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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K-Food· ODA

한식여행의 백미? 반찬과 쌈 요리였죠

by 큰바위얼굴. 2014. 9. 11.

한식여행의 백미? 반찬과 쌈 요리였죠

 

한겨레 2014.9.10

 

 

이탈리아 방송인 나타샤 루젠티(Natascha Lusenti. 42·오른쪽), 모니카 감비노(Monica Gambino. 50·왼쪽)

이탈리아 방송인 루젠티·감비노
8일간 서울서 한국 음식문화 취재
유럽·미국 이어 올해 아시아 순방
“낯선 한국, 음식 수준 높고 매력적”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우리 음식문화는 무엇일까?

지난달 말 서울을 찾은 이탈리아 방송인 나타샤 루젠티(Natascha Lusenti. 42·사진 오른쪽), 모니카 감비노(Monica Gambino. 50·왼쪽)는 반찬문화와 쌈 요리를 으뜸으로 꼽았다. “작은 그릇에 여러 가지가 음식이 담겨 나오는 게 인상 깊었다. 더구나 영양소가 골고루 담겨있어 더 놀랐다.” 감비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루젠티는 “고기를 채소에 싸는 모습은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말한다. 루젠티와 감비노는 이탈리아 프리랜서 방송인들이다. 이들은 8일간 서울 곳곳을 다니며 한국의 음식문화를 취재했다. 제작하는 프로그램명은 <콴토 바스타>(Quanto Basta, ‘충분한’이란 뜻). 루젠티는 “음식을 통해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이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프로그램의 역사는 꽤 길다. <더 푸드 가이드>란 이름으로 시작된 이 둘의 프로그램은 지난 7년간 이탈리아 푸드채널 등을 통해 모두 30여편이 방송됐다. 2년 전부터는 푸드채널이 아닌 국영방송(RAI)을 통해 전파를 탔다. 재작년에는 오슬로, 브뤼셀, 빌바오 등의 유럽도시를, 지난해에는 뉴올리언스, 필라델피아, 샌타페이 등의 미국도시를 담았다. 올해는 아시아다.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쿠알라룸푸르, 호찌민, 홍콩, 마카오, 서울을 거쳐 오사카, 교토로 건너갈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이탈리아인들에게 한국은 곧 서울이다. 그만큼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분단국가, ‘강남스타일’로만 알려진 나라다.”(루젠티)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들은 서울이 “음식수준이 높은” 꽤 매력적인 도시라는 결론을 내렸다. 감비노는 “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2014년 6월 영문판출간)에서 서울을 알려면 골목골목을 걸어 다녀야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 글이 내내 떠올랐다. 큰길이 하염없이 이어질 것 같은데, 아기자기한 로터리와 옛스러운 골목도 갑자기 튀어나오더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야경도 시적이었다”라고 했다. 영상을 찍는 이다운 해석이다.

이들이 체험한 음식은 다채롭다. 벽제갈비에서 갈비와 냉면, 한신포차에서 닭발과 닭똥집, 산낙지를 맛봤다. “닭발처럼 동물의 다양한 부위를 즐기는 점이 흥미로웠다”고도 말했다. 청평갈비, 한식당 콩두 등 한국의 전통음식 명가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전문점 펠앤콜, 강민구셰프의 밍글스같은 트렌디한 음식문화의 대표주자까지 9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장충동 족발거리와 광장시장도 빼놓지 않았다. 루젠티는 “광장시장에서 놀랐다. 거리음식을 앉아서 먹는 경우는 드물다. 마약김밥, 호박죽은 눈에 띄는 음식이었고, 김치를 직접 담그는 여성도 봤다”고 말했다. 취재식당 선정은 서울에 사는 이탈리아지인들과 영문가이드책, 블로그 등의 정보를 활용했다고 했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이탈리아인들은 음식에 열광적인 한국인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서울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치박물관과 호떡 맛을 못 본 건 못내 아쉽다고. “이탈리아에는 파스타박물관 같은 것은 없다”라고 루젠티가 말하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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