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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위험한 계란

by 큰바위얼굴. 2015. 6. 5.

위험한 계란, 깨지고… 이물질… 빵·과자·식품으로

 

국민일보 2015.6.5

 

 

위생 상태를 믿을 수 없는 계란 가공식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절반이 넘는 계란 가공업체가 위해요소중점관리(HACCP) 인증을 받지 않았고, 살균 시설을 갖추지 못한 업체도 허다하다. 계란 가공식품의 품질과 위생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한 통합 유통센터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획] 위험한 계란, 깨지고… 이물질… 빵·과자·식품으로© Copyright@국민일보 [기획] 위험한 계란, 깨지고… 이물질… 빵·과자·식품으로

 

 

계란 가공산업은 껍질이 깨지거나 갈라져 상품성이 떨어진 계란을 처리하면서 규모를 키워갔다. 계란 가공업체들은 제과·제빵 원료, 어묵·육가공품의 결착제, 냉동식품 등 계란을 원료로 하는 식품공장에 깨진 계란을 포함해 대규모로 계란을 팔아 이익을 챙긴다. 그러나 계란은 농장에서만 깨지는 것이 아니라 농장에서 유통 상인에게 넘기는 과정, 상인이 포장하는 과정, 포장된 계란을 거래처에 납품하는 과정 등 각각의 공정에서 파손되다보니 영세한 유통 상인들이 계란 가공업체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장 위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음성적으로 운영되는 업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산란계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1년 발표한 ‘계란 가공산업 현황’에 따르면 사업자 등록을 하고 영업 중인 계란 가공업체는 103곳이지만 올해 현재 HACCP 인증을 받은 곳은 44곳에 불과하다. 지난 3월 경기도 평택의 한 계란 가공업체에서 이물질이 잔뜩 포함된 ‘쓰레기 계란’을 식품 원료로 납품하다 적발돼 폐업 조치된 바 있다.

 

상황은 이렇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축산물 시장이 개방되면서 정부는 국내산 축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중심으로 품질 고급화, 시설 현대화 등 대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수입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계란은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있었다. 2010년 계란 가공품의 가공방법과 미생물 기준 등을 정하긴 했지만 이를 점검할 기관을 정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태가 됐다. 가공공장 시설 기준이나 위생운영 기준 등도 없어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살균을 하기 위한 시설을 도입하기 위해선 평균 100억원 정도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살균장비를 도입하지 않은 가공공장도 허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4월 4일 충북 진천 소재 계란 가공업체를 방문해 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철저한 위생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양계업계에서는 계란유통센터를 세워 국내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이곳에서 품질과 위생 등을 점검한 뒤 유통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재민 농축유통신문 편집국장은 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세계농업’ 보고서에서 “정부가 계란유통센터를 설립한 뒤 검사요원을 파견해 다른 축산물과 마찬가지로 계란 가공품의 품질을 지도 감독해야 한다”며 “가공공장의 HACCP 적용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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