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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발전연구

유통플레이어, 과연 적당한 수준인가?

by 큰바위얼굴. 2014. 6. 12.

일반음식점이 너무 많다. 60만개에 이른다. 너무도 많고 다양해서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다라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어중간해서는 소비자 호응을 얻어내기 힘들다.

 

돈을 벌려면 프랜차이즈(전국적 유통망)를 해야 한다. 쇠고기의 경우 907개 정도, 돼지고기의 경우 3300개 정도가 활략 중이다. 일률적인 모습에 대해 각지에서 프랜차이즈를 접하는 소비자는 공통된 인식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식상하기 쉽다. 항시 장단이 상존한다. 그렇다고 '지향점(이윤 극대화)'으로 삼지 말아야 할까?

 

식육판매점이 너무 많다. 자기가 사는 동네를 쭈욱 둘러보자. 대형마트 1, 슈퍼마켓 3~5, 조합매장 1~2, 정육점 8~10, 혹은 백화점 1 등 '유통의 다양함'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육류만큼 소비자 호응을 얻기 쉬운 사업도 흔치 않나보다. 잡는 가축은 매한가지인데 '유통주체'는 각종 브랜드 라는 이름으로 차별성을 꾀한다. 식육판매점에서 파는 고기가 제각기 다르다고 경쟁한다. 원하는 부위,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 원하는 용도 등에 따라 고기의 질과 맛이 달라진다. 육류에는 동질함과 특별함이 공존한다. 그래도 내 주변에 식육판매점이 지나치게 많아보인다.

 

약 5만개에 이르는 식육판매점. 일본도 과거에는 그러했다는데 (그렇다고 일본지향적으로 보지는 말자. 각기 다른 사정이 있기 마련이니까) 이제는 2만개 정도로 확 줄었다고 한다. 전문성을 꾀한 소규모 정육점, 다양성을 갖춘 대규모 판매점으로 양분된 시장구조로 보인다. 물론, 우리 또한 그러한 방향을 추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브랜드'와 '전문성'의 다가감이 아직은 일본만큼 양분되어 보이지는 않아보인다.

 

이처럼 소매단계 유통플레이어만 보더라도 '많은 업체수'는 시장 진입이 낮다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고, 진입이 낮다라는 것은 돈을 벌 수 있다는 호객행위와 호응이 쉽다라는 시장구조로 볼 수 있다. 낮은 진입은 높은 폐업으로 직결된다. 휴폐업이 높다라는 것은 국가적인 현금 흐름이 많아진다는 장점으로 볼 수 있겠지만 그만큼 경험이 적은 소상인의 하소연 또한 늘어난다.

 

그렇다고, 시장경제 속에서 권역별로 육류판매점을 몇 개만 개설하시오 라고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장 진입의 강도는 세게 가져갈 수 있겠지만 시장활동 인구를 제약한다는 단점 또한 갖고 있다. 틈새시장을 열어 성공하고 싶다는 욕구를 제한 할 수 있다. 그래도 소비자 입장에서 지나친 다양함은 '혼란'으로 다가온다. 또는 어디에서나 살 수 있으니 그 만큼 편하다. 그렇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한 유통비용은 과다한 담보를 잡힌 셈이다. 포기할 수도 없고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생존'이 위협받는 마당에 하루하루 경쟁은 치열해지기만 한다.

이때, 규모화가 대두된다. 규모화는 이미 진전되었으며 그 효과와 혜택, 또는 피해가 함께 고려되고 있다. 산업 내 시장의 다양성은 정책적인 접근을 쉽게 하지 않는데 비해 촘촘한 유통네트워크는 그물처럼 얽키섥키 엮여 있어 쉬이 끊어버리기 쉽지 않다. 가령, 자본으로 무장한 다국적기업이 복잡해 보이기만 하는(사실은 절대 복잡하지 않지만) 국내 육류시장을 침투하려고 해도 '유통의 다양성'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M&A를 하려해도 컨택포인트가 너무 많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유통의 다양성'에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돈이 저당잡힌다. 어쩌면 막대하면서도 낭비적인. 좀더 낮아진 가격으로 소비코자 할 때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래서 규모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정책적으로 유도한다. 컨택과 컨트롤이 보다 쉬워진다는 장점과 위기대응 시 시의적절한 조치가 신속할 수 있다라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규모화에는 독과점의 유혹 또한 상존한다. 통제되지 못한 규모화는 소상인을 비롯한 실물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

 

많다. 적다.

"유통플레이어, 과연 적당한가?" 라는 것에 대해 세밀하게 손질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어쩌면 맹목적인 '규모화' 진전은 '다양성'을 잃게 하고 토속적인 플레이어 보다는 국제적인 플레이어가 진입하기 쉽게 하는 이면적인 부분 또한 상존한다고 보인다. '규모화'는 정책의 목표인가? 방향인가? 수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고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다면 낮아질 '단점'이 있기 때문에 추진중이다.

 

돈을 벌고 싶다. 돈은 '기여'에 속한다.

누구나 꿈을 꾼다. 거부를 바라보고 따라하고 희망한다. 프랜차이즈가 갖는 매력, 거대기업이 갖는 국제경쟁력, 그렇다고 톡톡 튀는 단 하나만의 가게에 대한 특별함. 소비자는 프랜차이즈에 대해 쉽게 믿고 방문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만족감이 '단 하나의 가게'(특히 소문난)에 비할 수 있을까? 규모화와 다양성이 상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정책은 규모화를, 소비자는 특별함을 바란다. 이는 먹고 살만 하게 되었기 때문에 맛을 즐기려는 성질과 일맥이 상통한다.

기존 기업은 규모화와 시스템을, 창업 기업은 특별함과 다양성을 갖추려고 노력한다. 창업 기업은 다시 규모화와 시스템을 추구한다. 시간이 흘러 창업 기업은 기존 기업으로 넘어간다. 다시 규모화에 따른 틈새시장에 누군가 진입한다. 창업 기업이라고 불린다. 이는 누구나 알듯한 유통시장이 돌아가는 톱니바퀴 인생인 셈이다. 이는 순리요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누구나 목표인 '거부'를 통한 기여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때, 엉뚱한 생각이 튀어나온다. 수많은 주체의 연합이 과연 힘든 일일까 하는 점. 우리는 공산주의와 상존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상기하자.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이미 단정지었기 때문에 '감안되지 조차 못하는 수단'으로 인식되어 진 면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어떤 것. 절대주의 왕권이 망했다고 그때의 장점이 의미가 없거나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가의 운영과 운명을 점친다고 할 때, 특히 천년 제국을 꿈꾸기라도 한다면 역사 속에서 그리고 인문학 속에서 '수단'을 가져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한계조차 정하지 말고.

 

요즘 물류에 투입되는 돈이 많아 보인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바라는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계속 촘촘한 망을 형성해 나아간다. 궁금하다. 어느 순간에 국영이 가능한지? 정말 국영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민영화는 대세라고 보는 듯 하다. 하긴 국영과 민영을 나눠 볼 수 있을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뿐이지 어차피 한 몫으로 볼 수 있긴 하다. 그렇다면 대의적인 목표를 세우고 국영으로 접근하면 어떠할까? 그 대상은 시장에서 투입되는 돈이 많은 부분부터. 이때 하드웨어적 건설에 대한 관심 보다는 소프트웨어적 운영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이미 우리는 먹기 위해 일하기 보다는 즐기기 위해 먹는 사회로 넘어가고 있다. 즐기려 하면 제반여건이 갖춰진다. 규모적인 즐길 꺼리는 6차산업화로 대변된다. 그러하니 제반시설과 여건은 각지에 넘쳐나도록 많다. 육류 유통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각 접점마다 플레이어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그 혜택이 공유되도록 하는 일. 공유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방법이 부족하기 보다는 넘쳐나는 제반여건을 어떻게 연결짓고, 플레이어를 경쟁 속에 상호 만족할 만한 미래지향적인 프로그램 안으로 참여토록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둬야 한다. 플레이어가 맘껏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지만 방치된 플레이어는 산업의 어두움을 가득 잠식한다. 마치 수입육 시장처럼 조명 받지 못하거나 정립되지 못한 채 쇠고기 시장의 반을 책임져야 한다면 말이다.

 

유통플레이어, 과연 적당한 수준인가?

유통플레이어, 이들이 바라는 점이 무엇일까?

 

우선, 그들에게 물어보자. 어떤 시장을 열어가고 싶냐고.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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