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다. 계획에 없었던 일. 나서면서 혹시나 해서 토스 앱을 켜고 눌러본다.
그리고 새로움을 좇아 걷는다.
1. 어제
분명 어제 와본 길임에도 반대방향에서 접근하니 다른 느낌이 강하다.
분명 어제는 조금 두려웠는데...
멀리서 본 다리 밑 도로의 끝이 과연 어디로 닿았을까 라는 생각 보다는 굳이 가야할까 라는 생각이 컸었다.
그래서 얼릉 인증샷을 찍고 되돌아 왔다.
2. 오전
그런데 오늘 아침은 달랐다. 의기충천했음이야!
어디든 갈 수 있다 라는 듯이 발이 닿는대로 간다. 처음 가다보니 헤매기도 하고 논두렁을 밟고 되돌아 나오기도 하면서 멀찍이 바라보며 동선을 그리면서 움직인다.
닿았다.
드디어. 중간에 그냥 되돌아 갈까 하다가도 오늘 아니면 언제 다시 오랴. 헤매도 좋다. 가보자.
뚝방길 초입이다.
처음 뚝방길에 들어설 때의 설레임이 든다. 어떨까? 쭈욱 뻗은 도로일망정 가운데는 물이 흐를테고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저 멀리 산 아래 집들이 신선인 양 느껴진다.
걷고 걷다가 느낌이 오면 찍는다. 사진에 그 만큼 담기지는 않겠지만 남긴다는 게 어디랴!
다리. 물이 만나는 곳. 물에 앉아 있는 새들과 하늘 위를 나는 새들.
얼릉 카메라의 샷을 누른다. 찰칵 찰칵
다리도 지났고 물이 넓게 펼쳐진 곳에 도달했다.
물안개. 풀. 그리고 맞닿은 하늘. 지평선. 좋구나!
혹시나 인증샷을 찍어보니 역시나 얼굴이 크게 나온다. --
토스 앱에서 20원 준다는데 혹해서 CU점에 갔고,
돌아오는 길에 가보지 않은 길로 가보자며 돌아돌아 가다보니 결국 어제 반대방향에서 갔었던 곳과 만나 되돌아왔다.
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서, 호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내 앱을 설치한다. 뭐였더라? 뭐지?
건강? 걷기? viv? sk? T?
잘 나오지 않는다. 우선, 삼성 건강걷기를 설치하고 viv를 입력하여 조회하니 아이콘 모양이 시꺼멓게 바뀐 앱을 결국 찾아 설치했다. 자, 이제 내 손에 토스, 삼성, ViV가 있으니 걷기만 하면 되리라!
든든하다.
유익함을 좇아 재미를 찾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한다.
3. 오후
뚝방길에 다시 올라서다. 왠지 댕긴다. 오늘 따라.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여보~ 나 밖이야."
수다를 떨까 하다가 포기하고 사진 찍기에 열중한다. 헉! 인상이.
다시 어제 만났던 그 곳에 섰다.
그리고 태엽이 되감기듯 아침에 걸었던 그 길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다.
따사롭다. 한꺼풀 벗어든 옷의 무게 만큼 덜어낸 기분이다. 자, 땀 좀 흘려볼까~ 레츠 고!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탄다.
뜨르륵 뜨르륵.. 바뀐 블루투스 이어폰이어서 그럴까? 처음에 알아듣지 못하고 벨소리가 나서야 알아챘다.
"네. 장모님!"
얼굴 손 보려 서울 갔다가 오는 길에 들러가면 어떨가 하시길래, "물론이지요. 장모님. 좋아요!"
한참을 걷고 되돌아온 후, 오늘의 수확을 얻는다. 토스에서 30원을 받았다. 기분이 좋다.
그날 오후,
다시 확인하니 초밥 한 접시가 삼계탕 한 그릇 만큼의 칼로리로 변했다.
4. 오전
상쾌하다.
다만, 어제 왜 전화하지 않았냐며 핀잔을 들었다. 아내에게서.
"내가 전화 안 했나?" 라고 반문하지 말았어야 했다. 더 들었다. "거기에서는 내 생각이 없는 거 같아." 하는 말을 더 듣게 되었으니.
궁리 김선생의 모습.
다팔아 곽서희 선생과
다틀려 김치형 선생. (자기는 다맞아 김치형 선생이라고 주장한다)
우린 서로 애칭을 불러준다.
자욱하게 낀 안개, 절로 탄성을 자아내고 기꺼이 걸음을 멈추고 사진기에 손을 얹는다.
찰칵
그리고 인증샷도 찰칵!
조금 더 걸음을 옮기니 하천 너머 뚝에는 하늘하늘한 그물이 쳐있듯이 나무와 늘보가 어우러져 있다.
푸른 하늘과 맞닿은 푸르른 산, 그리고 다시 하천과 맞닿은 뚝방.
어쩜 밭의 황토빛이 푸른 하늘 빛 아래 빛이 날까 싶다.
렌즈를 뒤로 감아 되돌아 찍는다.
이쪽 또한 가히 신선이 노닐 곳이 아니련가!
풍요의 상징, 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저 멀리 산에는 누가누가 살까!
그리고, 오늘 토스 앱을 보니 어제 받은 곳에서 다시 20원을 받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주변을 보니 저 멀리 교통대학교까지 둘러보면 80원을 더 얻을 수 있다는데, 망설여진다. 배는 더 들 것이니까.
참으로, 배가 배를 더하니 배가 곱이 되더라 하는 것이 실감난다.
작업장 둘레길을 돌던 걸음이 사나운 개를 피하려고 뚝방길에 올라섰다. 그러니 다시 뚝방길을 쭈욱 따라갔더란다.
크게 돌고 도니 뚝방길에서 바라본 하천의 정취가 그렇게 좋더라!
사실 토스 앱에서 주변지를 검색한 것이 독려했음은 굳이 부인하지 않겠다.
발의 저림 만큼이나 뿌듯하고 좋~ 다.
-
플로라2021.10.29 09:55 신고
다버려 곽선생인데~~^^
'일기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쩌면 (노래) (0) | 2021.11.04 |
---|---|
걷고 걷다 (0) | 2021.11.03 |
수면무호흡 36.2 (0) | 2021.09.28 |
Open (0) | 2021.08.20 |
내가 가장이 아님이 참 다행이야 (0) | 2021.07.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