하고 개선하면서 복지 농장이 미래란 걸 보여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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