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형아,
잘했어. 싸움을 하지 않는 게 맞아. 그런 놈이 있는 거지. 그게 맞아. 너가 맞지. 근데 세상이 맞게 돌아가지 않아. 그러니 발을 채이고 다시 코를 맞고.
그리고 선생이 와서 사과를 시키네. 괜찮다고. 사실 아프잖아. 넌 잘 못한게 없는데 사과를 받았네. 뭘까?
맞았고 다쳤고 아프다. 어쩔까?
잘한 건 그놈에게 응하지 않은 거.
잘한 건 그놈에게 얏보인 거.
잘한 건 그런 행동이 보인 거.
다 잘한 거다. 이건 맞다. 근데 웃긴 건 피해자인데 아픈데 마치 불리한 것처럼 처진다. 재미없어지더라. 씨발.
야이씨, 발. 놈아!
나 때리고 잘 잤냐? 새끼야. 좋더냐? 하구 그놈에겐 아무도 전하지 않더라. 그놈은 그냥 마지못한 사과뿐. 변한 게 없더라. 근데 더 웃긴 건 그놈들이 많아. 이용하고 이용하는 놈들. 지들이 맞다고 주장하는 놈들. 근데 사실은 맞고 아프고 처진 내가 착한 거 잖아. 안 그래?
착한 것과 맞대응은 이처럼 다르다.
맞고 베이고 다쳐도 대응하지 않는 건 착한 게 아니라, 혹은 소신이 있는 게 아니라 대응을 잘 못 한거다. 착한 것과는 다르다.
착하게 살아라 하는 말이 맞고 가만 있어라 가 아니야.
대응하지 말고 가만히 맞아라 가 아니야.
마치 순응하는 게 착한 거라고 착각한 거지.
순발력 있게 크게 소리지거나 이씨발놈이 세치기해요 라고.
아님 야이새끼야 니는 그것밖에 안돼냐구 욕해야지.
그게 맞다고 봐.
그냥 가만히 잘 될 꺼야 하는 너의 순간 생각은 자기합리화일 뿐. 그런 순간엔 어떻게 하겠다고 미리 정해놓자. 마치 저 골목을 지날 때면 아이들이 튀어나오니 차 속도를 줄이고 조심하는 것처럼. 그런 상황은 분명히 온다. 피할 수도 없지. 그럴 때 넌 어쩔래?
착한 걸 찾을래?
맞대응할래?
혹은 약은 여우처럼 저놈은 저놈이니 양보하구 넌 너대로 그놈은 그놈대로 살래?
사실 답은 너에게 달려있다. 가만 있어도 앞으로 전개가 정해지고 나서도 달라진다. 슬기로운 너의 판단과 수긍에 응원을 보내며,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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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自`2022.05.12 19:58
아무리 모면하려 했어도 악을 추종하면 안 된다.
선함이 방향이지 악함은 절제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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