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랄만한 변화, 3D 프린터로 만들어 먹는 세상
세상은 변하고 그 변화가 만일 ‘기술’의 진보에 있다면 이는 제2의 PC혁명이요, 제2의 Google과 같은 여파를 기대한다. 비록 그 결과는 후에 알게 되겠지만.
변화상 – 1
A: 오늘 불고기 당긴다
B: 냉장고에 고기가 없어
A: 3D 프린터로 뽑지 뭐
가축 근육세포 배양한 점액질 원액을 3D 프린터에 넣어 고기 조각을 출력한 후, 아몬드·마카다미아로 치즈를 만들고 귀뚜라미 단백질로 에너지바를 제조한다. (중앙일보 2015.12.15.일자)
변화상 – 2
굳어지는 30·30·30 법칙… 편의점, 식당 되다
간편식 신장률 첫 30% 돌파하고, 도시락 매출 비중도 30%↑
1인 가구 30대 소비 급성장하고 올 마케팅·품질 강화도 주효 (서울경제 2015.12.14.)
변화상 – 3
대형마트·편의점 올 판매 1위 살펴보니…생수·요구르트·초코파이까지 PB상품이 점령
불황 속 PB시장 고속성장
홈플러스 '좋은상품 우유', 우유 매출 절반인 100억
편의점선 PB 돌풍 더 거세…광고·유통비 절약 값 낮춰 (한국경제 2015.12.14.)
세상은 지금 변하고 있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듯이. 변화는 사람을 위하고 사람의 생각을 실현해 내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좀 더 편리하도록, 좀 더 쉽도록, 좀 더 빨리 라는 속도를 앞당긴다. 그리고 편의를 쫓다보니 때론 비만을 가져온다. 비만적인 편의주의가 양산되더라도 사람들의 기대감 충족은 바로 부와 직결되므로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그 변화의 바람 속에서 3D 프린터가 열어갈 ‘기대할만한 시장’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자.
놀랄만한 변화, 디저트부터 고기까지 3D 프린터로 만들어 먹는 세상이 곧 열린다. 일상 중에서 언제 어느 시점에 뿌리내릴 것이냐는 그 원재료를 얼마나 믿고 만들어 먹느냐의 '받아들임'과 관련이 깊다. 재미있겠다. 아이들하고 만들고 지지고 볶고 이것저것 섞다보면 '꽝'도 나올테고, 정말 요상한 것도 나올 것인데 그 과정 자체가 즐겁지 않을까? 즐거우면 관심이 일고 관심은 시장을 연다. 그 시장이 굳건히 뿌리를 내리려면 그 만큼 '원물' 수준의 가치를 지녀야 할텐데, 그건 아마도 준비시간과 자연환경의 변화가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장이 관심받는 지금,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대해 소비자의 입장에서 정리해보자.
소비자는 다음과 같은 지향점을 지니고 있으며, 그 바람이 내재되어 있다.
첫번째 지향점. 원재료를 확실히 확인한 후 소비하는 사람들
이들은 원재료가 지닌 영양소의 가치 외에도, 원물 자체가 지닌 신비로움, 측정되지 않는 요인에 대한 기대감, 생산에 공을 들인 기간 대비 짜임새 있고 균형잡힌 결과물에 대한 욕구 등을 충족하고자 한다.
두번째 지향점. 원료를 기꺼이 가공해서 섭취할 대기자들
혼자 먹고 마시고 놀고 온라인 커뮤니티가 익숙한 그들에게 먹는 건 쉽고 간편한 조리 또는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챙기지 못한데서 오는 영양소의 부족을 맞추어 제작(맞춤형 영양식)하고 실속있게 골라서 만들어 먹는(실속형 식습관)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원료의 형태에 크게 상관없이 빠르게 챙길 수만 있다면 기꺼이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대충 먹더라도 건강한 섭취를 했다는 안도감이다.
세번째 지향점. 이미 가공된 캡슐 속 알약처럼 맛 만 비슷하다면 기꺼이 섭취하는 소비자들
이들은 일하는 환경 때문이든 선택을 했든 이거라도 어디냐 하며 섭취할 수 있는, 그런데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소식을 듣기라도 한다면 기꺼이 참여의향을 내비칠 그룹이다. 음식을 캡슐로 섭취하다보면 저작활동이 현저히 낮아진 위(Stomach)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씹는 질감과 연도까지 구현해 낸다면 포만감은 부여하면서 위의 크기는 크게 줄지 않는 상황도 그려볼 수 있다.
이 외, 어떤 소비형태를 보일까? 결국, 가치의 변화는 먹는 것에 대한 정체성을 확실히 하지 못한 것에 따른 혼란스러움 만큼이나 극한 것 - 두리뭉실이 아닌 최고 아니면 아예 기피하는 현상 - 을 추구할 경향이 커질 것인데, 국제무역상 또는 시장개척자들은 수입산 원물들에 대한 보관과 멋짐을 위한 선처리(약품 등)가 믿음직스럽지 못한데서 오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원물 보관/저장 기술의 개발과 발달 보다도 오히려 원물 가공형태 소비의 시장을 키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물 자체를 유통시키는 비용 보다는 원물을 가공해서 유통시키는 편리함과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비용편익 관점에서 원물은 아무리 보관을 잘 해도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기술을 개발했다손 치더라도 비용이 더 들면 들지 낮아질 가능성은 적다.
더구나, 수입개방과 국가간 교류가 활발해지는 지금 원물을 주고받는 교류는 시간(소비기한, 이동기간)과 공간(보관창고, 판매장 냉장보관 등)의 제약을 없애는 방향으로 움직일텐데, 사고의 범주를 넓혀서 살펴보자.
1. 그래도 원물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보관과 저장기술을 획기적으로 높이자. 혹시, 아공간 보관술? (아공간 이란, 판타지 소설에서 등장한 용어로 현실적인 공간이 아닌 제3의 공간에 물건을 넣고뺄 수 있는, 또한 썩지 않는 공간을 말한다)
2. 원물을 원물로 교역하는 시대는 끝났다! 원물을 빻거나 형태에 변화를 주어 원물도 요리의 소스(가공된 형태)처럼 이용하자. 수많은 원물 가루들로부터 형태조차 형성해가면서 만들어내는 사람 = 리포메이셔너(현재의 요리사)를 양성해 내지는 않을까?
환경오염, 식량란, 인구증가로 인한 국가간 교역 확대는 내가 없는 것을 받고 내가 잘하는 것을 넘겨주는, 종국에는 같은 수준의 기술력을 갖는, 그러면서도 선진국은 또다른 기술력 있는 시장을 개척해야만 하는, 그리고 앞선 기술력은 다시 저기술개발국으로 이양하는, 교역은 기술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과 동시에 기술지향 속박을 만들어내는, 그렇지만 기술지향 속박 보다는 베끼는 또는 학습하고 따라잡는 시간이 빨라짐에 따라 기술의 균형점이 같아지는 시대가 더 빨리 올 수 있다는 생각. 이런 변화 속에서 다음과 같은 궁금증이 인다. (1) 기술 선진국에게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면? (2) 기술의 진보 속도에서 차이가 없어진다면? (3) 아니, 기술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줄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연결된 경제' 구조를 형성한다면? 과연 어떤 세상이 열릴까?
그 세상을 여는 건, 3D 프린터처럼 뭔가를 개개인이 만들어낼 수 있을 때 앞당겨 질 것이다. 그 방향은 비용이 많이 드는 쪽에서 3D 프린터처럼 100만원대로 낮아질 가격 대비 활용성(제작, 요리 등)이 증대된다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다. 사람들이 기대한 그 상황을 앞당길 것이다. 내가 원하는 걸 만들어서 쓰거나 입거나 먹을 수 있는 세상! 아마도 맛집을 찾기 보다는 다양한 레시피가 족보처럼 아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면서 즐기는 문화를 형성해 낼 수 있으리라. 과연, 기대할 만 한가? 그렇다면 심도있게 파고들고 그렇지 않다면 무심히 지켜보자.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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