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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어떻게살것인가

역할과 제몫

by 큰바위얼굴. 2021. 6. 22.

1. 부모-자식 관계로 본 삶을 대하는 태도

 

https://youtu.be/bwouaTD2DD8

역할이란 마치 그런 듯이 정해져 있다.

부모는 자식에게 자식은 부모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는 부모의 말에 고개 숙이는 아이, 오늘은 치킨이닷에 고개를 바짝 치켜든 아이, 아빠 오늘은 뭐 하고 놀까요 라며 쉼이 필요없다는 듯이 활활 태우는 아이, 싫지만은 않은데 피곤함을 바짝 끌어당겨 좋아 그래 하면서 마짱구치는 아빠, 얘들은 잘 하자 하면서 격려하는 부모의 마음, 뭘 모르겠어요 하는 아이, 주어지는 건 없어 자기 길은 자기가 찾는 거야 하는 말들

 

마치 그런 듯한 관계는 경계해야 마땅하다.

잔소리가 당연하게 된 건 그래서 더욱 경계해야 한다.

관계는 잔소리를 주고받는 걸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호응과 반응을 주고받는 걸 말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정작 우리가 바라는 건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따스해지는 그걸 바라기 때문이다.

 

시키지 않아도 찬물과 미지근한 물을 준비하는 아이의 마음

숨어서 게임하면서 느꼈을 그 불안감

해소되지 않는 막막함

별거 아닌 별거인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잡~스 러움

그래서 Jobs 일 수도 있듯이

내게 아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기다림이라는 걸

그리고 어울려 지금 이 순간 오늘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걸 말하고 싶다.

 

"스플랜더 한 판 어때?"

 

 

 

2. 잘했어 하는 말

 

그레잇!

원더풀!

당신이 최고야!

 

하는 격려와 칭찬의 말을 못내 아쉽다. 미안하다. 

다음에 또 그런 말을 듣게 되면 무조건 반사적으로 "그레잇! 원더풀! 당신이 최고야!"를 외쳐야 겠다.

 

https://youtu.be/M2Y_av2cIAc

 

자존감,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말

설마... 당신이?

 

반문하며 드는 당신의 나약함

겉치레 속 알맹이는 그렇게 울보일 줄이야

결혼 하고야 알았다.

 

마음대로 안 된다고 땡깡

왜 저러냐면서 땡깡

옷조차 벗는 걸 제대로 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땡깡

밥차리는 것조차 제시간 지키지 않는다며 땡깡

 

다 한다. 할 건 다하면서 입은 쉼없이 말한다. 흔히 말하는 잔소리.

다 한다는 게 중요하다.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왜 저런지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옷을 가지런히 벗어 한 쪽 켠에 두거나 빨래통에 넣어두는 센스를 부리는 것이 쉽게 보이지만 쉽지 않은, 물론 내겐 무척 쉬운 얘기지만 그건 신경쓸게 아냐 하는 듯한 태도를 일관하는 아이들, 그리고 사실 자기도 여기저기 벗어 놓으면서, 흥 칫

밥차리는 걸 하지 말고 해놓으면 데워먹게 하라고 했더니 밥맛이 없어서 안 된단다. 헐.

제시간조차 쓰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겐 시간관리를 잘 하라는 말을 한다면?

 

속옷이 널려 있어 밟히니 한쪽 구석으로 밀어 놓는다. 살며시. 그러면 어느순간 없어졌다가도 다시 그 자리에 쌓여있는 걸 마주한다. 일상이 반복이듯이 옷 또한 그렇게 그 자리가 제자리인 양 있었다 없었다 한다. 당연하다는 듯이

 

밥은 먹고 싶을 때가 있고 먹어라 하면 먹어야 하는 때라서 왠지 먹기 싫은, 일단 거부부터 하고 보는 마음이 든다. 일종의 때에 맞추기 싫어하는 본심일까? 본성일까? 

밥맛이야 하는 말처럼 밥맛을 찾다가 시간을 쉬이 다 버린다. 누워 있고 싶은데 밥을 줘야 하니 쉴 수 없고 그랬다가 방해되었다고 밥 시간을 맞추라며 잔소리 한다. 이 고리를 조금 느슨하게 보자. 포기할 건 포기한다면 밥맛을 버릴래? 잔소리를 버릴래?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이 또한 당연한 말이다.

 

어찌 제각기 다른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모두 마음에 들 수 있을까?

제는 공부는 안 하고 딴 짓해 라는 말에는 그 딴 짓에 게임이 있겠지만 내게 와 안기는 때도 있고 멍 때리기도 하고 선풍기를 입에 대기도 하며 참견도 하고 분주하기도 하고 바쁘다. 무척. 쉬지 않고.

공부 라는 기준으로 본다면야 산만하다 분주하다 집중을 못한다 할 수 있지만 하는 걸로 본다면 무척 바쁜 인생이다. 이것도 하랴 저것도 하랴 몸부림도 치랴 앉았다가 졸기라도 하랴 ㅋㅋ

 

몸부림치는 아이를 보면 재밌다. 웃음이 나온다. 오죽 하기 싫으면 저럴까 싶다.ㅋㅋ

그래서 던져본다.

 

어이, 아들.

볼펜깍지 개구리 안내문을 만들어보면 어때?

사진 찍고 전송해서 PPT에 붙여넣고 안내 라고 제목을 붙이고 배틀과 레이싱으로 종목을 나눠서... 

하나둘씩 늘어나는 주문에 PPT를 켜고, 아빠 아빠 응 아빠 이건 요 저건 요 하면서 귀찮게 한다.

찾아봐. 내가 알려줄 거면 그냥 내가 하지 하면서 애써 외면하고 결국 미기적 거린 공부, 땡볕에 나가 놀아야 한다며 나간 아이, 문 닫을 시간이 되어 PC를 끄면서 함께 사라진 PPT. 이게 하나의 시작이기를 하며 바란다.

 

사실, 어른도 쉽지 않은 게 PPT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하려고 한다. 그런데 막힌다. 막히면 묻는다.

조금만 친절하게 사용법을 알려줘도 좋으련만 하는 핀잔이 들려오는 듯 하지만

그래도 바람이 크기 때문일까 "찾아서 해" 라는 말로 되돌려 준다. 결국 맨땅에 스크린 만 보다가 간다.

 

남겨진 화면에는 PPT의 제목, 그리고 하단에 1, 2, 3 이렇게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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