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을 보았다. 토니라는 이름으로 리사 라는 아내를 잃은 슬픔, 혹은 아픔, 견딤, 상실감, 삶의 지향, 바라봄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내내 징징 대는 듯해서 아마도 앵그리맨이라 붙였겠지 싶은데 사실 돌이켜 보면 그는 징징 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알아줘, 나를 봐줘 했던 표현인 듯 마치 우리 모두가 그렇지 않니 라고 묻는 연장선 상에 있
어서 인지 몰라도 그렇게 징징 대는 앵그리맨으로 비추어지지는 않았다고 본다. 오히려, 심리상담사 라거나 그의 친구들이 펼치는 저속한 성적 농담은 반대의 면에 대해 나타냈고 앵그리맨의 입장을 다른 각도에서 대변했다고 본다.
시즌1을 보며,
무심코 켜진, 결코 길지 않은, 그래서 일상과 같이 전개되는, 어느 기사에서 본 기자의 말처럼 "일단 두고 봐요. 처음만 넘기면 볼 만 합니다." 라는 멘트를 기억하면서 돌아가는 영상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그런데, 4화에 접어들면서 아... 아... 그런 거구나! 그랬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낀다.
그래서 잠시 멈추고 이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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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를 보내며,
수면제를 손에 두고 망설이는 그를 보며 안타까움에 혹은 그럴 수 있다는 공감에 함께 한다. 그래 살아있을 때, 옆에 있을 때 잘 해야 하는 거여 하는 자연스런 마음이 들게 하는 시즌 2. 기억은 추억이 되어 넘겨야 함을 말하는 듯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토니는 그게 싫은가 보다. 결국 그는 새로운 인연에 대해 굳이 라는 또한 내가 아이어도 라는 생각을 실천하게 된다. 진정 사랑이란 무엇인가? 보듬어 주는 것, 아낌없이 주는 것, 함께 하는 것, 남기는 것, 그리고 발마사지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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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3을 마치며,
떠난다. 50주년 행사장을 나선다. 나서는 길에 찍힌 그의 모습, "토니, 여기요?" 라고 부른다. 아.. 아.. 그럴 줄 알았어. 그래 사라질 줄 알았다구. 그래 그 표현이 맞아 하면서 아쉬움에 촉촉히 젖는다. 달리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맥락이 이런 짜임새에서 그의 존재를 남길 수는 없어. 그리고 그를 새로운 인연과 연결하는 것조차 어색해졌잖아. 너무나 지극히 자살충동까지 어김없이 보인 그의 행동을 어찌 새로운 인연이나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지을 수 있을까! 그나마, 그의 일상이 리사의 죽음이후 변함없이 계속되었다는 점에 방점이 있었던 거야. 그래, 그런거지. 사실, 우린 외롭고 외로워.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혹은 잊으려고 아니,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고 그렇게나 몸부림 치나봐. 마치 그녀처럼.
그리고 사라져 가는 거지. 하나씩. 떠나보내고. 떠나고. 먼저 가고. 나중 가고. 가는 길에 만나 헤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아니 갈 수 없으니 애써 외면하려 해도 자꾸만 떠오르는 것처럼 그래서? 그래서, 어쩌라구요? 라는 말이 계속 들린다고 해도 어찌 아니갈 수 없지. 가야하는 길, 그래서 가야하는 길을 어떻게 마주하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고 묻고 있어. 이별이 아쉽고 눈물나도록 싫은 감정일 수 있겠지만 아니 할 수 없잖아. 이별은 오기 마련이고 우린 거기에 익숙해지진 않겠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후회없도록,
아쉽지 않도록,
배웅하자.
그리고, 오는 만남에서 기꺼움으로 마중가자. "엄마, 여기요?", "아버님, 여기요?", "어머님, 여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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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디어디가 아픈 지 몸 속을 주시한다.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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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自`2022.05.17 20:50
술을 마셨다. 좋다.
걱정하지마, 여보.
우리가 멀리 있어서 좋은, 기꺼운, 사랑이 깊어지는 감정을 더 키운 계기로 삼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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