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월 정부는 한우사육두수를 점진적으로 감축하여 적정두수를 유지하기 위해서 한우암소감축장려금지원사업을 시행했습니다.
적정두수를 넘어선 사육두수로 말미암아 가격은 급락하고 소비는 지체되는, 그래서 결국 경쟁력이 약화되는 장기적인 사태를 미연에 방어하기 위해서라고 보여집니다.
1900년대 후반을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암소감축과 한우가격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당시 3~4년에 걸친 암소감축으로 인해 근 9년, 즉 2011년 들어 가격급락이 있기 전까지 안정적인 유지세를 보여왔습니다.
한우사육의 적정두수에 대해서는 논란여지가 남아있으며, 채 50%가 안 되는 자급상황에서 수입쇠고기의 가격경쟁력에 뒤짐을 볼 때 갑작스런, 마치 예상 못했다는 듯이 국내산 쇠고기의 공급량이 높아지면 그나마 맛 좋고 품질 좋은 고기는 팔리고 원하는 곳이라도 있기 때문인지 소비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나머지 고기와 부산물은 쌓이고 쌓이니 가격이 다시 이리저리 전가되는 현상이 일어나거나 또는 냉동을 통한 재고부담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단 줄이고 보자” 했죠.
< 한우 암소도축율과 경락가격(1998~2013.5) >
260만두 인지 아닌지 한우사육의 적정두수를 향해 달리는 이 때, 지난 경락가격은 꾸준히 유지세를 보여왔다는 현상에 대해 한우암소의 번식주기가 3~4산, 5~6산, 7~8산으로 각 산차별 비율로 농가에서 암소를 관리하고 있음을 더하게 되면, ‘팔고 팔리는 시장’을 좇아 높은 등급을 내는 소는 계량을 통해 확산시키고 낮은 등급을 내는 소는 조기에 도태하는 방향이 본인 뿐만 아니라 육류시장에도 더할나위 없이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겠죠.
< 한우 사육두수와 경락가격(2003~2011) >
쇠고기의 자급상황을 높일 대안은 없는 것일까?
누구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식량주권 없이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약 50% 아래에서 형성된 치열한 자급상황에서 1%P 올리기 위해 얼마만큼 애써야만 가능한지. 그래도 해봤으면 싶군요. 1%P 높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 한우 암소도축율과 경락가격(2005~2013.5) >
언제쯤 가격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한우암소만 잡아들인다고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는 것은 기대감의 발로일 수 있습니다. 가격결정이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하더라도 그 3~4년 안에 다른 변수가 최소화되어야 가능한데, 외세의 시장점유처럼 직접적인 경쟁 말고도 우리는 갈수록 예측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어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봅니다. 가령, 신종플루, 광우병, 구제역 등 이젠 너무 익숙한 질병과 태풍, 혹한,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까지 감안한다면 차라리 ‘기대감’으로 해보는 편이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을 수 있습니다.
< 한우 암소도축율과 경락가격 추이(2005~2013.5) >
지금 당장 어렵다고 해도 멈춰서거나 나 하나쯤이야 하거나 하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하긴, 한우암소 산차별 적정두수를 관리하고 있는 농가라면 별무리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3~4년 동안 해당 농가비율을 높이는 일이야말로 쇠고기 자급률 1%P 상승과 적정가격, 2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 한우 암소도축율과 경락가격(2012~2013.5) >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냉혹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직은 한우암소 감축이 계속되면서도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대로 가다 보면 한우암소 감축과 적정 사육두수, 그리고 시장수요 간의 ‘접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15만 농가에게 직접적인 지침서를 줍시다. 헛갈리지 않고 3~4년 동안 함께 할 시나리오별 실천요령을 알려줍시다. “한 두 농가쯤”이야 보다는 “한 두 농가라도” 라는 시각에서 구체화되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목표했던 것보다 좀더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가능한 방법을 함께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늘어나는 한우암소 성숙도 8~9번
2012년부터 2013.5월까지 출하된 한우암소 중 성숙도 8~9번을 받은 개체는 다음과 같습니다. 작년 한 해보다도 올해 5월까지 출하품이 높아졌다는 것은 ‘한우암소감축 효과’에 대한 시장반응이 뜨겁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 한우 성숙도 8~9번 출하비율 >
비록 사소한 일이겠지만, 늘어난 그리고 앞으로 2~3년은 더 늘어날 수 있는 한우암소 성숙도 8~9번 개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처우에 대해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 소도체 성숙도 판정위치 및 기록표 예시 >
쇠고기의 성숙도는 척추 연골의 골화정도를 보고 평가하게 되는데, 도체를 생산하는 가축의 생리적 연령을 의미하며 결체조직과 관련하여 쇠고기의 연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또한 조직의 성상변화와 풍미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더불어, 연골의 골화정도는 소의 품종, 성별, 영양상태 및 건강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성숙도 8~9번 개체는 연골의 골화가 거의 완료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당장 등뼈만 하더라도 우리고 우려도 사골국물이 나올 것 같지 않네요.
< 소도체 성숙도 차이 >
작은 소망이 있다면, 한우 암소감축이 정말 원하는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도축하는 것에 너무 치우치지 말고 공급량 관리, 정액수요, 농가 산차별 관리, 시장수요, 시장요구, 성숙도 8~9번 개체처리 등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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