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우리가족 이야기1018

고목 "김서방, 이제 고목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 안 보이는구만." "어! 전에 지나왔어요." 그래서 엊그제 장모님과 함께 걸었던 길 위에서 마주한 고목나무를 보며 이를 떠올린다. 새벽 공기가 차다.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여. 다행이지." 걱정을 많이 했더란다. 티를 확 낼 수는 없으니 잘 되기를 바랐더라고.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양 되돌아오니 그렇게 편해질 수가 없다는 말씀. 새벽처럼 일어나 영록이와 대화를 나누던 모습에서, 그리고 나와 함께 산책로를 함께 걷던 모습에서 우린 가족의 정을 다시금 되새긴다. 먹고 마시고 부어라 마셔라 했던 짧디 짧은 시간이 지나갔다. https://meatmarketing.tistory.com/5815 3일 병호와 순임이는 대구로부터, 민석 원교 부성이는 서울로부터 서희 성호.. 2022. 12. 5.
3일 병호와 순임이는 대구로부터, 민석 원교 부성이는 서울로부터 서희 성호 영록 영탁 치형 해나 예티가 머물고 있는 세종시 도램마을로 놀러왔다. 3일 간 여정 - https://www.magisto.com/int/album/video/ITlwA1lPEEN-KisPYnZLAXw?l=vsm&o=a&c=o 2022년 12월 3일 Created using Magisto video editor. Share your story with Magisto smart video maker. www.magisto.com 첫째날 푸짐하게 상을 차렸다. 오뎅탕, 잡채, 감자전, 셀러드, 유부초밥. "한 잔 받으시오." 준비한 음식을 남김없이 싹 비웠다. 빗질을 하고, 어울린다. "윳이여~" 머리맡에 베개를 넣는다. https://y.. 2022. 12. 3.
고마움 표현 사료를 준다. 선뜻 다가오지 않고 저만치 멀리 간다. 시위라도 하는 양. 양배추 쪼가리만 집어간다. 한 숨이 나온다. 서희는 전전긍긍 하지 말라고 핀잔을 준다. 다시 치운다. 사료를 다시 준다. 목을 끌어다가 놓는다. 해나에게 뿌려주며 씹는 소리를 듣게 하고 먹는 모습을 곁에서 보도록 한다. 가까이 붙인다. 좁은 공간에서 하라고 한 일이 명확히 전달되었을까. 결국 하나씩 씹는다. 먹는다. 다 먹었다. 산책을 다녀온 6시경의 실랑이다. 하룻만에 예티는 어쩔 수 없이 (양배추만 달라는) 시위를 멈추고 사료를 먹었다. 새벽 5시, 산책길을 나서며. (음성 듣기) https://youtu.be/_5blyYLoD3g 2022. 11. 30.
"이빨 추가요" 양압기 앞에 놓여 있다. 마치 아빠 나 잘 했지요 라고 전하는 듯하다. 뿜 뿜 자신감에 가득찬 득의만만한 으쓱거림을 떠올린다. 똘망똘망 눈망울로 똑바로 바라보는 듯하다. "그래. 잘 했어." 최고다. 이빨도 스스로 빼다니. 잘 했다. 남겨진 흔적에 더한다. 성호. 2022. 11. 20.
예티는 새를 잡고 싶다 "요기 요기 그렇지 요기를 봐봐." 부른다. 뛰어놀고 들어오니 신났다. 생각 보다 춥진 않았다. 단풍이 들었다. 시꺼멓게 발목까지 올라온 더러움. 부끄럽지 않다. "청둥오리야" 깨끗한 몸으로 고운 자태를 드러내어도 뛰어 더러웠던 모습이나 미용하기 전의 모습이나 깨끗이 씻고 나와 앙 앙 거리며 엉킨 털을 풀어낸 지금이나, 난 정이 넘치는 아이다. 2022. 11. 19.
해나는 배가 고프다 "해나야?" 불러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먹고 먹고 잘도 주워 먹는다. 이제 그만 지켜보기로 마음 먹으니 편하다. 해나야? 응? 2022. 11. 19.
수능 당일 수능이 이미 시작되었다. 08:56 곧 장도 열린다. 나는 '너두나도 고기라고 외칠 때, 떠나라' https://meatmarketing.tistory.com/5774라는 글을 한 번 더 살펴보며 퇴고하였다. 너두나두 고기라고 외칠 때, 떠나라. 투자의 기본은 고점에서 매도하고 저점에서 매수하는 것이다. 이를 알 수 없어 잡혀버리기 일쑤다.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활황을 근 1년만에 반납한 2022년 11월 현재, 내가 본 고기시장은 돈 넣고 meatmarketing.tistory.com 인생에서 긴장감이 큰 고비가 있으니 아마 수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 50에서 바라본 수능은 갈림길에 들어서기 위한 티켓에 불과하다. 살아온 나날과 열정, 그리고 노력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들어.. 2022. 11. 17.
곁눈질 새초롬하니 귀엽다. 저녁 산책을 하고 돌아와 밥을 먹고 쉰다. 이도 닦았다. 소파에 누우니 발끝 자리를 차지한다. 밖에서 소리가 나서 일까? 어둡기 때문일까? 침대에서 내려주어도 자꾸만 올려달라고 하니 난감해진다. 세 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침대에 눕는다. 2022. 11. 16.
김장 생애 처음으로 집에서 - 이전까지 어머니 집에서 모여서 했다 - 김장을 했다. 11월 12일 토요일. 느즈막히 07:00에 일어나니 서희가 묻는다. "골프 갔다올꺼야?" 마지막 쿠폰에 의미를 새기면서 샷을 날린다. 시원하게 쭉 쭉 뻗어가는 공을 바라보며 신난다. 항시 마지막 쿠폰을 사용할 때면 조금 쉬려고 하는 마음이 먼저 들게 되고, 그 순간 '골프는 내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하여 잠시 생각에 빠져든다. 골프는 내게 어떤 의미인가? 샷을 날리기 위해 자세를 잡는다. 손에 힘을 주다가도, 손에 힘을 빼고 하늘거리는 채찍처럼 쳐보다가도, 꽉 움켜쥐어 배트가 날아가지 않도록 쥔 다음 힘껏 휘둘렀을 때의 타격감은 모두 다르다. 편안하게 휘두르세요 하는 말이 들리는 양 가볍게 톡 톡 치듯이 휘두른다. 그러다 .. 2022. 11. 12.
강아지가 멈출 때 견주의 행동지침 해나가 4번째 멈춘다. "아.. 어쩌란 말이냐." 단련이 되었기 때문에 하나씩 대입해 본다. "해나야, 어디 아프니?" (절뚝거림에 대한 살핌) "해나야, 아직 준비가 덜 되었구나." (일어나자마자 나선 길, 몸이 덥혀지길 기다릴 시간, 혹은 잠에서 깰 시간) 자꾸 멈추는 해나에게 기다리다 기다리다 안아든다. 다시 내려놓고 함께 가길 기대하는데 또 다시 멈춘다. "해나야, 혹시 뭐가 묻었니?" (특히 가을 낙엽이 거리에 널려 있는 때, 낙엽과 잔가지가 털에 엉키면 싫어한다) 묻은 것이 없었다. 그런데 또 다시 가다가 멈춘다. "해나야, 혹시 무서워?" (유난히 안개가 짙은 거리, 그 길로 나서니 사뭇 불안해 보인다.) 그래서, 뒤로 돌아 가자고 채니 곧잘 움직인다. 아하! 가기 싫은 길이 있는 모양이다 .. 2022. 11. 9.
해나 잠든 해나, 으르릉 훅! https://youtu.be/u08tZJjy45c 다리를 절뚝 거린다. 요 며칠 전부터. 새벽 달리기가 무리였을까? 소파에서 뛰어내림이 원인일까? 코~ 잠든 해나, 오르락 내리락 배를 보니 근심이 낮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건넨다. "내일 새벽부터 산책은 못 하겠네. 우리 해나." "그런데, 예티는 어쩌지?" 잠든 해나, 사랑스럽다. 그런데 만져주니 배를 까뒤집어주다가 갑자기 훅 하고 일어난다. 잠 깨우지 말라구. 정겨운 일요일 오후, 어는 새 17시를 넘어선다. 성호. 2022. 11. 6.
나가 놀아 "나가 놀아" 숙제를 끝내고 예티에게 툭탁 거리는 치형이에게 건넨다. 찌뿌둥한 건 밖에다 쏟아라~ 저녁 6시경. "자전거가 없어졌어요." 라는 전화기 소리에 부부는 서둘러 옷을 입고 나선다. 현장에 도착해서 사건 개요를 듣는다. 보드를 놓고 갔으니 그 형들이 의심스러워요. 그 형들이 어울려다니면서 이 보드를 탄 거 같아요. 특정할 수 없다. 사라진 지 몇 시간. 찿을 수 있다 라는 생각으로 찾는 범위를 나눈다. 넌 저쪽 난 이쪽. 그렇게 출발한다. "여보, 경찰에 신고했다네. 난 그리로 가고있어." "그렇담, 난 이 곳을 찿고 진행할테니 당신이 가봐." 한참을 돌고돈다. 혹시나 자전거 세우는 곳에 있지 않을까 하며 빨간색 바퀴가 두꺼운 자전거를 찾는다. 바람은 차고 지쿠터는 울퉁불퉁 지멋대로 튕기기도 한.. 2022. 11. 6.
예티 미용한 날 미용하기 전 모습 https://youtu.be/iSDn-3xd_nM https://youtube.com/shorts/4GOfKkFJdNM?feature=share 미용한 후의 모습 2022. 11. 5.
시냇물 소리 새벽 5시. 치형이에게 잠들 머리맡에 앉아 들려준 내 이야기를 듣기 싫다고 해서 시냇물 소리 자체로 녹음을 한다. 반환점에서 스타팅 포인트에 이르는 길에서 귀환하는 중에 담아낸다. (새벽 5시) 시냇물 소리 https://youtu.be/SrVSPzmkLl4 2022. 11. 4.
개구진 치형이 치형이는 장난기가 많다. 얼마나 장난치기 좋아하면 얼굴에 보조개가 패일 정도다. 치형이는 으젓하다. 형들에게 배웠기 때문일까. (그럼, 장난끼는 아빠에게 배웠나 보다) 2022. 10. 31.
해나와 예티 둘은 짝궁이다. 이제 없어서는 안 될 관계가 되었다고 본다.치고박고 으르렁 거리다가도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는 게 보인다. 밥 먹을 때 늦게 먹는 예티를 애타게 바라보는 해나는 밥을 무척 잘 먹고 빠르게 섭취한다. 산책에 다녀와서 발바닥을 닦을 때 예티는 옆에서 조용히 기다린다. 일찍 발바닥을 닦은 해나는 저 멀리에서 달려올 준비를 한다. 그래서 어느 날은 내가 손으로 해나의 진로를 막아 보았다. 그러니까 이상해 하더라. 마치 계속된 장난이 안 하면 이상할 정도가 되었으니 둘은 관계가 이만하면 좋다 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계족산 정상까지 뛰어 올라갔다. 둘은. 2022. 10. 31.
계족산 황톳길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선다. 황톳길이냐, 대청호냐. 여기 아니면 안 간다는 듯이 "황톳길 가요?" 하는 치형이 말마따라 출발. 해나와 예티는 내가 먼저 내려와서 차에 태웠다. "아니, 해나와 예티도 왔었어?" 하고 계족산에 주차하고 내릴 때 서희가 한 말이 있다. 황톳길에 애들 물들면 안 진다나 뭐라나. 계족산황톳길 단편 영상 - https://www.magisto.com/int/album/video/KyQ7AFlPEEN-KisPYnZLAXg?l=vsm&o=a&c=o 계족산황톳길 Created using Magisto video editor. Share your story with Magisto smart video maker. www.magisto.com 계족산 산정에 앉는다. 모두 한 컷에 담았다. 가.. 2022. 10. 30.
상대방의 장점 5가지와 내게 소중한 세 사람 영탁이 친구 가영이가 방문했다. 얼린 감을 녹여 한 입 한 입 떠먹으면서 성호 서희, 이렇게 넷은 서로의 장점에 대해 말한다. 4 2 3 1로 순번을 정하여 가위 바위 보. 가영 성호 서희 영탁 순. 상대방에 대하여 말한다. 장점을. 그 결과로. (가영이가 본) 영탁이는 세심하고 다정하며, 열심히 한다. 주변 사람을 소중히 대하며 잘 생기고 힘이 세다. (영탁이가 본) 가영이는 목표를 향해 진심이며, 관계를 소중히 한다. 상황에 맞는 풍부한 표현과 상대의 취향에 능숙하게 어울리면서, 자신을 예쁘게 가꾸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성호가 본) 서희는 꼼꼼하며 몰입을 잘 하면서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 마음에 쏙 드는 행동을 잘 하고 잘 운다. ( 서희가 본) 성호는 믿음직 하다. 변함 없이 꾸준히 하며.. 2022. 10. 29.
해나와 예티 1살 즈음 소파에서 집 안쪽을 바라보니 방금까지 함께 있었던 영탁이는 '고기한판' 식당으로 알바하러 갔고, 도담초등학교 5학년 치형이는 영어숙제를 다한 후 수학숙제를 하는 중이다. 아내는 카레를 만들고 있다. 해나와 예티는 산책 후 쉬고 있다. 혹은 저녁을 기다리는 중이거나. "오오, 좋아. 좋아." 소파에서 일어나 가만히 있으라며 어르면서 가까이 다가간다. 찰깍 찰깍. 해나야, 이쪽으로 그렇지. 자, 찍어볼까? 나뭇잎도 나오도록. 좋아 좋아. 잠깐만, 자꾸 긁어대면 사진이 흔들려. 네? 아빠, 무슨 말이에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이 예쁘다. 우린 말은 통하지 못해도 사진 정도는 찍고 찍히는 관계다. 만족스럽다. 크흠. 성호. 2022. 10. 25.
고려대 세종캠퍼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당신은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가면 어때? 좋겠어?" 글쎄. 모두 알고 돌아가면 그 정보를 이용하여 신명나게 펼치면서 살아볼테니 유리는 하겠다만, 과연 많이 다를까? "그럼, 정보는 지우고 다시 환생했다는 것만 알면 어떨까?" "난, 알바도 하지 못했고 이것저것 다 경험해보고 싶은데." 그렇구나. 그렇다면 지금 하면 되겠네? 굳이 환생해서 할 것이라면 지금 해보면 어때? 우린 그렇게 교정을 거닐며, 한 때 머물렀던 그 때를 떠올리면서 파릇파릇 고만고만한 친구들을 보며 낙엽이 어울리는 거리를 걷고 그 내음에 취해 피곤해진 몸으로 때아닌 실랑이를 벌인다. "아이, 이쪽으로 더 가보자니까. 왜 자꾸 나가는 쪽으로 가려고 해? 응?" 2022. 10. 25.