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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악재 vs

by 큰바위얼굴. 2023. 7. 24.


‘중국 특수’ 사라진 한국 수출 ‘3대 악재’ [주말엔]
KBS 2023.07.23 (08:00)
수정 2023.07.23 (13:52)


■한국 수출 '중국 암초'

2023년, 한국 수출이 휘청댄다. '중국 요인'이라는 거대 암초에 부딪혔다. 수년 동안 지속 적으로 수출이 후퇴한 결과, 이제 구조적인 적자 상태(9개월 연속 대중 수지 적자)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6개월 만에 흑자로 반전했지만, 중국 덕이 아니다. 미국 덕이다. 우리 수출이 국가별·지역별로 디커플링 되고 있다.

이 현상을 잘 보여주는 그래프는 수출 대상국가별 수출 추이 그래프다. 한국은행이 만든 이 그래프를 보면 미국과 유럽행 수출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중국과 아세안행 수출이 극적으로 줄어든 것이 보인다.




전체 수출 그래프는 그 중간 즈음에서 형성되어 있다. 아시아가 끌어내리고 미국과 유럽이 끌어올린다. 특히 수출 금액 기준으로 올 상반기 전체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9%까지 올라왔다. 중국(19.6%)과의 격차가 1.7%p까지 좁아졌다.

이제 더는 중국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미국 등 동맹을 향해 돌아서 우방끼리 교역하자는 '프렌드쇼어링(Friend Shoring)' 주장을 입증하는 그래프일까? 그 의미를 좀 더 깊게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 반도체 포기하는 '프렌드 쇼어링'은 불가능하다

우선 IT 수출의 국가별 추이를 살펴본다. 혹시 국가별로 추이가 다른지 살피기 위해서지만, 그래프를 보면 IT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은 다르지 않다. IT 제품 수출은 모두 비슷하게 악화했다. 미국, 중국, 유럽, 아세안에서 모두.




대신 자동차 수출이 선전했다. 상반기 최대 수출 품목이 반도체에서 자동차(부품 포함)로 변화했을 정도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집계한 상반기 반도체 수출 비중은 14.1%, 자동차는 15.4%였다.

국가별 디커플링이 생긴 건 이 '자동차' 때문이다. 미국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 부문 비중은 27.6%, 유럽은 19.5%다. 반면, 중국(1%)과 아세안(2.7%)은 미미하다.




즉, 미국과 유럽에서 자동차를 잘 팔아서 어느 정도 만회하긴 했지만, 주력인 IT 수출이 전세계적으로 악화하면서 전반적인 수출 실적이 나빠졌다고 표현하면 좀 더 정확한 그림이다.

이 그림을 들고 '중국 방향으론 미래가 없으니 프렌드 쇼어링'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어쩌면 우리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미래가 없으니, 다른 산업을 찾아보자는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중국 특수가 사라진 이유

문제는 돌고 돌아 다시 중국이다. 중국 수출은 개선될 수 없는 것일까. 우선 위기는 세 요인으로 규정할 수 있다.

①경쟁력이 떨어진 한국 수출

한국은행이 분석으로 지난해(2022년 4~12월) 대비 올 상반기(2023년 1~4월) 대 중국 수출 감소에서 '경쟁력'요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35%에 달했다. 대중국 수출 감소 가운데 3분의 1은 한국의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떨어져서라는 의미다. 연구 기간을 넓혀 경쟁력 격차를 살펴봐도, 한국과 중국 사이 격차는 10여 년간 빠르게 축소해왔다는 것이 한국은행 분석 결과다.

저부가가치 반도체에서 이미 중국이 추격했고, 배터리 소재에서는 중국이 수출하는 상황이다.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중국 점유율은 0~1%대에 불과해 더는 의미 있는 수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② 휘청대는 중국 부동산

2021년 헝다에 이어 2023년에는 완다다. 중국 최대의 부동산 개발기업 가운데 하나인 완다가 다음 주 만기가 돌아오는 4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못 갚을 가능성이 커졌다. S&P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앞다퉈 신용등급을 내린다. 투기등급 가운데서도 질이 안 좋은 CCC 등급이다. 헝다처럼 '중국 당국이 나서야 해결되는 문제'가 되었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악화는 중국 경제의 전반적 악순환의 상징이다.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리오프닝 이후 4달 만에 한 자릿수(전년 대비 3.1%)로 떨어졌고, 수출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청년실업률은 공표된 숫자로 20%가 넘었고 일각에선 실업률이 그 두 배일 수 있다는 비관적 분석도 나온다. 거대한 부동산 투자 공백이 중국 경제 침체를 낳는다.

이제 일본식 대차대조표 불황 경로를 말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자산가격이 내려가니 소비를 줄이고 빚을 갚는다. 수요가 부진하니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는 침체한다. 지금 중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0%(전년 대비)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5.4%다.

한국 경제는 이런 중국 경제 침체의 직격탄을 맞는다. 한국은행 분석을 보면 '중국 부동산이 침체되었을 때 대중 수출에 가장 심대한 영향을 받는 나라'가 한국(상관계수 0.69로 비교 대상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고)이다. 한은은 '중국 부동산이 안 좋으면 중국 건설경기가 멈춰서고, 이때 우리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굴삭기 같은 기계나 철강 부품 쪽의 수출이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풀이한다.

③ 세계 투자의 탈중국?

국가의 경제를 한 요소로만 설명하라면 한국은 수출이다. 미국은 내수다. 중국은 투자다. 거대한 투자가 중국이라는 거대 경제의 고속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중국 정부의 투자 여건은 극도로 위축되었다. 부동산 위기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부동산 산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외국인 투자의 중요성이 점점 커진다.

그런데 아시아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탈중국 현상이 관찰된다. 파이낸셜타임스( FT)는 '6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시장 주식투자가 중국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중국 성장에 대한 기대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FT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을 떠난 투자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AI 투자가 촉발한 반도체 수요 면에서는 타이완(100억 달러, 최근 1년)과 한국(90억 달러)으로 순유입되었고, 공급망 변화에 대한 기대감은 인도(140억 달러)로 대거 유입됐다.

■ 중국 특수 없는 세상의 한국 수출

1.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의 대중국 경쟁력이 하락하는 장기 트렌드
2. 중국 내수 경기 악순환의 가능성
3. 세계 투자자들의 탈중국 현상

이 세 현상이 맞물려 2000년대 이후 한국 수출을 지탱하던 중국 특수를 지우고 있다.

이 상황을 전제로 해석해보면 '세계 IT경기가 다시 살아나도' 일단 우리 중간재 경쟁력 하락 현상을 멈추기는 어렵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세계의 투자가 다시 살아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 국내 경기 요인은 상황을 더 어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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