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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속마음과 겉표현이 다른 걸 풀어놓는 시간이 필요하다.

by 큰바위얼굴. 2022. 8. 31.

내 동생 정숙이는 영수와 결혼했고 4명의 아이를 낳았다. 한창 나이다. 젊다. 그럼에도 부쩍 수척해지고 다크서클진 눈 부근을 보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벌어 가정형편이 나아지고 있음에도, 너무 늦은 나머지 아이는 아이대로 멋대로 자라 아빠를 아아라 부르고 엄마를 어어라고 부를까 걱정스럽다. 놀아준다고 아빠의 역할이 엄마의 역할이 끝이 아니라, 그 속을 들여다보아야 할텐데 그 둘은 놀아주는 것만 해도 어딘가 하는 제스추어를 보일 때가 있다. 각자 생각은 각자 알아서 하고 우린 함께 놀러간다는 것처럼.

아이가 자라 "저는 가지 않을래요?" 하는 나이가 될 때, 그 때서야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속상해 할 그 모습이 과연 남들과 달리 오지 않을까?  난 분명 닥칠 것이라고 보며, 어미 성격을 빼닮은 아이들이 주장을 하기 시작하면 골치 꽤나 아플 것이라고 본다. 현석이라고 다를까 마는, 오늘은 일단 물놀이를 왔다.

 

한창 노는 아이는 함께 노는 걸 즐거워 한다. 애써 튜브에 태운 현석이는 운다. 치형이와 나민이는 물 속 구경을 제대로 하고 있다. 주성이는 물가 매트 위에 누워 있다.

 

아마도 오지랍이리라.

아니 그런 것을 내리 짐작했음일 것이라고 본다. 그랬으면 좋겠다. 둘이 만나 그 두 배인 넷을 낳았다는 결과는 남들과 정말 다른 사랑의 결실이니까. 그럼에도 나서고자 하는 이유는 소통이 불통이 되어 서로 상처만 깊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 때문이다. 서희가 전해주는 정숙이는 한 마디로 말해 도대체 영수는 왜 그런 걸까에 있다. 인내하고 이해할 수 없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영수라고 다를까. 그 둘은 아마도 남들과 달리 너무도 찐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그 마음들이 그대로 전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 속이 과연 남아날까. 바삐 살아가며 각자 뒷담화나 술로 풀어내며 일상을 보내고 말면 아마도 길면 길어질 수록 나중에 덮는 대도 그 만큼 오래 걸릴 것이라고 본다. 더구나, 아이가 자랄수록 자기주장에 따른 갈등이 합세 되는 순간 가히 풍비박산을 떠올리지 않을까!

그래서, 정숙이와 영수는 둘이 속마음과 겉표현이 다른 걸 풀어놓는 시간이 필요함을 밤늦게 성호와 서희가 충주시와 세종시로 먼 거리임에도 통화로 연결되어 대화를 이어간다.

> 정숙이와 영수 간 불화를 해소하기 위해 나서야겠다며 성호와 서희가 밤늦게 통화한 내역(암호 설정됨)

서희랑 정숙이와 영수집안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나눈다_20220829.vol1.egg
19.00MB
서희랑 정숙이와 영수집안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나눈다_20220829.vol2.egg
3.74MB

 

그리고, 그 둘에게 제안한다.

"우리가 시간내어 들어볼테니 아이들이 경청가능한 공간 - 아이들에게 반드시 대화를 들으라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귀를 기울일만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면 하고 바란다 -에서 하나씩 속이야기를 해보자."

둘이 각자의 신념으로 말하는 바가 옆에서 듣는 청중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다행히도 가소롭거나 한심할 수도 있겠고, 참으로 불행히도 무겁거나 우울할 수도 있을테니 하나씩 풀어보는 시간을 갖어보면 어떨까.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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