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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링 많으면 건강에 해롭다? 육우vs한우, 쇠고기 등급제 논란
조선일보 2014.12.12
'마블링이 많은 쇠고기는 건강에 해롭다?'
쇠고기 업계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한바탕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육우 농가가 낸 기금으로 운영하는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최근 배포한 보도 자료가 화근이었습니다. 육우자조금은 "마블링은 포화 지방과 트랜스 지방 함유량이 높다"며 "마블링 위주의 쇠고기 등급제가 현대인들의 건강에 적신호를 준다"고 주장했습니다.
마블링은 쇠고기의 고소한 맛을 좌우합니다. 따라서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힌 고기가 높은 평가 등급을 받고 비싸게 팔립니다. 그런데 대체로 30개월 이상 키우는 한우는 마블링이 많고, 20개월령 이하의 젖소 수소인 육우는 마블링이 적은 편입니다. 육우 가격은 한우의 3분의 2 수준인데, 육우자조금으로서는 영양 측면에서도 육우가 좋다는 취지의 홍보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러자 한우 농가들의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발끈했습니다. 한우자조금 측은 육우자조금에 즉각 항의했고, 육우자조금은 사과 내용이 포함된 해명 자료를 배포해야 했습니다. 다만 육우자조금은 "마블링 위주 등급 판정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태도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우자조금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처럼 쇠고기 섭취가 많지 않아 마블링 때문에 건강에 위협이 될 일은 거의 없다"며 "(육우자조금 측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마블링에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포화 지방이 많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합니다. 다만 마블링의 많고 적음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입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30~50대 남성은 잦은 회식 등으로 고기와 술을 동시에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마블링 적은 고기를 시도해 볼 만하다"며 "다만 고기를 많이 먹지 않는 사람은 마블링의 많고 적음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맛이냐 건강이냐의 딜레마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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