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가 돌아왔다… 직접 만들어 사고팔기, 대형마트엔 없는 ‘소통’
서울 ‘벼룩시장’ 돌아보니
국민일보 2014.12.2
![[기획] ‘장터’가 돌아왔다… 직접 만들어 사고팔기, 대형마트엔 없는 ‘소통’ 기사의 사진](http://image.kmib.co.kr/online_image/2014/1202/201412020301_11150922865771_1.jpg)
![[기획] ‘장터’가 돌아왔다… 직접 만들어 사고팔기, 대형마트엔 없는 ‘소통’ 기사의 사진](http://image.kmib.co.kr/online_image/2014/1202/201412020301_11150922865771_2.jpg)
인천에 사는 석호준씨는 지난 29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열리는 플리마켓 ‘늘장’에 참가하기 위해 서둘렀다. 석씨는 모형 장난감인 피규어(figure)를 만든다. 10년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올 초 귀국한 석씨는 피규어숍을 낼 생각에 이곳저곳 알아보고 다녔다.
하지만 10년 전 한국과 지금은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임대료는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터가 좋은 곳은 권리금이 만만찮았다. 이리저리 궁리하다 떠밀려 찾아온 곳이 ‘플리마켓(벼룩시장)’이다. 석씨는 “하루 임대료라고 해봤자 5000원 정도다. 싼 임대료로 가장 가까이에서 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나에겐 플리마켓이 하나의 대안이 됐다”고 말했다.
장터가 다시 돌아왔다. 대형마트에 밀려 사라졌던 공간이 도심 빌딩숲을 파고들고 있다. 동네 카페나 갤러리, 광장이나 거리는 물론이고 ‘계단’에도 장이 선다. 과거 동호회 행사나 바자회가 장터라는 이름을 썼지만 지금은 다르다. 치솟은 창업비용을 피해 젊은이들에게 활로를 열어주는 대안경제로 떠올랐다.
석씨가 찾은 ‘늘장’은 마을기업이나 주민들이 직접 만든 물건들을 사고팔고 공유하는 장터다. 경의선이 지하로 내려가면서 생긴 공터에 주민들이 합심해서 지금의 공간을 일궜다. 늘 장이 열린다는 뜻에서 이름을 붙였다.
매월 셋째나 넷째주 토요일에 서울 홍대 북카페에서 열리는 ‘써리마켓’도 이름이 꽤 알려진 장터다. 항상 30곳이 넘는 판매팀이 몰린다. 지난 8월에는 60곳 이상이 신청해 절반 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판매자들은 직접 만든 액세서리나 디자인 소품, 인테리어 제품 등을 갖고 나온다. 써리마켓 이연 대표는 1일 “지난해만 하더라도 나 역시 도자기 액세서리를 만들어 파는 판매상이었다”며 “대기업은 판로를 뚫을 곳이 많지만 개인은 마땅치 않다.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 플리마켓이다 보니 이곳으로 모여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뜰에서 열리는 ‘소소’는 지난해 시작해 벌써 22번이나 장이 섰다. 이 장터는 사진이나 그림을 그려 만든 독립출판물로 꾸며진다. 두 달 전 미리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매번 600∼700개 팀이 지원한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이 없어지는 게 현대 미술의 추세”라며 “직접 만든 작품을 들고 나와 전시도 하고 재능 기부도 하면서 작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리마켓은 문화공간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서울 이태원 우사단로 계단에서 열리는 ‘계단장’에는 수공예 그릇이나 액세서리 등이 상품으로 등장한다. 빵과 쿠키는 물론 뜨겁게 마시는 와인(뱅쇼) 등의 먹거리도 나온다. 인근 외국인들까지 모여 한바탕 축제가 벌어지곤 한다.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영등포 ‘달시장’, 대학로 ‘마르쉐@혜화’ 등의 장터도 대표적 문화공간으로 꼽힌다. 액세서리나 피규어 등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체험학습장도 수시로 열려 소문을 듣고 찾아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
장터마다 사무국이 세워지는 등 운영 방식도 체계적으로 변하고 있다. 녹색장터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만 총 300여개 운영주체가 1700여회 장터를 열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장터까지 포함하면 연간 2000회가량 장이 선다. 동절기에 접어들어 상당수는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도심 장터가 급격하게 늘면서 부작용도 생긴다. 너도나도 판매자를 모집해 장을 열다보니 나눔이나 소통이라는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판매자를 상대로 ‘테이블 장사’를 하는 곳도 있다. 한 판매자는 “하루 5000원에서 1만원 정도였던 자릿세가 하루 9만원씩 하는 장터도 생겼다”며 “주최 측에서 다른 행사의 들러리 식으로 플리마켓을 기획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했다.
서울시민시장협의회 관계자는 “곳곳에서 장이 서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단순히 똑같은 시장이 많아지는 건 문제가 있다”며 “각 동네가 갖고 있는 특색을 잘 살려 의미 있는 나눔 장터, 시민 장터가 펼쳐질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년 전 한국과 지금은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임대료는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터가 좋은 곳은 권리금이 만만찮았다. 이리저리 궁리하다 떠밀려 찾아온 곳이 ‘플리마켓(벼룩시장)’이다. 석씨는 “하루 임대료라고 해봤자 5000원 정도다. 싼 임대료로 가장 가까이에서 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나에겐 플리마켓이 하나의 대안이 됐다”고 말했다.
장터가 다시 돌아왔다. 대형마트에 밀려 사라졌던 공간이 도심 빌딩숲을 파고들고 있다. 동네 카페나 갤러리, 광장이나 거리는 물론이고 ‘계단’에도 장이 선다. 과거 동호회 행사나 바자회가 장터라는 이름을 썼지만 지금은 다르다. 치솟은 창업비용을 피해 젊은이들에게 활로를 열어주는 대안경제로 떠올랐다.
석씨가 찾은 ‘늘장’은 마을기업이나 주민들이 직접 만든 물건들을 사고팔고 공유하는 장터다. 경의선이 지하로 내려가면서 생긴 공터에 주민들이 합심해서 지금의 공간을 일궜다. 늘 장이 열린다는 뜻에서 이름을 붙였다.
매월 셋째나 넷째주 토요일에 서울 홍대 북카페에서 열리는 ‘써리마켓’도 이름이 꽤 알려진 장터다. 항상 30곳이 넘는 판매팀이 몰린다. 지난 8월에는 60곳 이상이 신청해 절반 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판매자들은 직접 만든 액세서리나 디자인 소품, 인테리어 제품 등을 갖고 나온다. 써리마켓 이연 대표는 1일 “지난해만 하더라도 나 역시 도자기 액세서리를 만들어 파는 판매상이었다”며 “대기업은 판로를 뚫을 곳이 많지만 개인은 마땅치 않다.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 플리마켓이다 보니 이곳으로 모여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뜰에서 열리는 ‘소소’는 지난해 시작해 벌써 22번이나 장이 섰다. 이 장터는 사진이나 그림을 그려 만든 독립출판물로 꾸며진다. 두 달 전 미리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매번 600∼700개 팀이 지원한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이 없어지는 게 현대 미술의 추세”라며 “직접 만든 작품을 들고 나와 전시도 하고 재능 기부도 하면서 작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리마켓은 문화공간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서울 이태원 우사단로 계단에서 열리는 ‘계단장’에는 수공예 그릇이나 액세서리 등이 상품으로 등장한다. 빵과 쿠키는 물론 뜨겁게 마시는 와인(뱅쇼) 등의 먹거리도 나온다. 인근 외국인들까지 모여 한바탕 축제가 벌어지곤 한다.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영등포 ‘달시장’, 대학로 ‘마르쉐@혜화’ 등의 장터도 대표적 문화공간으로 꼽힌다. 액세서리나 피규어 등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체험학습장도 수시로 열려 소문을 듣고 찾아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
장터마다 사무국이 세워지는 등 운영 방식도 체계적으로 변하고 있다. 녹색장터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만 총 300여개 운영주체가 1700여회 장터를 열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장터까지 포함하면 연간 2000회가량 장이 선다. 동절기에 접어들어 상당수는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도심 장터가 급격하게 늘면서 부작용도 생긴다. 너도나도 판매자를 모집해 장을 열다보니 나눔이나 소통이라는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판매자를 상대로 ‘테이블 장사’를 하는 곳도 있다. 한 판매자는 “하루 5000원에서 1만원 정도였던 자릿세가 하루 9만원씩 하는 장터도 생겼다”며 “주최 측에서 다른 행사의 들러리 식으로 플리마켓을 기획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했다.
서울시민시장협의회 관계자는 “곳곳에서 장이 서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단순히 똑같은 시장이 많아지는 건 문제가 있다”며 “각 동네가 갖고 있는 특색을 잘 살려 의미 있는 나눔 장터, 시민 장터가 펼쳐질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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