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아내를 위해
잠 못드는 아내를 위해 녹음을 한다. 당시에 모두 전하지 못한, 막상 얘기하려면 멍 해지는 머리 때문에 시작한 일이 녹음이다. 물론, 긴 운전에 지루함을 달래고 하고 싶은 말을 녹음하면 좋을 것 같아 시작했다. 영록이에게, 영탁이에게, 그리고 이제는 아내에게. 출근을 하면 작업장 둘레를 산책한다. 있을 곳이 아닌 곳에 지어진 소경매장 시설물, 잘 다니지 않는 길인데도 마주치는 차량, 모내기 한 논, 송어가 파닥거렸던 개울, 물레방아를 쉼없이 돌리는 양어장, 넓게 펼쳐진 감자밭,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한 그루 나무 집, 전기줄에 앉아있다가 파닥 하고 날개짓하여 멀리 날아가는 참새, 이 모든 걸 내 이야기에 담는다. 소리로. 타박타박 투벅투벅 하게 걷는 소리가 일정한 박자로 울리는 이 보다 좋은 자장가는 ..
2021.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