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산이슈/6차산업

농장 안에 와이너리까지 갖춘 '포도의 달인' 안영식씨 "작지만 강한 6차산업 이루겠습니다"

by 큰바위얼굴. 2014. 1. 14.

농장 안에 와이너리까지 갖춘 '포도의 달인' 안영식씨 "작지만 강한 6차산업 이루겠습니다"

 

■ 2014년은 내가 주인공… 말띠들의 새해 포부
농업·가공·유통 등 한 곳에 4년 실패… 화이트와인 개발
한 번 맛보면 바로 고객으로 판매 등 마케팅 분야 지원을

 

한국일보 2014.1.14

 

  • 관련사진
"포도농장에 체험공간을 더 확대하고 와인 제품을 다양화해 청마의 해 갑오년을 작지만 강한 6차 산업의 원년을 만들겠습니다." 6차산업은 1차산업인 농업과 2차산업인 가공, 3차 산업인 유통 체험 등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산업을 말한다.

경북 영주시 소수서원과 부석사의 중간지점 단산면 옥대1리의 한 포도농장. 겉보기엔 여느 포도밭과 다름 없지만 농장 안에 와이너리까지 갖춘 안영식(60)씨의 꿈이 평생 꿈이 무르익는 곳이다.

태어난 지 1갑자를 맞은 안씨는 올해 남다른 꿈에 부풀어 있다. "4년 동안 시험 제조 중 실패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화이트 와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어요. 레드 와인만 만들다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게 된 거죠. 기후 탓에 화이트 와인용 청포도류는 재배가 어려웠고, 맛이나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는데 성공한 겁니다."

안씨는 관광객들이 농장에서 머물며 포도쿠키 만들기, 포도염색하기, 나만의 와인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와인에 저민 삼겹살 파티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그는 "포도 재배에서 생산 가공 유통 판매 관광에 이르는 요즘 경제 화두로 일컬어 지는 6차 산업을 이룰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농장에선 2만2,000여㎡의 농장 안에 작은 와인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2007년 준공한 와이너리에선 1년에 40여톤 가량 생산하는 포도 중 15% 가량을 와인제조용으로 소비한다. '쥬네뜨'라는 브랜드의 와인은 나름 인기를 끌고 있다.

"10여년 전 국민소득이 향상과 함께 국내 주류소비성향이 소주 맥주 위주에서 와인 쪽으로 변할 것으로 보고 와인공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 김향순씨는 "유럽에서는 흔하지만 포도농장 안의 와이너리로는 국내 1호일 겁니다"고 거들었다. 부부는 포도를 재배, 생산, 가공하는 일은 남편 몫, 와인을 완성품으로 제조하고 판매하는 일은 부인 몫으로 나눠 농장을 꾸려가고 있다.

포도농사 15년 경력의 그는 "처음엔 포도즙엑기스를 만들어 판매했는데 일정 기간이 지난 제품은 버릴 수 밖에 없어 와인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씨 내외가 만들어 내는 와인은 스위트와 드라이 2종류, 연간 750㎖짜리 7,000병가량을 만들어 40% 정도는 지하저장고에 저장한다. 2년6개월 이상 숙성시켜 출시한다. 그는 "달콤하고 산뜻한 단산포도의 특징 그대로를 쥬네뜨와인에 담아 처음 와인을 맛보는 사람이나 여성에게 선호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떫고 신 맛이 강한 유럽풍이 아니라 우리나라 소비자 입맛에 맞게 단맛이 나도록 제조했다. 2010년에는 경상북도 농산물품평회 가공류 부문 장려상과 영주시가 수여하는 명품부문 영주농업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와이너리는 2009년 경상북도 CEO구축사업 대상업체로 선정돼 지원받은 1억4,000만원의 예산으로 공장을 늘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6억원을 투자했다. 와인공장으로는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속은 알차다. "내실 없이 외형만 키우면 실패하기 십상"이라며 최근 무분별한 보조금을 믿고 마구 지어 방치하는 각종 사업의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경기침체로 와인시장이 어려워 문닫는 곳도 많지만 우리는 아무리 어려워도 견뎌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같은 자신감의 근거는 탄탄한 고객층에 있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생산한 것을 지인들의 주문을 받아 팔았고, 입 소문을 타고 주문이 늘고 있다"며 "농장을 겸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규모에 알맞은 공장 운영과 대부분의 일을 부부가 함께 처리하는 시스템도 한몫 했다. 그는 "주문판매와 농협 축협 판매망을 통한 와인 판매와 포도 출하로 얻는 연간 수익은 1억원이 조금 넘는다"고 말했다.

안씨는 "정부나 지자체가 법인에만 수십억원을 지원한 뒤 덩치만 키워 빈 껍데기로 방치하는 식의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며 "착실하고 전망 있는 개인 농민업체를 발굴해 지원하면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배 생산 가공까지는 전문가 수준으로 잘 해 낼 수 있지만 홍보와 판매 등 마케팅 분야는 지원이 절실하다"며 지원방식의 다원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