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양/어떻게살것인가

오늘의 교훈

by 큰바위얼굴. 2022. 11. 9.


(새벽 5시) "안개가 낀 자욱한 이 거리. 처음인 거 같은데, 궁금하지 않아? 어떤 모습일까?"

"헤이, 일어나." 딸칵 하고 불을 켰다. 영록이는 손에 핸드폰을 쥐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나는 손목이 안 아프냐며 말을 건네며 환히 밝힌 방 문을 열어놓고 되돌아 나왔다. (전체 음성 듣기) https://youtu.be/pHQUXZCEXjE

4시 20분이었던가. 눈을 뜨고 조금만 더 자자며 잠깐 확인한 핸드폰을 뒤집어놓고, 알람이 울리지 않는 범위에서 다시 눈을 떠 알람을 끄고 아내가 뒤척이지 않기를 바라면서 양압기의 코마개와 물받이를 씻어 널어놓고, 기름기가 가득한 얼굴을 씻어내린 후 가그린을 머금은 다음, 변기에 앉는다. 방구 소리로 시원하게 속을 비운 다음, 가그린을 뱉어내고 양압기 호스를 들고 베란다로 향한다. 베란다에는 어제 달리고 산책했던 옷들이 걸려 있고 찬바람을 맞아서 좀 더 시원한, 냄새나지 않는 옷을 기대하며 운동복을 재빠르게 챈다. 바지, 웃도리, 점퍼, 점퍼를 들 때는 생각을 한다. 오늘 많이 추울까? 베란다에 열린 창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혹은 차가운 혹은 추운 공기를 맞으면서 점퍼의 종류를 가늠한다. 오늘은 중간 정도. 하지만 나중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렸지. 이렇게 감에 의존하는 것, 그리고 자욱한 안개를 그때 바라보고 "오~ 새로운 느낌인데!" 라는 느낌을 간직하고 서두른다. 그때 아내의 말, "여보, 영록이가 깨워달라고 했는데, 영록이 좀 깨워주지?" 결국은 뒤척이면서 체비하는 소리에 깰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미안해졌다. 그러고 나서 어느정도 옷을 입고 영록이 방에 가서 불을 켜고 일어나라고 얘기를 했다.

꼬까를 입고 똥꼬에 힘을 주는 해나

엊저녁 아이들에게 입혀본 옷들을 하나씩 입힌 다음, 목줄을 메고 밖으로 향한다.

(이때, 벨이 울려 서희에게서 전화가 온다.)

헐, 재미없었나? 보통은 전화가 오지 않는데 벨이 울렸고 녹음 어플이 꺼졌다. 재밌는 얘기라도 하라는 듯. 납작한 빗을 찾는단다. 오늘은 영록이가 선뜻 일어나서 나갔기 때문에 기분이 좋고, 그리고 해나가 비록 4번인가 5번인가 멈췄지만 발에 절림보다는 아침에 막상 나섰을 때의 어떤 몸이 덜 풀린 거, 그리고 오늘 또 한 가지 알아낸 건 가기 싫은 길을 거부하는 행동. 그러니까 되돌아서 가자고 하니까 곧잘 걸었단 말이지. 참으로 많은 원인을 담고 있고, 그래서 또 안아달라 라고 할 때마다 안고 갔다라는 게 자랑스러워 지네. 그 길은 싫지만 안겨서는 가도 좋다? 그러니까, 뭐 아무튼 그때 오늘의 주제가 떠올랐지. 오늘의 주제는 '강아지가 멈출 때 견주의 행동지침' https://meatmarketing.tistory.com/5757

청사 이동통로가 뿌옇게 가려진 하천변, 해나와 예티는 코를 킁킁 대며 돌아다닌다.

그리고 안개속 세상에서 마음껏 사진을 찍었다. https://meatmarketing.tistory.com/5754

 

안갯속 세상

셋이 나선다. 3일 만이다. 해나의 절뚝거림은 지켜보며 주의하기로 했고, 미용을 한 둘에게 옷을 사 입혔기에 새벽 산책길에 동행할 수 있게 되었다. "안개가 낀 자욱한 이 거리, 처음인 듯 한데.

meatmarketing.tistory.com

 

찍고 싶은 곳에 마음을 담아 잘 나오길 바라면서. 나중에 변기에 앉아서 같은 모습을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보고 골라낼 때는 특히 지울 땐 기분이 좀 안 좋아진다. 과감하게 지워야 되는데 사실은 망설이는 사진들도 여러 컷이 있고 뭐 다 살릴 순 없고 걔 중에 하나만 고른다면 이란 생각도 들고. 하지만, 그 모습에 담겨 있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까? 음. 썩 내키는 기분은 아니지. 아무튼 오늘의 일정은 이랬다.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강아지가 멈출 때 견주의 행동지침, 요것이 주제고 처음 나섰을 때 기분 특히 오늘은 셋이 나섰잖아. 어제와 엊그제는 둘이 나섰고 아니 혼자 나섰었지. 나 혼자, 정말 뭐라 그럴까? 신경 쓰는게 없어서 편안한 면이 있는 반면, 자꾸자꾸 함께 걸었고 뛰었던 그 공간을 다시 나 혼자 가기 때문인지 자꾸 떠오르면서 기분은 내키지 않고 달렸을 때 걸었을 때 떨치려고 더 뛰려고 노력할 때 어김없이 기억이 떠오르는 거야. 오래되지 않은 기억. 바로 어제 같이 걸었고 뛰었던 그리고 멈추고 어떤 행동들을 보인 그 장면들이 계속 머릿속을 유영하듯 떠오르니까 사실은 산책길이 마냥 신나진 않았지.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둘이 함께 있다가 혼자 됐을 때의 어떤 충격, 아픔 때문에 가끔은 한 마리씩 산책을 할 필요가 있다 라는 말에 공감을 했고, 사실 그래야 될 필요가 있다라고 느꼈지. 그런데 오늘은 또 사뭇 달리, 그건 그냥 그때 발생했을 때 감당하면 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게 사실은 정답이라고 할 순 없지. 내가 볼 때 내 마음이 있는 대로 가는 대로 그래도 좀 준비를 하면 마음이 좀 더 편한 것 또한 사실이지. 이 선택의 문제는 항상 그래. 나 같은 경우는 거의 스케줄을 정하고 뭘 할까 일정에 맞춰서 어떤 일을 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삶이야. 보통 오늘 자고 올께? 할 때, 뭐 어떻게든 놀고 어울리겠지. 어울림이 익숙하고 어떤 숙소에 가서, 다시 출근하는 것, 이런 어떤 변화 혹은 변수가 나름 익숙하고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면 그냥 기꺼이 그러는 거 같애.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그리고 어울리는, 그럼에도 어울린 건 어울린 거고, 잠은 따로 자는 게 편하지 않겠느냐? 집으로 가서 내 보금자리. 안정적인 그리고 편안한 잠자리를 생각하는 거지. 주로 그렇게 살아왔지. 근데 오늘은 점심과 저녁 약속이 있고 저녁 약속은 더구나 술 한잔 할 생각이니, 청주에서 세종시까지 대리운전을 할 계획이지. 근데 대리운전이 5만원 정도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럴거면 차라리 잠을 자는 게 어떨까? 다음날 좀 버겁지 않을까? 물론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면 그리고 요즘은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기도 하니, 그런 면에서 볼 땐 집에 가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할 수도 있지. 그게 첫 번째 옵션.

그냥 편히 내 차로 가서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해도 되고  카풀을 해서 비용을 좀 절감하면서 차는 얻어 타되, 대리비는  내가 지불하는 그렇게 해도 좋겠고. 혹은 뭐라고 할까? 차를 같이 가져가고 같이 출근할 생각으로 근처에서 숙소를 잡고 조금은 기분을 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둘이 의기 투합한다. 정말 오래된 얘기고 사실은 의기 투합을 하고 어떤 얘기들을 즐겁게 알아가는 과정이잖아. 근데 여기에서는 호감의 정도 혹은 낯선 만남에 대한 어떤 기대. 사실 여기에 대해선 서희가 말했지. "여보, 진정한 친구란 오히려 가십 거리를 얘기하는 거래. 시시껄렁한 얘기. 심각한 얘기와 고민은 상담을 하는 전문가랑 하는 것이고, 진정한 친구들이랑은 그냥 돌아가는 얘기, 소소한 얘기, 하고 싶은 얘기를 어떤 목적이나 이유 없이 나타내는 거 말고." 사실 그런 면을 활용한 사람이 많잖아? 일부러 강조를 하는 어떤 말들 속에 자기가 얻고자 하는 바를 일상에서 말로써 풀어내는 사람들 있잖아? 사실 눈살을 찌푸리잖아. 그래서 그 거부감이 의도로 다 나타나니 만남이 편하겠어? 그러니 피하고 일찍 헤어지려고 하고 그러잖아. 만약 그런 사람이라면 피해서 다른 자리에 앉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겠지. 그리고 대놓고 뭐 물어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러네요 하며 공감을 표현하되 그런 사람이구나 하고 거리를 두겠지. 오늘의 만남이 낯선 두 사람과의 어떤 저녁 식사 자리이고, 조금은 익숙한 사람과 정말 오랜만에 갖는 술자리. 근데 너무나 잘 알고 알 거라고 기대하는, 아니 알 거라고 생각하는 만남이지. 솔직히 잘 알까? 어떻게 보면 약간의 선후계 관계처럼 대하는 면 혹은 편하게 대하는 면이 좀 더 강한 것이지. 우린 서로 알잖아. 그래서 내가 반말해도 괜찮아 하는 말처럼 그러니까 뭘 감추고, 뭘 나타낼까에 대하여 또 서희가 얘기했지. "여보, 그걸 뭘 이렇게 신경 써. 그냥 써. 부동산 부자라고 소문이 났다며 당장은 현금흐름이 없어서 굉장히 힘들어하지만 뭐 남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면 쫌생이처럼 대리비 갖고 뻔뻔하네 뭐 이런 얘길 들을 필욘 없잖아. 그리고 쓰면 두 번 세 번 쓰면 결국은 상대방도 쓰잖아. 쓰더라. 그렇게 따지면 어차피 보상을 바라지 않았지만 서로 주고받는 관계로 본다면 또한 편한 게 아니겠어."

그리고 어제 모임을 해서 오랜만에 마주한 직원들과 헤어지면서 "다음번에 봅시다. 먼저 갈게요." 그러면서 아쉬움을 표현하며 다음을 기약하고, 인사하며 헤어지면서 미안함을 담았잖아. 아쉬움을 표현하고 정문을 넘어설 때 주영이를 만났고 차의 창문을 내려 "헐, 못 볼 뻔 했네요." 라는 인사로 다음을 기약하며 그 때 어울리자며 헤어졌지. 그런 오고감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정하지 아니한, 정해진 속에서 느끼는 어떤 안락감 속의 변화, 변수, 톡톡 튀는 거, 어쩌면 재미. 그러니까 너무 정해진 걸 정해진 대로 이루어진다고 익숙하다고 좋아할 일은 아닌 거 같애. 알면 알수록 익숙한 걸 그대로 내 스타일이야 라면서 그냥 그대로 진행되는 것들이 과연 재미가 있는 것일까? 재미는 없잖아, 솔직히. 익숙함을 그대로 따라하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고, 조금은 다른 변수, 다른 사람, 새로운 사람, 새로운 맛, 새로운 장소. 충분히 그래도 된다. 너무 구애됨 없이 물론 아껴야 되지. 아낌에 대하여 또 서희가 얘기했잖아. "여보, 우리는 쓰려고 해도 돼. 기본이 너무너무 아끼기 때문에 인이 박혀 있기 때문에 작정을 하고 쓰려고 해도 아마 남들 보통 수준일걸?" 그 말에 왜 그리 팍팍 공감이 드는지. 왜 이렇게 억압을 하고 억죄고 통제하고 옷에, 사실은 런닝을 바꾸지 않는 이유도 뭐 좀 누러면 어때? 조금 냄새나면 어때? 뭐 보여줄 게 아니잖아? 라는 말로 조금 더 지출을 늦추는 마음. 어쩌면 자린고비.

그래 이 길이 지금 옥산 사거리를 지나고 있고 좌회전하면 항상 차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직진해서 3키로 정도 돌아가면 국사리로 돌면 이 길을 거치지 않고 쭉쭉 뻗은 길을 가니까 사실 그게 맞는거 같애. 돈다라고 했을 때에 기름을 던다. 더는 것에 대한 아끼는 마음이 절약하는 마옴이 앞서서 "에이, 뭐 좀 늦더래도 이 길로 가자." 이런 게 더 강하다가도 또 저번에 썼듯이 국사리로 향하면 어찌됐든 이 길로 간 것보단 빠르게 가고 싶어서 밟을 거라는 거지. 성향이 마음이 앞서 닿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잖아. 생각이 너무 많아. 그냥 그리 가든 이리 가든 여기가 40으로 가든, 그쪽이 80을 밟아서 신호를 받고 돌아서 여유있게 뻥뻥 뚤린 길을 가든. 이 길을 가다가 지게차를 만나고 트럭을 만나고 긴긴 어떤 느린 차들을 만나 지금처럼 이게 지금 뭐 옥산면을 지나간다고 요렇게 느리게 가는 것만은 아니잖아. 그냥 이 길을 익숙하게 살아가는 면으로 보면 이 길로 눈이 오거나 혹은 많이 막힐 땐 고려할 대상으로 알고 있잖아. 충분히 노하우를 이미 경험했던 사람에게 들었으니 둘러 둘러 피해가는, 그래도 막바지에 작업장 앞에선 피할 수 없다는 말. "그 언덕길에서 많이 미끄러져요." 이 말을 기억하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폭설이 왔을 때 눈이 왔을 때 정말 꼭 기억해야 된다라는 거지. 폭설이 왔을 땐 어떻게 한다고? 직진해서 국사리로 돌아가고 멀리 가능한 멀리 돈다.

그래 지금도 아내가 싸준 만두는 뚜껑이 닫힌 채 식어가고 있고, 그 만두에 찐만두 위에 얹은 과일은 그 따뜻함에 익어가고 있다고 표현해야 될까? 헐, 그러니까 기분이 한결 나아졌고, 오늘의 어떤 만남, 일상에 어떤 마음을 담는다. 일상을 뚜렷이 보려고 한다. 마음을 담아 본다. 마음을 담아 얘기한다. 마음으로 마음껏 대한다. 마음으로 대한다. 마음껏 대한다라는 건 다소 조금 꺼리끼는 느낌이 있으니까. 마음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대한다 라는 말이 맞겠다. 마음이 가는 대로 한다. 만나고 헤어지고 하고 체크하고 기록하고 녹음하고 다시 받아적고 그때의 기분을 느끼고 기대하고 정하면 정한 대로 정하지 않았다면 정하지 않은 대로 그리고 만남에 대한 준비와 정한 건 또 다른 면이잖아. 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의 차이가 있듯이 양압기를 챙기지 않았을 땐 아마 잠자리가 많이 불편할걸? 하루 정도야 할 수 있겠지만 그때 좀 많이 불편했던 기억이 있어서 가능하면 챙길 수 있다면 챙기는 게 맞지. 가그린까지 챙겼었는데 증류수를 챙기지 않았던 거야. 이런 경험도 있잖아. 그러니까 잘 챙겨왔고 가능하면 술자리가 즐겁길 바라고 술자리를 즐거운 자리로 유도할 것이고. 자리에서 반가운 관계를 형성하는 거겠지. 그래 그런 기대, 그런 만남. 사뭇 다른 그리고 만남이 어느만큼 어느 정도로 이어지면서 지금도 두 번째 만남이잖아. 이행 실태를 점검하면서 만났던 인연을 통해서 다시 하나의 만남이 더 넓혀지고 다시 또 넓혀지고 계속 쭉쭉 뻗어 나가듯이, 이거 저거 다 좋다.

자 포크레닌 앞에 있네, 그러면 지금 국사리에서 왔을 때에 저 포크레인을 만나게 됐다라는 얘기야. 포크레인이 이쪽에서 갔으니까. 국사리로 갔다면 좀 더 빠르게 갔고,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어. 근데 포크레인이 이 앞에 있는 건 얘가 지금 시간이 이 정도 왔을 만큼의 거리를 오고 있었고, 내가 출발해서 만나는 걸 따졌을 때는 내가 국사리를 돌고 안 돌고의 차이는 크지 않아. 그러니까 답은 그냥 마음 가는대로 하세요. 거기에 기름을 아끼고 뭐 좀 돌면 빠르네, 4차선이니 편할 거네, 돌면 도는 대로 부담되네, 뭐 이런 것들 너무 생각하지 말고 오늘의 교훈은 마음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하자.

마음이 가는대로.

아내가 싸준 도시락(만두와 배)

이제 만두를 먹어야 될 거 같애. 만두를 먹자. OK. See U.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