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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협동조합

협동조합과 로컬푸드의 만남

by 큰바위얼굴. 2013. 9. 10.

 

대전 첫 ‘로컬푸드 매장’ 열었다

[한겨레]

 

지난달 대전 서구 탄방동에 문을 연 품앗이마을협동조합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에서 홍은영(왼쪽 셋째) 대표와 근무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마을기업 로드스쿨 제공

마을기업 ‘품앗이협동조합’
대전 탄방동에 직거래 가게
100㎞ 안에서 자라난
‘지역농산물’ 가득 눈길

‘가까우니까 신선하게, 직거래니까 비싸지 않게, 얼굴 아니까 믿을 수 있게, 자연 그대로니까 맛있게.’

지난달 16일 대전 서구 탄방동에 아주 특별한 가게가 들어섰다. 품앗이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이다. 편의점이 있던 자리 150㎡를 새로 꾸민 매장에 들어서면 쌀·잡곡부터 채소, 과일, 육류는 물론 친환경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이 빼곡하다. 로컬푸드 매장답게 생산한 곳의 거리가 100㎞를 넘지 않는다. 대전 50곳, 인근 시·군 50곳 농가에서 날마다 신선함을 고스란히 담은 제철 농산물을 들여온다. 많게는 7단계에 이르는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으니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알찬 값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게 가능하다. 3일 오전 매장에서 만난 송정임(68)씨는 “지난달 가게가 문을 열었을 때 내가 고추를 처음 샀는데 맛이 참 좋아요. 오늘은 멸칫가루를 사러 왔어요”라고 말했다.

올해 초 지역의 뜻있는 시민들이 모여 창립한 품앗이마을협동조합은 지난 6월 안전행정부가 지정한 대전시 마을기업이다. 기존 생활협동조합(생협) 매장이 전국 단위의 물류로 운영되는 데 비해 이곳은 가까운 지역 농가·업체들과 직거래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방식의 로컬푸드 매장은 품앗이마을협동조합이 처음이다.

조합원 가입 방식이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원하는 이는 물건을 구매한 뒤 ‘식구’로 등록해 물품 구매 정보 등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산뜻한 매장 간판과 깔끔한 내부 설계·단장 작업도 ‘식구’들이 앞다퉈 도와준 덕이다. 정식 개업에 앞서 보름 남짓 운영하는 동안 200명 넘는 시민이 ‘식구’가 됐다. 입소문이 나면서 매장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을 납품받겠다는 식당이나 어린이집도 하나둘 늘고 있다. 근처 한식당에서는 단호박 200개를 주문하기도 했다. 한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매장을 열었다는 홍은영(47) 대표는 “지역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와 생활용품을 싼값에 살 수 있고, 소규모 농가한테는 지속적인 판매망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품앗이마을협동조합은 단순한 직거래 가게를 넘어 마을공동체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장 한편에 작은 사랑방(품앗이방)을 만들어 물건을 사러 오는 시민들과 허물없이 말을 나누고, 소비자의 농촌 체험 및 농산물 생산농가와의 교류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매출액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지역의 경력단절 여성이 1명이라도 더 일할 수 있도록 자리도 마련할 참이다. 박진도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품앗이 매장이 시민들과 협동조합의 가치와 이념을 나눌 수 있는 공동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매장은 오전 10시~오후 10시 운영되며, 개업식은 5일 오후 3시 열린다. 문의 (042)471-2552, 2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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