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농가들이 고민하는 사항들에 대해 들어보자. 질병(위험관리), 수입육(경쟁관리), 각종규제(제도인식) 측면에서 여러 고민들이 있다. 일부 출하관리 이야기가 있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농가는 한돈의 생산을 책임지는 주체라고 볼 때 '품질관리'에 대한 고민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진다. 뭐 다 잘 하고 있으니까 논의할 꺼리가 아니라고 본다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가장 고민하고 고민해야 할 '생산품질'에 대한 고민이 약하거나 고민하지 않는다면 과연 수입육 경쟁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각종 제도적 장치 속에서 영위를 누릴 것인가!
제도는 위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필요에 의한 여러 고민 끝에 발생한 산물인데, 마치 농가는 피해자 입장인 듯 하다. 물론, 한 두해 거쳐 오면서 생긴 인식이거나 입장은 아닐터이지만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건의하고 다가서는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PED 발생으로 한 방에 갈 수 있는데 품질이 왠 말이냐 할 수 있다. 돼지 살리기도 바쁜데 무슨 품질이냐?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질병은 이름만 바뀔 뿐이지 과거에도 쭉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거란 사실. 정작 돼지 살리기에 바쁜 나머지 소홀히 했던 품질경쟁력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말이다. 어느 한 쪽에 치중한 나머지 해야 할 어떠한 것에 무관심하거나 소홀히 한다면 그 감당은 생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질병을 이겨낼 건강체를 만들어내는 일, 품질규격으로 생산해 내는 일, 맛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일. "어, 수입육도 괜찮네" 하는 음식점 사장들의 말이 이제는 "수입육이 최고여" 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생산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규격(소비품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약 30~40% 유통시장을 차지하는 한돈식당이 주변에서 보기가 어려워진다거나 사라져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개인적인 견해로 실제 그러한지 실태조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책임이 생산품질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시장 변화의 이유를 단 한가지로 한정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러한 변화 속에 버팀목이라든지 품질경쟁력이라든지 하는 원천(한돈품질)에 대해서는 일정부문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당당해져야 한다.
* 최종 소비처 한돈 유통은 30~40% 음식점 유통, 30~40% 판매장 유통, 10~15% 가공품 유통으로 추정. 김성호.
가령, 이런 고민을 더했으면 싶다. "음식점에서 우리 한돈을 더 많이 사용하게 하려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라는.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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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농가 ‘살얼음판’
한돈농가들이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PED(돼지유행성설사병)와 같은 가축질병이 이어지면서 한시도 농장관리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다, 등급판정기준이 바뀌면서 출하 돼지의 등급 출현율에까지 신경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앞으로의 돈가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돈가 상승에 따른 수입육의 증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경기지역 한 한돈농가는 “지금은 비상상황이다.
PED 발생으로
대부분의 농가들이 바깥출입을 자제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우리 농장도 PED가 들어왔지만 다행히 백신을 여러 번 접종한 탓인지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고 전했다.
특히 지금 자돈에서 폐사가 일어날 경우 고돈가 시기에 출하를 할 수가 없어 농장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 농가들이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다른 한돈농가는 “구제역 발생으로 돼지를 묻고 겨우 농장을 정상화시켰는데 곧바로 돈가가 폭락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번 성수기 때라도 어느 정도 만회를 해야 하는데 다시 PED를 입게 된다면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농가는 또
수입육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시행된 모돈감축과 최근 이어지고 있는 PED 등으로 국내 돈가가 오르면 수입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너무 오르는 것도 문제가 되니 적정 수준의 수입육은 들어와야 한다”면서 “하지만 기업들이야 돈에 따라 움직이니 적정하게 수입을 할지 의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수입동향을 체크하며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돈농가들의 걱정은 또 있다. 가축질병 발생과 돈가 흐름의 불확실성 속에
각종 규제로 인해
농장운영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
지난 19일 열린 한국양돈연구회 세미나에 참석한 이정하 ‘개미와 배짱이 농장’ 대표는 지난해 7월 등급판정기준 변경 후 등급출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설명하면서 “지난번 바뀐 등급판정기준은 한 번에 너무 크게 바뀌었다”며 “등급출현율을 높이는 것은 농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인데 현실은 농가에게만 가혹한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축산은 사료와 분뇨, 수의 등 모든 부분이 함께 움직이는데 방역 문제나 법적 제제와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항상 농장과 농장주만 받아야 하지 모르겠다”며 국내 축산업을 지탱하기 위한 모든 부담이 농가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
출하간격과 출하일정이 농장경영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며 “용차비를 줄이려고 무리하게 출하두수를 맞출 경우 오히려 폐사나 등급 하락에 따른 손해가 더 클 수 있는 만큼 이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날 한돈협회 여주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이용복 한돈협회 여주지부장은 “전업농들이 안심하고 양돈업에 종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하는데 대기업의 양돈업 진출 문제도 그렇고 농가들이 불안에 떨며 살아가고 있다”며 “예전에 없던 비용들이 눈에 보이지 않게 자꾸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절감도 한계가 있고, 그야말로 우리 농가들은 투자를 해놓고 전전긍긍하며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가축분뇨법 개정에 대해
그는 “액비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부숙이 제대로 안된 것을 논에 뿌렸기 때문이다.
잘못된 곳을 적발해 바로잡아야지 잘하고 있는 곳까지 규제의 틀에 묶으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지금도 농가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는 액비는 수거에서부터 처리, 시비처방, 살포까지 많은 과정을 거치며 절차를 지키고 있는데, 비료공정규격 준수 등 새로운 법적 절차를 만들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용복 지부장은 “현재 우리 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공동자원화시설의 액비는 품질에 자신이 있다”며 “항생제 잔류 검사 등을 통해 유기농자재로 등록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출처:한국농어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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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2-24 10: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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