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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께름칙하지만… 복제 소 식탁 오르는 날 올까

by 큰바위얼굴. 2013. 8. 20.

 

 

께름칙하지만… 복제 소 식탁 오르는 날 올까

전 세계에 4000마리 추정… 복제 가축과 일반 가축 생물학적 차이 거의 없고
실험용 쥐에 먹인 결과 유해성 증거 불충분 불구 각국 식용엔 유보적 입장
줄기세포 배양 쇠고기 햄버거 시식회 열리기도 "엄격한 안전성 담보돼야"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입력시간 : 2013.08.18 20:44:57
수정시간 : 2013.08.19 09: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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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기술로 태어난 가축의 고기를 사람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 복제 가축을 만든 과학조차도 아직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실험용 쥐에게 복제 한우 고기를 장기간 먹인 결과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는 연구 논문을 이 달 국제학술지 '독성병리학'에 발표했다. 이를 비롯해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이 과연 복제 가축 고기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당장 결론 내려야 할 시급한 문제는 아니지만, 향후 복제기술의 향방을 위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봄 직하다.

"해롭다는 증거는 없지만…"

특정 동물을 먹어도 되나 안 되나를 가리는 과학적 기준은 없다. 현재로선 복제 가축이 인류가 오랫동안 섭취해온 일반 가축과 얼마나 비슷한지를 따져보는 것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은 복제 가축과 일반 가축 사이에 명확한 생물학적 차이를 찾지 못했다. 복제 가축은 일반 가축보다 수명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짧아 오래 못 산다는 주장이 있지만, 찬반 논란이 여전하다. 어느 실험실에서 누가 복제하느냐에 따라 기술에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 이 차이가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거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8년 1월 건강한 복제 소와 돼지, 염소, 그리고 그 후대 가축에서 생산된 식품을 기존 방식으로 만들어진 동물 유래 식품과 비교했을 때 해롭다는 증거가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6개월 뒤 유럽연합 식품안전청(EFSA)은 좀 더 보수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복제 소와 돼지에서 태어난 후대 가축 유래 식품은 기존 것과 차이가 없으나, 복제 가축 1대에서 직접 생산된 식품을 평가하기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을 유보한 것이다. 이듬해 6월 일본 식품안전위원회도 미국과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독성병리학' 8월호에 논문을 발표한 국내 연구진은 복제 한우 고기가 5%, 10%씩 들어 있는 사료를 암수 쥐 각 12마리에게 26주 동안 먹여봤다. 그 후 몸무게나 혈액, 오줌 등 각종 검사 지표를 확인했는데, 일반 한우를 섭취한 쥐들과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는 게 논문의 결론이다. 실험을 수행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황성수 연구사는 "복제 한우가 10% 함유된 사료를 먹은 일부 암컷 쥐에서 자궁 무게가 약간 증가하긴 했지만, (복제 한우)사료의 영향이라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계에 복제소 4,000마리

일반 가축과 차이를 못 찾고, 실험동물이 먹어봤더니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해서 사람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현대 과학은 100%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양병철 연구관은 "지금의 과학 수준에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 앞으로 과학이 더 발전하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가 차원에서 복제소를 관리하며 연구를 계속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식용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많은 연구가 이뤄진 복제 가축으로 소가 꼽힌다. 우리나라에선 현재 경기도 수원 국립축산과학원과 제주도 난지축산시험장이 복제소와 복제소에서 태어난 후대 소 33마리를 관리하고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따르면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생산된 복제소가 약 4,0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복제 가축이 실제 유통될 가능성은 당분간 크지 않다는 게 식품안전당국의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2008년 전문가 연구를 통해 복제 가축이 아직은 연구용으로만 활용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며 "만약 유통된다면 유전자변형(GM) 작물과 비슷한 방식으로 기존 식품과 비교 검사한다는 정도로 큰 기준은 설정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도 사실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복제 동물 유래 식품 판매를 관련업계가 자발적으로 유예하도록, 일본은 품질 평가를 마쳐 놓고도 출하 자숙을 권고했다. 유럽연합은 시장 유입은 금지시키고 표시의무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다.

미래 복제기술 어디로

1990년대 중반 이후 복제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개구리와 쥐부터 양, 소, 염소, 돼지, 고양이, 토끼, 노새, 말, 사슴 등 누가 어떤 동물을 먼저 복제하느냐 경쟁하듯 과학자들은 앞다퉈 다양한 복제 동물을 생산해냈다. 그러다 유전자를 조작해 원하는 형질의 동물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쥐나 돼지 등은 단순 복제보다 형질 전환 연구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복제는 복제하고자 하는 동물의 체세포를 그대로 난자와 결합시켜 수정란을 만들지만, 형질 전환은 필요한 유전자를 집어넣거나 제거하는 등 인위적으로 변화시킨 체세포를 난자와 결합시킨다. 복제 동물이 체세포를 제공한 원래 동물과 생물학적으로 거의 비슷한데 비해, 형질 전환 동물은 원래 동물과 뚜렷한 차이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형질전환 쥐와 돼지는 이종장기나 유전자 치료 등 의학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초 타이틀이나 독창성 경쟁에서 벗어난 복제기술은 이제 산업적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점이다. 일부 과학자들이 복제 가축 식용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주장하고 있다. 애완견이나 멸종위기종 복제만으로는 산업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해 배양해낸 고기로 햄버거를 만들고 시식회를 열어 화제가 됐다. 가축을 복제했든 세포를 배양했든 인위적 방법으로 '만든' 고기의 식용 가능성에 대해 엄격한 안전성 기준과 진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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