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은 변하지 않으면서 모양만 변한다.
플라스틱의 소멸이 쉽지 않다는 말은 곧 비닐을 태워 없애도 결국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소리로 들려올 것으로 본다.
다시말해, 만들어진 물품은 모두 결과적으로 자연을 훼손하거나 더럽히거나 소멸시킬 때 많은 비용이 든다는 말이다.
만들지 말아야 한다.
우선, 만드는 걸 줄여야 한다.
이것이 답임을 안다.
그렇지만 당장 우리가 불편해진다.
여러 종류의 그릇들을 보면 각종 기능을 강조한 아름다운 작품을 보는 듯하다. 수없이 많다. 이렇게나 쓸모에 따라 다양한 그릇이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숫가락은 다를까? 집게조차 재질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고 다시 모양에 따라 기능에 따라 수없이 많다. 기업들은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일부라도 소비가 된다. 적정 마진만 넘긴다면 기회로 보고 만드는데 열중하면서 소비자에 맞는, 소비자가 요구하는 그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경주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플라스틱을 줄여야 한다고 한다. 곧 비닐이 그럴 것이고, 곧 다른 제품이라고 다를까?
가구는 그렇지 않을까? 식기류는 다를까?
소비자 편의와 편리는 결국 하나가 아닌 여러 종류의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내게 하고 있다. 그릇은 딱 하나로 쓰자! 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걸릴 일이 멀지 않았다. 종이컵을 없애고 텀블러를 쓰세요 하는 것처럼.
결국 답은 정해져 있다.
만들지 말아야 한다. 우선, 그릇은 필요하다. 다만, 여러 종류의 그릇은 단 하나의 그릇만으로 해결 가능토록 줄여야 한다. 만일 우리가 우주선에서 항해를 할 때 가져가야 할 그릇을 고르게 한다면 이라는 상황에서 생각을 해보면 답을 내기 쉽다. 우주선에선 당연히 제약이 따른다. 수많은 물품을 갖춰야 하는 상황에서 각종 그릇을 모두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자, 선택하라. 그릇은 어떤 걸 선택할 것인가?
숟가락은?
변기는?
재질의 문제가 아니다. 그 기능에 적합한 단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물론, 재질은 가장 우수하고 오래 쓰는 것으로 정한지 오래다.
산책길에서 머리 위를 지나가는 한 마리 새를 보면서 느낀 점은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 삶의 지향, 먼 미래 이상적이고 완벽한 세상, 스스로 움직이고 알아서 하는 그런 세상에서 사람은 과연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 것인가? 라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감정의 변주는 음악처럼 삶을 다채롭게 꾸민다 라는 것이 지금 내 생각이듯이, 그때 과연 사람다움이란 무엇일까? 에 대해 생각한다.
생각하지 않을까?
꿈을 꾸지 않을까?
그때라고 과연 다를까?
그렇다면 지금 지닌, 혹은 누리는 '자연' 스러움은 어쩌면 지금만 추구할 수 있는 행복의 원천이 아닐까 라는 생각.
볼품없고 쓰러지고 더럽게 보이는 자연의 모습조차 볼 수 있어야 다행이라는 감정이 그때에는 없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조심스러운 예측. 돌고 돌아 되새김질 하는 듯이 확인하는 과정인 듯하다. 다시말해, 이미 이런 이야기는 해오고 있다는, 예전 내용에 있다는. 그래서일까? 영생을 얻게 된다면 이라는 생각은 가장 이상적이면서 완벽한 세상, 스스로 움직이고 알아서 하는 세상에서 영생을 얻게 된다면 그 일상에서 반복 속에서 과연 '삶'은 의미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물론, 답은 알고 있고 그 답을 내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자율차를 만들듯, 우주개척에 나서듯, AI를 만들듯 뭐가 달라질까?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었듯, 과거 TV가 세상을 바꾸었듯, 앞으로 전파 혹은 파장이 소통의 주된 통로가 된다고 한들 '삶'의 본질이 달라질까?
왜 사느냐고 묻지 않겠다.
그런저런 생각들은 곧 하나의 문제점을 꺼내게 만들었다. 바로, 소비자에게 맞춘, 소비자 지향의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어내는, 맞춤식 사고는 다시 한 번 변혁을 맞이할 수 밖에 없겠다고. 단 하나의 선택을 강요당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
내몰림이 아닌 듯이 여기면서 아직은 늦지 않았어 하면서 대응하는 사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율과 배터리에 숨겨진채 여유를 잃을 것이고 그러면 늦은 만큼 규제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재질이라도 최상을 구비해놓았다면 다행이련만 어쩌면 소멸의 비용을 따져서 이용할 때의 편의와 편리성은 뒤로 미루고 선택을 강요할 지 모른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람들의 편의와 편리는 결국 모양이 바뀌는 그릇처럼 단 하나를 선택하게 할 것이다.
만들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든 순간 소멸하는데 따른 비용을 계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탄소배출권은 시작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역할을 찾아보아도 좋겠다.
1. 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 재활용 재질로 만들고, 재활용 분리수거를 시행하며, 재활용하는 때를 기다린다.
2.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다? 이는 이미 실행중이다. 더 급진적일 수 밖에 없다. 오염원에 따라 재질부터 규제를 강하게 한다.
3.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체할 수 있을까? 대체하는 것이 맞을까?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한 분야 혹은 항목을 정한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나가면서 다양성을 함께 줄여 나간다. 가장 근본적이면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그 기능에 최적화한 그것만 살아남는다. 오리진 origin에 가까워 지는 것.
플라스틱 재질이 지닌 가장 근본적이면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건 뭘까?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제품 중 가장 근본적이면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건 뭘까?
어떤 재질이 지닌 가장 근본적이면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건 뭘까?
어떤 재질로 만든 제품 중 가장 근본적이면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건 뭘까?
이를 고민하는 노력은 바로 플라스틱 재질이 그리고, 플라스틱 제품이 지닌 오리진에 근접하는 것이다.
갈치는 제주산이 최고여 하는 순간 제주산 갈치를 먹게 하면 좋겠다.
지금은 쭈꾸미가 제철이구만 하는 순간 쭈꾸미를 가정마다 먹게 하면 좋겠다.
오늘은 삼겹살 파티구만 하는 순간 삼겹살을 함께 먹게 하면 좋겠다.
제주산 갈치는 투툼하고 탄력있고 크고 그래서 최고지. 다른 지역에서는 따라갈 수 없어. 그렇다면 일본산은? 태국산은? 러시아산은?
쭈꾸미는? 삼겹살은?
삼겹살이 가장 근본적이면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건 뭘까?
동물복지인가? 밀집사육은 아님에도 허용되고 있다. 동물이 행복하면 먹어도 좋다는 말인가? 동물이 행복해야 하니 먹지 말고 가만히 두어야 한다는 말인가? 가축이 가장 근본적이면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건 뭘까?
제철 제때 보고 듣고 먹는 것은 지금 누릴 수 있는 것.
단 하나의 김 만이, 단 하나의 과자 만이, 단 하나의 음료수 만이, 단 하나의 고기 만이, 단 하나의 소스 만이, 단 하나의 ... '단 하나의' 그걸 고르고 골라 엄선한 끝에 찾아내어 재료의 궁극에 달한다면 그나마 그 분야에선 준비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은 기다리면 된다. 모양의 다변성은 곧 해결해야 할 공통기술이기 때문이다. 재질에 한계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접근방식이 재질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 그 다변성에 맞춘 것이라면 거의 대부분의 재료에 통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산다는 거.
일한다는 거.
변한다는 거.
그리고,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버려진 삶이 아니라 주어진 삶이라는 것에서 출발하면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에 대한 대비에 힘을 보태도 좋겠다.
만들지 아니하는 것.
만든다면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
만들었다면 소멸의 비용까지 포함할 것.
편의와 편의는 자체의 모양이 변하는 다변성을 갖추기 전까지는 규격 혹은 표준처럼 정할 것.
계속 만들고 쓰고 버리고 계속 만들고 쓰고 버리는 순환고리를 마지막인 소비가 아닌 만드는 생산에서 시작해야 함을 늦게 않게 알았으면 싶다.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정확히 하는 것부터 출발하면 세상은 편의와 편리로부터 조금이나마 '반드시'에 가까운 오리진에 근접한 삶에 진지함을 더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많고 너무 다양하니 쓸모없게 보거나 판단하거나 선택하게 되는 습성을 반드시와 단 하나라는 이름으로 바꾸어야 아끼고 소중하고 진지하고 위험에 대비하는 태도로 전환되지 않을까! 김성호.
사람들의 편의와 편리는 결국 모양이 바뀌는 그릇처럼 단 하나를 선택하게 할 것이다.
단 하나에 해당하는 걸 찾아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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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自`2021.11.18 15:31
오리진에 가까운 것을 찾는다. 인수하거나 개발하거나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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