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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발전연구

2013.07/ 월간축산컨설팅&시설/ 축산물 유통기간 설정에 대하여

by 큰바위얼굴. 2013. 6. 12.

 

"쇠고기는 유통기간이 어떻게 되나요?"

 

"1년이나 지난 사골이 들어왔어요. 괜찮나요?"

 

"도대체 축산물 유통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이런저런 질문도 많고 궁금하신 분들이 꽤나 많습니다. 특히나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답답한 마음이 그렇게 표출되고 있는 듯하군요. 정해져야 일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인지 축산물 유통기간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되묻고 반복하고 있습니다.

 

, 저도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유통기간이 뭔지 아는 분? 아니, 유통기간을 왜 설정해야 하는지 아는 분? 그것도 그러면, 왜 유통기간을 법에서 정하는지, 또는 정해야 하는지 하는 분?

 

아무리 법전을 뒤적거려도 답을 주지 않습니다. 제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5년을 간간히 질문 받을 때마다 찾아봤는데 못 찾았습니다. ", 사실은 잘 모르겠지만 법에는 축산물 유통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요." 하던 때가 바로 얼마 전입니다. 이젠 "법에는 정해진 게 없다" 고 말해줍니다. 아님 말구 하는 심정으로. 솔직히 못 찾았습니다.

 

이런저런 유통기간을 속여 팔아 부당이익을 봤거나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를 한 기사가 눈에 띄게 많아질 때면 이런 질문이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마치 몰아세우는 듯 합니다. 없는 것을 탓하는 것처럼. 마치 있어야만 하는데 없기 때문에 잘못이라는 것처럼

 

유통기간은 품질보증기간, 소비기간과는 다릅니다. 이미 용어에서 다 나와 있듯이 유통기간은 유통하기 까지 허용된 기간을 말하고, 품질보증기간이란 해당 식품의 품질이 인정받은 그 품질을 보장하기 까지의 기간을 말하며, 소비기간은 소비자가 먹기까기 소비가 허용된 기간을 말합니다.

 

다시말해, 소비기간이 소비자가 보기에 가장 길면서 정확하게 소비할 수 있는 기한을 점칠 수 있을테고 유통기간은 소비자가 해당 식품을 보기에 도대체 언제까지 유통되는 거지 하면서 가늠할 때 필요합니다. 품질보증기간은 식품 중에서 가장 짧은 속성을 지니면서도 해당 식품의 품질을 보장하기 때문에 신뢰면에서는 가장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품질보증기간을 하려면 유통에서 힘들어지고 그로인해 품질보증을 지키지 못해 버려지는 식품이 발생하게 되어 낭비(국익)로도 연결될 여지가 있어 무조건 품질보증기간으로 해야돼 라고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각기 필요한 식품마다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죠.

 

 

소비기간은 아무 생각없이 소비할 때 가장 편리하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 때까지만 먹으면 되니까 하겠죠. 하지만 우리는 알지 않은가요! 우리가 사와서 곧바로 먹지 않고 다시 냉장고나 심지어 냉동고로 저장한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다시 물어볼 것입니다.

 

"소비기간이 몇 일 전까지 였는데 저는 사올 때부터 냉장을 잘 했어요. 먹어도 되나요?"

 

냉장을 잘 했다는 모호한 말. 소비기간은 다시 저장방법과 온도, 취급상 여러 조건에 따라 변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 조건을 명시해 주고 그 조건이 지켜졌을 때 소비기간이라고 정해줄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비자가 그 조건을, 그 요건들을 모두 충족시키고 그것을 생각하면서 먹을까요?

 

솔직히 의문입니다. 그저 그 기간을 볼 겁니다. 그래서 그 기간이 지나면 버리고. 혹시나, 에이 먹어보고 배탈나면 말겠지 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어렵고 어려운 길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춰주는 일입니다. 결코, 과학적인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태도와 그 태도에 따른 소비자의 건강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축산물의 유통기간을 굳이 정하려면 가장 최악의 소비자를 모델로 그 식품이 안전하게 소비될 수 있는 가설을 정해 법에서 정해주어야 하겠죠.

 

그래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유통기간이 필요하다고. , 그렇다면 거꾸러 생각해봅시다. 우리에겐 이미 유통기간이 있다고 가정하죠. 쇠고기 유통기간이 1달이라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 쇠고기는 1달 안에 모두 유통되어야 합니다. 이미 발달된 저장온도와 보관방법 등을 감안하더라도 말입니다. 1달이 넘어서면 (소비자가 모두 그렇게 인식했다고 가정할 때) 모두 쇠고기를 내다버릴 것입니다.

 

1달이 너무 짧은가요? 그렇다면 쇠고기 유통기간을 6개월로 합시다. 6개월 안에 모두 먹어야 합니다 하면 소비자는 도대체 뭐지 할 수 있습니다. 5개월 지난 쇠고기를 접한 소비자는 물어볼 겁니다. "정말 먹어도 되나요?"

 

오히려 유통기간을 정해주니 의문이 물고늘어져 소비자에게 쓸데없이 의심을 하게 만드는 형국입니다. 먹고 먹는데 자기 건강만큼 잘 챙기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 것이며 냄새로 맛으로 가늠하지 못할 사람들도 없을텐데 오히려 수치(유통기간)를 줌으로써 그 수치로 인해 갈팡질팡 의심만 늘리는 꼴입니다.

 

수치(유통기간)를 정하자는 것은 그 수치를 통해 적정성과 소비자 판단을 돕기 위함일 텐데 오히려 먹는 것에 유통기간을 정하면서 정하는 과정에서의 논란이야 제껴두더라도 정한 후에도 끊임없이 갈등이 생길 것입니다. 더구나 저장온도와 보관방법, 그리고 어떤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되었을 때 그 유통기간에 대해

 

 

반복됩니다. 유통기간이 없을 때는 몰랐네 할 수도 있습니다. 유통기간이 생기니 좋은 면도 있지만 각각의 저장온도, 보관방법, 취급에 따른 변수를 모두 정해줘야 할텐데, 그것을 보고 그것을 따지면서 소비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니면, 그 저장온도, 보관방법, 취급을 일정한 기준으로 제공한 다음 이것은 언제까지 소비할 수 있어요 하고 정해주면 그것은 그것대로 방법일 수는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소비자 마다 유통업자 마다 그 요구하는 수준과 정도가 모두 다르니 이렇게 날(유통기간)을 잡기가 힘듭니다. , 사람마다 바라는 점이 다릅니다. 학자와 소비자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유통기간을 정했다고 합시다. 그 기간에 정말 익숙하게 믿고 따를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요? 그나마 단속하는 곳이나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답을 줄 수 있겠지만 그 기간이 정말 먹어도 되는 기간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유통기간을 말해줄 수는 있지만 정할 수 없는, 마치 한여름에 계란은 1주일 분량 만큼만 구입하여 소비하세요 하고, 한겨울에는 2달까지도 괜찮아요 한다면 그 변수는 더 커집니다.

 

한여름에 계란을 1주일 이내 소비하라고 권장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정답일까요? 가장 좋을 수 있는 기간이 1주일 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낳은 계란을 먹는 것이 좋음은 말해야 무엇할 것이며, 그 낳은 계란의 품질이 자기(소비자)가 요구하는 기간 내에 먹을 때(그 기간조차 사람마다 다릅니다) 만족하면 될 일인 것을. 마치 너는 3일 안에 먹어야 해 라고 정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냉장유통으로 잘 처리된 2주일 된 계란은 바로 낳아 상온에 방치된 3일된 계란만 못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럼, 자꾸만 유통기간을 속여 파니 문제다라고 하면 그 속임한 그것을 벌해야 하고, 그 벌을 주기 위해 둔갑판매, 속임판매에 처벌을 강화하면 될 일입니다. 마치 유통기간이 없어 발생한 일이야 라고 하면 논지를 벗어났다고 할 만합니다. 논란을 없애기 위해 유통기간을 정하겠다고 합시다. 그렇지만 제가 볼 때 그 논란을 잠재울 수는 없을테고 단지 무엇인가 했다 라는 사실에 만족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논의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발전하는 사회에 살고 있으니까요. 단지, 궁극적으로 원하는, 소비자의 태도와 안전에 초첨을 두고 정말 유통기간이 필요한지 판단해야 할 것이며, 정했을 때 달라진 생활환경과 그것에 준해 소비자가 소비할 것인지, 그로인해 국가적인 손해와 낭비는 없는지, 과연 굳이 유통기간을 정해서 쓸모가 얼마나 있는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통업자의 현실과 애로사항을 감안해주면 좋겠습니다.

 

식품은 현재의 발달된 과학수준에서 얼마나 오래도록 보관(저장)할 수 있을까요?

 

이제는 소포장 용기의 포장방법까지 뛰어나 덩어리(지육) 유통에 더하여 슬라이스된 고기의 유통으로 전환하려고 하는데, 저장방법과 포장방법의 과학수준은 누군가 생각하는 그 수준보다 높게 있다고 합니다.

 

축산물에 유통기간을 정하면 못 팔게 되었을 때 버려지는 식육과 망할 업체들이 수두룩합니다. , 적자생존과 대의를 위했다고 치고, 그 유통기간을 지나치게 넉넉하게 설정할 수는 없을테고 기간의 설정 자체가 이미 논란에 휩싸여 있으니 앞으로 계속 시끄러운 과정을 거쳐 어디론가 향하기는 향할 것입니다.

 

사골은 냉동고에 보관하면 2년도 갑니다. 믿나요? 그것이 맞다고 가정할 때, 사골은 2년을 유통기간으로 정했다고 하면 그 2년의 기간은 저장온도, 보관방법을 지켜낼 때 성립합니다. 그렇다면 다시 대두됩니다. 1년짜리, 2년짜리 마다 그 저장온도와 보관방법에 대해 적정성을 판단할 주체가 필요해집니다. 먹어도 되는지 먹으면 되지 않는지, 먹을 수 없는지 등등 판단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듯이 유통기간을 정할 때 주변을 두루 살펴보길 바랍니다.

 

, 돌고돌아 여기까지 왔네요. 정작 필요한 것은 기간의 설정 자체에 있기 보다는 식품(축산물)이 지닌 특성을 인정하고 그 특성에 따라 저장온도와 보관방법, 취급에 따라 달라질 기간이라는 변수를 감안하여 소비자가 궁금해 할 때 판단해줄 주체이며, 그 주체는 이제까지 연구결과와 외국사례를 살펴 그 기간을 참조하면 될 일입니다. 우리는 복잡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획일적으로 정해지는 삶을 조금은 지양하고 다양한 삶 속에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부여했으면 싶군요. 그래야 가뜩이나 스마트폰에 꽂고 사는 사람들의 머릿 속을 휘저을 수 있을 겁니다. 생각은 생각을 해야 늘어납니다. 주어진 숫자만 보고 소비하는 태도를 버릴 수 있도록 조금은 배려합시다.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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