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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첨단 농업도 좋지만, 덴마크처럼 '현장'이 强해야

by 큰바위얼굴. 2013. 8. 23.

첨단 농업도 좋지만, 덴마크처럼 '현장'이 强해야

 

  •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연구위원

    입력 : 2013.08.22 03:04

    덴마크는 인구 550만명의 작은 나라다. 국토 면적도 우리나라의 4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덴마크는 연간 1500만명분의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 선진국이다. 2012년 기준 덴마크 전체 수출액에서 농식품의 비중은 24%이며, 수출액은 약 29조원에 이른다.

    덴마크 농업은 '현장'이 강하다. 덴마크의 농가당 경작 면적은 62㏊로 집약 농업 국가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1㏊가 조금 넘는 한국과 비교하면 5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덴마크는 농업 기술 연구 개발과 기술 지도 역시 현장 농민의 요구에 의해 시작되고 농민에 의해 평가된다. 현실성 없는 기술은 살아남을 수 없다. 농민도 강하다. 대학 이상 기관에서 농업 관련 교육을 5년 이상 이수한 사람만 농민으로 인정받는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농업의 가치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신(新)성장 동력으로 농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유럽의 선진국들이 대부분 농업 국가라는 사실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농업 '현장'을 보지 않고, '수출'과 '신기술'에 집착하는 등 제조업으로서 농업을 바라보려는 인식이 있다. 금보다 비싼 종자를 개발해 수출 품목으로 육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첨단 농업과 기술 역시 현장 농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농업을 육성하려면, 농업 구조를 개선하고 강소농을 육성하여 소득을 높이고, 정주 공간으로서 농촌을 발전시키는 등 농업의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 기본이다. 현장 농업을 한국의 특성에 맞게 발전시킴으로써 농업과 농촌이 성장하고, 그 혜택이 국민 경제 전반에 파급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농업의 신성장 동력화(化)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국의 농정과 기술 혁신, 그리고 인력 교육은 현장 농업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첨단 농업 기술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농업 기술은 최종적으로 국민의 건강과 영양을 충족시킬 때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강소농 육성과 농업 현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혁신 사업에 힘을 싣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또 농업의 대전제는 '자국 생산 자국 소비의 원칙'이다. 국제 규약에서도 농산물 수출국이 자국의 소비를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농산물 수출을 거부할 수 있게 돼 있다. 산악 지역인 스위스와 사막에서 농업을 일군 이스라엘이 왜 '현장 농업'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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