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산발전연구/유통가격

2020년 돈가 전망 - 뻔함과 질림 사이에서

by 큰바위얼굴. 2020. 1. 3.

그냥 찍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분석을 생략하고, 감으로 풀어본다.

 

한장의 그림이 주어졌다.

 

 

자료 : 농수축산신문 2020.1.1

 

2020년 1월 2일 돈가(돼지고기 경매가격, 탕박 기준)는 2,898원/kg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오늘을 맞았다.

 

우선, 가격을 움직이는 여러 변수를 생각해보자.

 

1. 수요 측면

 

국민은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다. 여러 요리의 재료로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다만, 외식과 간편식이 높아짐에 따라 편향적인 식단에 질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즉, 뻔하다는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하는 식당에는 여전히 줄을 선 사람들을 마주하기가 쉽다. 갈 곳이 없거나 선택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딘가 가서 축하의 행사를 하고 싶다거나 오랜만에 부모님 콧바람 쐬게 하려는데 적당한 식당을 찾기 어려우니 '맛집'을 검색하고 그 맛집은 어제의 그 집과 대동소이하다.

 

여기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뻔함과 질림이다. 단골이 생기고 줄을 길게 늘어서고 번창하는 가게가 있는 반면, 정말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가게도 있기 마련이며 소비자는 '실패'를 두려워 한다. 결국 이름 있는 곳을 찾기 마련이고 추천한 곳을 위주로 찾아간다. 우선 만족한다. 그 메뉴는 그 곳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아무 생각없이 일상을 살다가 다시 그 메뉴를 그 곳을 떠올리고 그 떠올리는 간격이 높아질 수록 질리게 된다. 결국 새로운 곳을 찾게 되고 검색을 하건 만 쉽지 않다. 소비자에게 선택을 하라는 건 학생들에게 숙제를 해오라는 부담과 같다.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 이는 소비자의 가장 큰 추구 가치이다. 요리를 잘 해서 먹겠다 라고 하기 보다는 잘 하는 곳을 찾아 만족하고 싶다가 좀더 그럴 듯하다. 바쁜 일상, 먹고 만족하고 싶은데 추천 받은 곳조차 "과연 그런가?" 라는 의문이 들 때가 종종 있다. 깔끔한 인테리어, 정갈한 음식, 그런데 왠지 그렇다. 일종의 뻔함이 고개를 내민다. 이는 내 소비하는 눈이 그 만큼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뻔하다는 걸 벗어나려고 복고풍이 분다. MP3로 듣던 음악을 이제는 LCD판으로 듣고자 하는 매니아가 생겨났고 서울에서는 LCD전문점이 생겨났다고 한다. 먹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미 복고풍의 상품들은 진열되어 있고 식당의 복고 바람은 아직이다.

 

프랜차이즈로 성공하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진다. 수많은 실패가 있기 마련일 테고, 그 까다로운 공급망과 가격책정을 했다손 치더라도 현지의 소비자 입맛을 잡기란 정말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또한, 별을 따면 끝이 아니다. 어느 샌가 길게 섰던 줄이 줄어든다. 그나마 다행스런 점은 현지의 소비자들이 1년, 2년 지날수록 이사를 가서 고객이 바뀌고 다시 옛 댓글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이를 커버한다는 것이다.

 

돼지고기는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시장에서 마주한 돼지고기는 순대국, 곱창, 김치찌개, 삼겹살 구이 정도이다. 세종시 도담동에는 양꼬치와 족발이 성행하고 하남집과 구이집 몇 곳이 생존하고 있다. 양꼬치 4곳, 족발 3곳, 곱창 3곳(최근 1곳이 문을 닫음), 순대집 2곳(곧 1곳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 김치찌개 2곳, 삼겹살 구이 3곳, 감자탕집 2곳(최근 1곳이 문을 닫음). 다 가보았고 다 먹어보았다. 맛 있다. 다만, 충만감은 약해졌다. 호감으로 기꺼이 가기 보다는 왠지 때우러 가는 느낌이랄까!

 

그램그램의 열풍은 프랜차이즈의 단적인 성공사례이다. 이는 최근의 이베리코 바람과 같다. 그런데, 그램그램은 수입육의 저가 구이식당이 컨셉이며 이베리코는 수입육의 고가 구이식당이 컨셉이다. 한돈, 즉 우리나라 돼지의 프랜차이즈 중 인정할만한 식당은 아직 없다. 아니, 종가집, 하남집과 같은 아직 덜 알려졌지만 그나마 성공한 사례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무척 약하다. 최근 명륜진사갈비의 바람이 심상찮다. 세종시 만해도 2곳이 생겼다. 상대적 저가의 무한리필이 어필을 했다. 여전히 우린 중산층이 절대다수다. 저가의 무한리필은 한시적이다. 가끔, 종종 그것으로 족하면 동네의 단골로 자리매김할테지만 우와, 굿 하는 상황을 그리려면 한계가 있다. 그나마 다행스런 점은 "맛있다."에 있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자.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아니다. 돼지고기를 먹는다. 매 끼니마다 고기 반찬이 빠질 날이 없고 그만큼 생활수준이 높아졌다. 수요는 충분하다. 다만, 집에서 구워 먹고 끓여 먹고 쪄 먹던 관습은 거의 사라졌다. 집에서 구우려면 "굳이...!"라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대체육, 인조고기, 가짜고기, 식물성 고기는 출시되었다. 햄버거 패티에 쌓여서 소비자의 눈을, 감각을 쉬이 물리치고 시장에 파고들고 있으며 조만간 호텔로부터 레스토랑으로 시작해 시장통으로 진입할 날이 멀지 않았다. 대충 3년 정도면 "먹어봤어? 어때?"라는 일상과 마주할 것으로 예상해본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돼지고기 수요에 대한 내 판단은 별3개.

수요하락을 고려하면 별2개 정도면 충분한데 돼지고기 소비는 확 줄지 않을테니 그 안정대를 고려했을 때 별3개를 준다. 참고로 별4개는 수요증대, 별5개는 수요폭발로 기준 삼았다. 여기에서 주안점은 별3개가 아니라 그 판단의 방향이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시장이 버티는 형국이란 말.

 

 

2. 공급 측면

 

"돼지 더 키우실 겁니까?" 라고 양축가에게 물어보라. 어떤 답이 더 많을까? 굳이 모기관의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삼지 않더라도 요것 또한 대충 감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본다.

 

양축가의 답은 다음과 같다.

ㄱ) 돼지 사육을 늘려나가겠다.

ㄴ) 돼지 사육을 줄여나가겠다.

ㄷ) 돼지 사육을 현상 유지하겠다.

 

돼지고기의 높은 가격이 최근 된서리를 맞았다고 하더라도, 그 반향에 따라 사육규모를 줄이겠다는 답변이 생산단계까지 미치기에는 그동안의 이윤창출 기대심리가 크기 때문에 무시당할 가능성이 크다. 즉, 양돈하면 돈이 된다는 말이 양돈하면 돈이 안 된다는 말로 대체되기 전까지는 양축가는 돼지 사육을 늘려나갈 것이다.

 

 

3. 수요와 공급 측면

 

수요는 줄어드는데 시장이 버티는 형국에서 양축가는 돼지 사육을 늘린다고 한다. 그러면, 당연히 '가격은?'

 

 

4. 시나리오

 

2020년 1월 2일 돼지고기 경매가격이 kg당 2,898원.

 

1월 평균 3,000원대 라면,

4월 초순 3,900원

7월 평균 4,500원(피크 5,200원)

10월 평균 2,800원

 

1월 평균 3,500원대 라면,

4월 초순 4,300원

7월 평균 4,900원(피크 5,700원)

10월 평균 3,200원.

 

그냥 그렇다. 김성호.

 

 

...

지금 우리는 가격 등하락을 논할 때가 아니다. 굳이 가격이 등하락한 이유를 찾고자 한다면 찾아보아야 하겠지만, 글쎄다. 고래로 흥망성쇄가 있어 왔듯이 언제나 성공만 할 수는 없듯이 지금 우리가 성공을 논할 때가 아니라면 피해를 또는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낫겠다.

 

그것이 아니라면, 양돈산업 재건 프로젝트처럼 제대로 한 번 3년지 대계를 세워서 해보던가~.

 

관련글>

양돈산업 재건 프로젝트 구상 | 발전연구 2019.09.27 09:52:13

양돈산업 재건 프로젝트 1. 가축질병으로부터의 자유 2. 육류소비로부터의 자유 이에 대해 궁리중인데 국가 단위로 생산-유통-소비 체계(수입 등 국제통상 포함)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일시적 수입생태계, 지역별 재생프로그램, 거점별 생산-기반시설-도축 등 유통 전 단계 조성프로그램, 국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