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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발전연구/가축질병

축산업, 종합진단 처방이 필요하다

by 큰바위얼굴. 2019. 2. 28.

아무도 모르지 않고 있던 이야기. 잘 알면서 방치한 또한 설마 그러겠어 했던 말. 막상 닥치니 설레발치고 남(수입축산물) 탓에 창피한 상황.

맞다. 이미 우린 너무도 잘 알고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애써 외면했던 국내산 돼지, 일명 한돈의 뜨거운 민낯과 마주하고 있다.

 

그게 그거지 뭐.

뭐 다르겠어.

그래도 다르지 않을까?

 

그런데 현 시장에서는 이베리코를 최고라고 친다. 맛있단다. 입소문에 돌고돌아 흐름이 되었다.

 

소비자단체는 맛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속지 말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생산자단체는 수입을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학계는 이베리코는 일부 뒷다리에 국한되며 결코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전한다.

 

그 어디에도 '나'는 없고 '유(You)'만 있다.

 

몬났다. 몬났어. 내 탓이요 내 탓이오 내 탓이오로소이다. 하고 기도하며 가슴치던 속세의 정은 없다.

 

우리 상생합시다. 우리 협력합시다. 우린 서로 우방입니다. 의기투합 합시다. 했던 자신만만함 또한 없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탓이오로소이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탓이오로소이다.

 

가슴이 미어터진다. 이는 정치도 경제도 아니다.

 

오죽 몬났으면 남 탓을 할까마는 어디부터 손댈지 우왕좌왕한 행태가 꼴불견이다.

 

탓은 돌고 돌아 이제 정점, 정부로 향했다. 그도 나도 똑같은 국민임에 분명한데 '너'로 돌리면 모든게 해결된다고 보는 듯하다.

 

수입금지! 조치를 발동합니다. 하고 장관이 고시했다고 치자.

 

완전 트럼프 식이다. 이런 막무가네도 없을 법하다. 시장 경쟁에서 밀렸다면 밀린 이유를 찾아 해결해야 함에도 해결모색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

 

참으로 요상타!!

 

요상스럽다. 국민이 돼지고기를 좋아하고 그 대안을 찾은 것이 어찌 불행일까? 돼지고기를 참으로 좋아하는 이웃 사람들, 그저 우리돼지고기도 그에 못지 않아요 하면 족한 일인데 권하기가 어렵다?? 알고보니 별반 다르지 않다?? 무엇을 감추는지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그것을 해결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이베리코의 순풍은 시대를 대변한다. 새로움을 찾는 중에 걸려든 아이템이다. 그램그램이 그러했고 여러 프렌차이즈가 그러했다. 그러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그러한 시한부라는 바람을 탄다. 명맥은 유지하지만 예전만 못하다. 미련이 남는다. 질리기 마련이며 안티는 애국사랑에 발로할 수도 있다. 이는 너무 자연스런 일이다. 화들짝 놀랄 일이 아닌 일이다.

 

오히려 선택의 기회와 앗! 뜨거 한 상황을 마주했으니 고맙습니다 라고 겸손해 해도 부족할 판이다. 더 망가지기 전에 더 없이 지내기 전에 더 무심코 넘겼던 것들에 대한 개선이 불가능해지기 전에 마주해서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내게 이베리코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자극제임은 분명하다.

 

자극을 준 마케터에게 고맙고, 무관심했던 과거를 반성하게 되어 나 스스로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다행이다. 싸울 여지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김성호.

 

 

 

....

 

 

 

 

  설레발 칠 일이 아니다. 정말 필요한 건 "정말 맛있는" 돼지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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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 종합진단 처방이 필요하다

 

농수축산신문 2019.2.27.

 

국내 축산업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을까?
 

WTO(세계무역기구) 출범에 따른 축산물 수입자유화와 축산업 선진국과의 무차별적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해온 국내 축산업이 내우외환을 심각하게 앓고 있다. 축산업계는 현재의 내우외환을 ‘성장통’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국내 축산업은 FTA로 대변되는 무차별적인 축산물시장 개방에 따른 외환(外患)도 외환이지만, 내부문제에 발목을 잡혀 허우적거리는 상황에 빠져 있다.
 

환경문제는 국내 축산업의 설자리를 갈수록 위축시키고 있다. 국내 축산농가를 옥죄고 있는 미허가축사 문제는 환경문제에서 시작됐다. 환경문제는 민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원 때문에 신규 축사는 신축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축산업을 새로 하려면 기존 축사를 구입해 진입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 파장은 축사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축산분야 신규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국내 축산업은 기업축산만 살아남을지도 모른다.
 

악성가축질병은 축산농가 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발생농장은 물론이고 인근 주민, 나아가 소비자와 국민 모두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그동안 고병원성 AI가 수차례 발생한 오리농장은 겨울철 오리입식마저 금지된 상황이다. 설자리가 그만큼 줄었다. 악성가축질병이 다발하면서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도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예방약도 치료약도 없다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에서도 다발하면서 국내 유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축종별로 들여다보면 어느 축종 하나 성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한우산업은 가격폭락 사태를 겪은 게 엊그제 같은데 2, 3년 후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한우협회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대규모 농가의 동참이 없이는 그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어 앞날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4~5년 전 한우가격이 폭락할 때 자율적인 사육마릿수 감축이 추진됐지만 대규모농가들은 오히려 늘렸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양돈산업은 그동안 호시절을 누렸지만 최근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그동안 주저하지 않고 양돈산업에 투자를 했던 펀드사들도 요즘은 뒷짐을 진 채 관망을 하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환경문제, 가축질병문제로 양돈산업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진단 때문이다. 
 

가금산업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축산물시장 개방 파고에서 비껴 있는 채란농가들은 치킨게임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앞 다퉈 시설을 현대화하고, 그 과정에서 사육규모를 몇 배 씩 경쟁적으로 늘리다 보니 생산과잉으로 계란 값 폭락을 자초하는 이전투구 양상이다. 오리산업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고병원성 AI로 사육제한 마저 당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국내 축산업을 이대로 방치하면 끊어지기 전에 가장 밝은 빛을 내는 전구 속 필라멘트처럼 될 지도 모른다. 현재 축산업이 당면한 위기가 ‘성장통’에 그치고, 위기를 뛰어넘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시점에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국내 축산업은 그동안의 성장세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총체적으로, 축종별로, 그리고 각 부문별로 종합적인 진단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해 나갈 처방전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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