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멈춰 선 후 밥스터를 갈지말지 망설이다가 집 앞을 지나는 때 보게 된 곳, 망원동 티라미수.
시그니처.
쓸모없는 건 쓸모있다는 것의 반대가 아니구나 싶은, 새희망약국에서 마데카솔 보다 좋다는 프라믹신을 구해 손가락 상처부위에 바른다.
종종 슬리퍼를 넣을 때 까진다. 주의를 기울이자고 속삭여도 귀가하는데 정신이 팔렸는지 자꾸만 패인다. 쓸모없이 나섰는데 쓸모를 찾는 걸 보니 여전한가 하며, 발길 닿는대로 가며 마주치는 커플, 배달원, 자전거 타고 서둘러 건너는 할아버지, 마주 스쳐지나간 소녀... 조용한 가운데 책읽는 순희 소리에 이 보단 사람들이 보고 싶어 나섰더랐다. 결코 외롭진 않은데, 술 마시고 몰두하고 정신이 팔려 산 저녁이 부러운 건 아님에도 여전한가 한다.
잘 나섰다.
쓸모없는 일 하기. 나를 위해 커피 한 잔 사주기는 실패 했지만, 티라미수 맛이 달지 않아 맘에 들었다.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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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게. 그리고, 아니어도 아니해도 괜찮아 라고 다독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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