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차별받는 한우고기
농민신문 2015.12.23
대형유통업체 냉장육 매입때 도축후 15일 이내 납품 요구
기간임박땐 헐값에 넘겨 손해…도매업자 “폐단 없애야” 목청
수입육은 도축후 60일 적용
축산업계에 따르면 소 도축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하기까지의 유통기한이 한우고기는 60일, 수입 냉장쇠고기는 90일로 관행화돼 있다. 이는 축산물 유통기한이 법이나 고시 등으로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신선한 한우고기 공급을 위해 축산업계가 마련한 나름의 기준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대형유통업체들은 이 기준보다 짧은, 도축 후 15일 이내의 한우고기만 납품할 것을 도매업자에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매업자들은 기간이 임박한 한우고기를 최대 30%까지 할인해 헐값에 납품하고 있어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특히 설·추석 명절 등 한우고기 수요가 늘어나는 대목장이 열릴 때엔 대형유통업체의 요구에 맞춰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의 한우고기를 납품하기 위해 과도한 인건비 지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우고기 도매업을 하는 K씨는 “성수기엔 작업인력을 늘려 인건비가 2~3배 더 나가면서 이후엔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엄격한 잣대가 한우고기에만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대형유통업체들은 수입 냉장쇠고기엔 도축 후 60일이라는 유통기한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대부분의 대형유통업체에서 발생하자 도매업자들은 관행적인 폐단을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열린 2015년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 연찬회에서 박용수 초원육가공 대표이사는 “도축부터 가공·포장단계까지 최소 4~5일은 소요되는데, 이 기간을 제외하면 실제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기간은 보름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짧은 기간 내에 한우고기를 판매하기 위해 헐값에 납품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 도매업자들은 이를 반영해 경락값을 낮게 부를 것이고 결국 농가수취값도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성진 이마트 신선식품담당 축산CAT 팀장은 “한우는 수입 소와 발골 방식이 달라 상온에 노출돼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도축일로부터 25일이 지나면 맛이 변하기 시작한다”면서 “한우고기가 최상의 맛을 내는 시점에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도매업체와 소매업체의 보관기간을 모두 고려한 결과, 15일이 가장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종수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장은 “가장 맛있는 상태의 한우고기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적절한 유통기한을 찾아내는 조사연구를 진행, 기준일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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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우 가격 소비기반 유지 관건
한·육우 수급조절협의회 연찬회서 현안 진단
송아지 입식과열 우려…탄력적 출하물량 조정 필요
농수축산신문 2015.12.22
내년 한·육우 사육마릿수가 260만마리 수준으로 줄고 한우 도매가격은 지육 kg당 평균 1만6500~1만7500원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향후 가격은 소비기반 유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17일 서울시 서초구 더화이트베일에서 열린 ‘한·육우 수급조절협의회 연찬회’에서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육우 사육 및 수급동향과 함께 내년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 연구원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송아지 감소로 내년 한·육우 사육마릿수는 260만마리 전후로 전망됐다. 올해 사육마릿수는 265만5000마리로 잠정 집계됐다. 번식의향이 고조되면서 정액 판매 증가로 사육마릿수는 2017년 저점을 찍고 이후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한우 도매가격은 지육 kg당 평균 1만6500~1만7500원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으며, 2019년 이후 가격 상승 폭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한우 도매가격은 1만5500~1만6500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내산 쇠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26만1000톤, 올해 24만6000톤에 이어 내년 23만톤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로, 2019년을 전후로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반면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28만1000톤, 올해 29만5000톤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내년 30만톤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함께 이 연구원은 번식의향 고조로 내년 송아지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송아지 입식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급격한 송아지 가격 상승은 생산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농가는 계획 입식과 출하에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향후 한우가격은 소비 유지가 관건으로 3~4년간 정육점형 식당 등 소비기반을 확대하고 탄력적인 할인행사 등을 통해 한우고기 소비기반을 유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앞서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내년 탄력적인 출하물량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현장에 소가 없어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소비가 많은 내년 4~5월 출하마릿수가 적정 수준으로 나올 수 있도록 6~7월에 나올 소를 앞당겨 출하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업체 대표로 나온 신기철 동양플러스 전무는 ‘가격변동에 따른 대응전략’ 발표를 통해 “육가공 업체들로선 현재 한우 단가가 너무 비싸 어려운 상황으로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가격이 상승세로 가는 것보다는 1만5000~1만6000원 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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