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새벽은 아니고 환한 시간. 강아지 예티는 똥을 푸짐히 싸고 나는 여전히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따라다닌다. 해나는 바쁘게 땅 냄새를 맡으며 정신이 없다. 문득 하늘을 보니 새 한 마리가 날아가고, 괜히 나 홀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토요일에 아내와 약간 다투기도 했다. 이어진 일정들이 꽤 많았다. 병원, 핸드폰 가게, 아르바이트 장소, 배드민턴 가게, 마트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스케줄. 차가 있어서 함께 다니면 좀 나을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쳇바퀴 도는 삶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주 이런 패턴이 반복되어 말하니 속이 상하더라 답한다.
아내도 나름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노력은 하는데, 결국 여행을 가든, 뭘 먹든, 어디를 가든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결국 기분 따라 움직일 뿐이라는 거지.
오늘은 뭐가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게임도 큰 애착은 없지만, 하나 있다면 연맹 성장을 목표로 삼는다는 정도? 그런데 그것도 남들이 해놓은 걸 공유하니 핀잔을 준다. 내가 지향한 일이 남도 그러하길 바라는 건 과하다. 즐길 뿐이다. 어제 동 대표 회의에선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문주 전등 설치 문제로 열을 올렸다. 정문과 주차장에 전등 여섯 군데를 설치하는데 매월 90만 원씩 추가 비용이 든다는 내용이었다. 과연 이게 꼭 필요한 일일까?
이런 상황들을 보면 답답할 때가 많다. 틀렸다기보다는 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는데, 이상한 데서 고집을 부리며 현대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려 한다. 매월 90만 원이라니, 연간 1,080만 원이 넘는 비용이다. 이 문제로 모두가 열을 올리며 토론했지만, 결국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시청에 문의하자는 결론이 났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이게 과연 필요한 일인가? 오히려 부담만 늘어나는 건 아닌가 싶다. 문주 설치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끼리끼리 뭉쳐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이런 모습에 실망스럽고 답답한 마음이 든다.
결국, 오늘도 같은 생각과 고민 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산책에서 돌아와 강아지 발을 씻기며 별생각을 다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그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어렵다. 사람은 늘 이렇게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춥고 바람 부는 날, 괜히 강아지를 불러 세워 "여기 뭐 묻었다"며 털어주고, 신호를 기다리며 건너기를 기다린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간다. 김성호.
원문(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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