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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료 개편

by 큰바위얼굴. 2017. 1. 23.

건보료 개편, 직장가입자는 어떻게 되나

 

JTBC 2017.1.23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해 3월 청와대 재직 당시 27억원 상당의 예금·해외 채권을 보유했다고 지난 12일 경실련이 밝혔다. 민정수석 근무로 인한 '근로소득' 외에도 연 4700만원 상당의 이자 소득이 발생했을 거라는 의미다. 공직자 재산·소득 공개 제도 덕분에 '고액 재산가'의 면모가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4700만원의 '추가 소득'에 부과되는 건강보험료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는 월급 외에 주식·채권·부동산 임대 등으로 벌어들인 돈이 7200만원 아래면 보험료를 매기지 않는다. 그 때문에 우 전 수석은 월급 1517만원에 해당되는 보험료 36만9000원(추정치)만 낼 수 있었다.

 

김종대(70)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14년 퇴임을 앞두고 기자 간담회에서 한 가지 사실을 고백했다. 이사장이라는 '직업'이 사라지면 연금 소득이 연 4000만원이 되지 않아 자녀의 피부양자로 신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유한 재산이 수억원에 달하는데다 연금도 꼬박꼬박 받더라도 피부양자가 되면 건보료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자살한 송파 세모녀 당사자들도 5만원을 냈는데 건보공단 이사장을 지낸 사람이 보험료를 내지 않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2049만명에 달하는 피부양자 규모 축소, 그리고 월급 외의 '딴주머니'에 대한 건강보험료 부과 확대. 정부가 직장가입자에게 적용할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다. 이는 우 전 수석과 김 전 이사장 같은 사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직계 존비속의 건보료 납부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형제·자매까지 포함해 대상자가 지나치게 많고 소득 인정 기준도 느슨한 탓에 고액 재산가가 '무임승차'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피부양자 '무임승차' 축소

 

그 때문에 정부는 재산·소득 기준을 강화해 피부양자 수를 줄이기로 했다. 2049만명의 피부양자 중 소득이 있는 279만명을 대상으로 무임승차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면 지역가입자로 편입돼 소득뿐 아니라 재산·자동차에도 건보료를 물어야해서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현재는 금융·연금·근로 및 기타 소득 중 하나라도 연 4000만원을 넘어가면 피부양자에서 탈락한다. 하지만 빠르면 내년부터 세 가지 소득을 모두 합쳐 3400만원(1단계 개편)을 넘기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2단계 2700만원, 3단계 2000만원으로 기준 금액은 점점 내려간다. 재산 요건도 강화된다. 현재는 과표 기준 9억원(시가 18억원)을 넘는 재산을 보유해야 지역가입자로 바뀐다. 하지만 앞으론 과표 5억4000만원(시가 10억8000만원)을 초과하고 연 소득이 1000만원보다 많으면 피부양자에서 탈락한다. 2·3단계 개편에선 과표 3억6000만원까지 기준이 더 내려간다. 예를 들어 연금 소득이 연 1941만원에 재산 과표가 5억5000만원(시가 11억원)인 A씨는 현재 기준으론 피부양자로 인정돼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개편이 완료되면 지역가입자로 변경돼 보험료 20만2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피부양자 인정 범위는 축소된다. 1~2단계 개편에선 형제·자매도 피부양자로 인정해주지만 최종 3단계에선 둘을 원칙적으로 제외한다. 다만 장애인이거나 30세 미만, 65세 이상인 형제·자매가 소득·재산 기준을 충족하면 피부양자로 인정해준다. 이렇게 피부양자의 기준이 강화되면 59만명(47만 세대)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일단 이번 개편에선 소득·재산 중심으로 피부양자를 줄이고 단계적으로 직계 존비속 아닌 경우엔 피부양자 제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고소득 직장가입자 건보료 확대

 

고소득 직장가입자에 대한 건보료 부과도 늘어난다. 월급 외에 가욋일로 추가 소득을 벌어들이는 214만 세대가 주요 타깃이다. 현재는 근로소득을 빼고 주식·연금·부동산 임대 등으로 버는 종합과세소득만 연 7200만원을 넘어야 별도의 보험료를 부과한다. 약 4만 세대가 이에 해당한다. 신현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사실상) 근로소득에만 건보료를 부과하다보니 고액 자산을 가진 지역가입자가 위장 취업을 하는 등 제도를 악용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 2000만원까지 종합과세소득 기준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9만 세대가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월급으로 월 295만원을 받고 사업과 이자·배당 등 보수 외 소득으로 연 6861만원을 버는 45살 직장인 B씨도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는 월급에 따른 보험료 9만원만 내면 되지만 개편 후에는 17만7000원(보수 외 소득 보험료)가 늘어난 26만7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다만 보험료를 내야하는 대상자가 대폭 늘어나는 대신 부과 방식은 완화된다. 지금은 월급 외 소득을 12(월)로 나눈 뒤 3.06%를 곱한 금액만큼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론 월급 외 소득에서 2000만원(부과 기준)을 뺀 값을 12(월)로 나눈 뒤 6.12%로 곱한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예를 들어 2120만원을 주식 배당으로 벌어들인 직장인 C씨는 기준치를 초과한 120만원만 12로 나눠서 6.12%를 곱한 6120원만 내면 되는 셈이다.

 

이와 별개로 월급에 적용되는 보험료의 상한선도 올라간다. 현재는 2010년도 직장가입자의 평균 보수 보험료의 30배인 239만원이 매달 납부할 수 있는 최대치다. 하지만 앞으론 2015년도 직장가입자의 평균 보수 보험료 평균의 30배인 30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301만5000원이라는 상한선은 직장 보수 보험료뿐 아니라 보수 외 소득보험료, 지역가입자 보험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정부는 직장가입자 건보료 개편으로 26만 세대의 보험료가 오르지만 1555만 세대는 변화가 없을 거라고 내다봤다. 약 98%의 직장가입자는 개편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재산·소득과 '월급 외 소득' 직장인의 건보료를 매기는 기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건보료 개편 취지에 맞춰 피부양자와 고소득 직장인에 대한 보험료 부과를 강화해야 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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