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계속된다."
"삶은 살아지죠."
"그럼 난 못 자. 얼릉 대답해?" ...
"(굿 나잇)"
"대답한거지?"
수면제를 따서 손바닥에 놓는다. 개가 짓는다. 멈추라고. 망설이는 그때, 띵똥.
"사랑의 블랙홀 할게요"
다시 이어진다. 인생이 계속되 듯 문에서 비켜주고 들어오게 한다. 살아진다. 인연이 생긴다. 다시 계속된다. 추억은 혹은 기억은 간직한 채 희미해지길 기다릴 뿐. 보지 못함에 사라졌음에 아무리 울부짖어도 보이질 않고 답해주지 못 한채. 아빠가 보고싶다. 할머니가 보고싶다. 엄마에게 더 잘 해야하는데 뭘 그리 망설이는지, "당신은 착한 아들이에요." 하는 여자의 말에 난 또 반성한다. 얼만큼 채워야 채울 수나 있을까? 인생은 계속된다는 걸 알고, 살아지는 것도 안다. 살아 무엇하나 하다가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 한다. 일이 있음에 사건이 있음에 가슴이 답답하다가도 내려놓은 한 편에선 할 말이 있음에 감사하며 오히려 기회인 양 위해줄 말이라곤 "너는 술 계속 마실꺼잖아. 그럼 의사에게 물어봐. 칼슘을 술 먹기 전에 먹는 것이 좋은지, 다 마시고 먹는 것이 좋은지, 술에 씻겨나가니 다음날 아침에 2알을 먹는 것이 좋은지." 갑상선을 떼어내고 두번째로 응급차에 실려 간 정숙이에게 전한 말이다. 걱정과 우려, 제발 이란 감정은 이렇게 우스게 소리에 묻혀 전해진다. 400만원 들은 제주여행이 과연 했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지금이 아니면 안돼 하는 효와 삶을 되돌켜본다. 지금의 400만원이 향후 있을 못 걷고 못 다닐 때 들일 그 투정, 함께 가자는 말이 계속 될 그때, 마치 지금 장인어른께서 그런 것처럼 그나마 다니실 때 그나마 걷다 쉬더라도 함께 할 때 투박하더라도 거리감이 있더라도 온전히 전해지지 않더라도 불편함이 있더라도 어쩌면 우린 함께 간 그 순간을 잊지는 않을 테니까.
수없이 휘몰아치는 감정의 선들이 얽히고 섥히고 다시 나온 눈물에 코를 훌쩍이며 남긴다. 마치 지금이 아니면 잊혀질 양. 할머니, 아빠, 엄마, 여보, 아이들 그리고 날 생각해준 가족들이 보고싶다.
보고싶고 간절하다면 아내가 옆에 있을 때 잠들기전에 발마사지를 하자. 굿나잇 하며 잠든 그 모습을 내일 다시 보길 기도하면서. 보내고나서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처럼 하지말구. 그는 나 보다 낫다, 그래도. 비슷한 건 기록한 것.
여전히 난 서툴다. 표현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지적받기 일쑤다. 그래서 넌 그래? 엉? 하는 잔소리가 귀에 윙윙 거린다. 내가 다 말했잖아? 엉? 또 말해줘야해? 하는 소리도 들리고 유투브 보라니까? 하는 소리도. 핀잔이 사랑스러운 때 그래서 내 여자구나 한다. 나와 똑같이 닮았으니까. 나로 인해 나와 살다보니 그렇겠구나 하며 받아들인다. 다시 만나면 잘 해줘야지 하면서도 정작 주는 건 산책, 쇼핑, 당근, 병원이 전부다. 여보. 그래서 당신이 무척 보고싶었어. 차를 타고 당장 가고싶을 바로 직전까지. 그렇게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시즌2는 6화를 마지막으로 종을 쳤다. 조금만 있다가 이어봐야겠다. 계속 보다간 참기 어려워질 것 같으니.
충주에서,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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